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돌이
  1. 교실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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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모댁에 가서 배터지게 밥을 먹고 빈둥거리는 아들에게 큰 이모가 말했다.


-명현이, 가서 인터넷 해.


-(인심 쓰듯이)네, 안 해도 되지만 정 이모가 원하시면 할게요.


 


그렇게 해서 명현이를 컴퓨터에 붙여놓고 어른들끼리 대화를 나누었다. 예전엔 큰 처형네 자주 갔지만 조카가 결혼해서 부근에 사는 관계로 큰 처형네 가족행사가 많을 테니, 우리 가족이 추가로 번거롭게 해드리는 일은 피하려고 가끔 전화만 하고 있다.


 


인간관계는 살림살이와 다르다. 흑자와 적자로 구분하는 것이 좋지 않다. 다소 손해보는 듯 해도 길게 보면 그게 반드시 손해는 아니다.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사람은 얼마나 피곤하게 사는가. 뭐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늘 양보하고 손해를 감수하며 살았던 우리 처형은 요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명문대 다니는 아들이 군대 잘 갔다와서 학업을 마치고 졸업할 예정이다. 딸은 30 되기 전에 원하는 회사에 다니는 데다가 시집도 갔고, 사위는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내가 있는 학교에도 그런 분이 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도 스스로 떠맡는다. 그 사실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분의 존재감은 언제나 묵직하다.


 


그렇다. 양보하고 손해보는 삶이 패배는 결코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그런 분들에게 어리석다고 말하는 사람은 속물이다. 최소한 속물로는 살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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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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