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리뷰

chocho350
- 작성일
- 2022.8.30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 글쓴이
- 김설단 저
부크크오리지널
#겨울 #무령 #천경호
#비트코인 #비리
#탐욕 #진실
키워드
진실의 진실은 무엇일까.
한 줄 평
한 이야기가 진실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 이야기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본 적은 있던가. '가짜 뉴스'라는 말이 돌기 전에는 뉴스나 신문 기사들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들이 전문가이고 나보다 더 잘 안다고 믿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권력에 의해, 그리고 탐욕을 채우기 위해 진실이 거짓이 되기도, 거짓이 진실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 어떤 이야기도 쉽게 믿지 않는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검사의 실종. 그 검사의 실종을 둘러싼 비밀과 하나둘씩 나타나는 증거. 그리고 비트코인. 단 나흘간의 이야기가 흑백영화처럼 펼쳐진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생각지도 못한 반전과 결말까지 한 호흡으로 달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담담하면서도 초조하다. 각각의 인물들은 마치 희뿌연 연기 속에 있는 듯 실체를 알 수 없다. 모두 영혼이 없는 느낌이다. '무령군'사람들은 주인공 '태수'에게 말한다. 물 흐르듯, 조용하게, 다 잊어버리고 살면 된다고. 이러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이 존재하긴 할까.
과연 물 흐르듯이 사는 법이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했다. 어딘가에 뛰어들어 헤엄이라도 쳐야 하는 거라면 그곳이 어디일지도 궁금했다. p.96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를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영상화가 되면 좋겠다.'하는 생각이었다. 이야기 자체가 '흑백'이라는 톤이 명확하다(물론 내가 느끼는 것). 그리고 중간중간 겨울의 날씨를 표현하는 묘사도 독특하다.
경찰서 뒷마당에 드리운 햇살만큼은 혀로 핥을 수 있을 만큼 선명했다. p.51
기온이 떨어지면서 코안의 털이 딱딱해졌다. 곧 별에도 성에꽃이 필 것 같았다. p.62
겨울바람이 갈고리발톱으로 할퀴고 간 먹구름 가장자리에서 레몬 과즙이 튀듯 시디신 빛깔의 햇살이 번져 나오고 있었다. p.348
이런 표현을 잘 살려서 장면을 연출해 준다면 굉장한 영상미를 가진 영화나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과 속도감까지 더해진다면. 사법연수원 출신 작가님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탄탄하다. 다음 작품이 기대될 정도로 매력적인 글이다.
오랜만에 책을 보면서 사전을 찾아봤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에서 새로운 단어들을 많이 만났다. 희붐하다, 아금받다, 멱차다, 괴괴하다, 투미하다... 한자 단어를 주로 사용하고 거기에 익숙해져 버려서 한글 단어를 만나면 당황스럽다. 처음 듣는 데다가 뜻도 모르니까. 그래도 이렇게 한글 단어가 많은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예쁘고 재밌는 우리말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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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