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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free
- 작성일
- 2014.8.30
성경 : 고고학인가 전설인가
- 글쓴이
- 이스라엘 핑컬스타인, 닐 애셔 실버먼 공저/오성환 역
까치(까치글방)
이 책의 내용은 좀 파격적이다. 소위 성경비평을 공부했다는 진보적인 기독교인들의 주장을 넘어서는 내용들이다. 구약성서의 기록연대에 대해 보통 이스라엘이 가장 번성했던 다윗시대에 모세오경중의 일부, 즉 창세기,출애굽기 등이 씌여졌을 것이고 나머지 신명기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 성서들은 이스라엘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 즉 바빌론 포로시기에 씌여졌을 것이라고 보통 생각을 한다. 말하자면 가장 번성했던 때에 왕조의 정당성과 통치체제 확립을 위해 종교정전을 간행했을 거라는 생각과, 가장 어려웠던 시기 즉 포로시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의 비젼을 제시해 민족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역시 종교정전이 간행되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모세오경의 신화적인 내용들은 그야말로 신화수집에 불과한 것이지만 출애굽기의 민족의 탈출과 해방은 나름 희박하지만 나름 역사적인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단정을 하였고 신명기에 등장하는 역대왕들의 이야기 역시 과장과 오류, 그리고 일방적인 신학해석에 바탕을 둔 주관적인 역사해석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역대왕들의 실존과 그들의 치적은 당연히 역사적 진실에 바탕을 둔것이라고 인정을 해왔다.
즉 출애굽 히브리민족이 형성되어 나온 것이 아니라, 당시 하층계급을 지칭하는 합비루 계층들이 압제에 못이겨 애굽을 탈출을 했고 이것이 히브리 민족의 근원이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 하층계급의 가나안 침투사실 역시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인정을 해왔다. 또한 이렇게 형성된 민족을 왕국으로 변모시킨 사울왕과 다윗,솔로몬 역시 최전성기의 이스라엘 왕국을 건설한 역사적 인물로 당연시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고고학적 발굴 성과에 의해 확인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은 그 모두가 허구이고 전설에 기원한 창작이라는 것이다. 어느 상당수의 집단이 출애굽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은 그저 가나안에 본래부터 정착해서 살던 원주민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사울, 다윗,솔로몬왕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전설과 민담,영웅담으로 전해져 오던 이야기를 먼 후대인 요시아왕 때, 민족적 필요성에 의해 창작된 영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장 번성한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다윗의 시대는 사실은 한낮 유목민 집단과 소규모의 농촌촌락을 이루어 살면서 제대로 국가다운 모습도 갖추지 못했을 때라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그 속에는 끊임없이 신명기사관에 의해 공격받던 북부 이스라엘이 고고학적으로는 제대로 국가다운 모습도 갖추고 가장 번성했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다지방이 인구도 빈약했던 부족단체에서 제대로 국가다운 모습을 간신히 갖춘 시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부강했던 북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함에 의해 이루어졌다. 북이스라엘 유민이 남유다로 흘러들어오면서 겨우 중앙집권 국가다운 모습을 이루었는데, 이는 성경의 다윗왕조 시대보다는 한참이나 후대의 일이다. 신명기사관에서 가장 선왕이라고 칭송받는 요시아왕에 이르러 앗시리아의 일시적 쇠약과 이집트의 부흥이 겹치면서 민족적 비젼을 제시해서 북이스라엘을 아우를 원대한 꿈을 꾸게 되는데, 이때 편찬된 것이 모세오경이다. 창세기의 아브라함이 국제도시 우르와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이르는 여정과 출애굽과 가나안 정벌, 역대상,하의 다윗과 솔로몬 이야기..그 후대의 북이스라엘의 악업을 일삼은 여러왕들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요시아 시대인 기원전 7세기 전후의 고대근동 상황과 거의 일치하는 배경으로 서술되고 있고 이 사실은 모두 고고학적 증거로 확인된다.
종교부흥을 이루어 당시에 편찬되었던 모세오경의 원대한 민족적 꿈을 이루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요시아왕이 어이없는 사건으로 이집트 느고왕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생기고, 이후 시드기야왕의 반란의 꿈으로 바빌론에게 처참하게 박살나고 바빌론 유수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엄청난 민족적 시련이 닥치자 모세오경은 수정될 수 밖에 없었고 신학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요시아왕의 죽음과 민족적 시련은 일부 악한 왕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은 것으로 전가되었다. 이후, 성경은 놀라운 탈바꿈, 즉 기독교가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과 관찰하는 바이다.
성경은 엄청난 책이다. 일제의 사소한 역사왜곡에 대해서도 엄청난 분개를 자아내지만, 성경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거나 알아도 역사전 진실과는 무관한 신앙적 진실이라는 이유로 그냥 덮어둬 버린다. 여러모로 성경은 그 끼친 영향이나 왜곡정도를 볼때도 엄청난 책이다.
이 책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품절된 상태로 일부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다. 구약성경의 역사적 실체를 확인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면서 예전에 예수의 역사적 실존에 관한 의문을 제기해서 출판사 자진 폐간까지 가게 만들었던 예수는 신화다 라는 책에 버금가는 책이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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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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