- 독서 그리고 여운

리베르타스
- 작성일
- 2020.1.4
길
- 글쓴이
- 신경림 저
창비
시인 신경림이 여러 고장을 둘러 보며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서 느낀 것들을 신경림만의 시어를 가득 담아 놓은 시집이다. 그의 시는 화려한 말을 동원하지 않는다. 시의 대상 역시 화려하지 않다. 이상향이나 수채와 같은 몽환적인 달콤한 시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시에는 아주 익숙한,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정겨움과 익숙함이 들어 있다. 비록 작고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그 속에서 시인의 눈으로 보고, 시인의 입으로 내뱉는 이야기들은 아프고, 시리고, 고달프지만 그의 시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공감이 있다.
신경림의 시는 참 멋지다. 저 모습을, 저 장면을 보며 밀려드는 수 많은 생각과 교차되는 복잡한 감정들을 이렇게 깔끔하고 명쾌하고 속 시원히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신경림의 시는 현실적이어서 좋다. 너무 어려운 시어와 은유는 나 같은 시알못은 읽고 또 읽으면서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여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신경림의 시는 그저 바라보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참 좋다.
올 해는 블친님으로부터 추천 받은 책들을 읽어 보려 하고 있다. 그 첫번째 신경림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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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