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태어날 딸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들....

꽃밭
- 작성일
- 2005.4.27
아이가 사랑할 나이가 되면 권해줄까. 그건 너무 위험한 짓일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슬픈 군상들의 어둡고도 운명적이고 격정적인 이 사랑 이야기를 가슴에 담다가 펑 터지면 어떡하지...좀 걱정은 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감수성이 민감한 시절 읽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그래서 권할 것이다. 머릿 속을 폭풍처럼 헝클더라도, 가슴을 미친듯이 뛰게 만들지라도...
초등학교 때 범우 사르비아 문곤가, 하는 문고판으로 우리나라 근대 작가 단편들과 외국 단편 소설들을 참 많이도 읽었다. 그 중 한국 근대 작가 중 가장 내 맘에 충격으로 다가오는 소설이 많았던 김동인 단편집. 근데 책을 검색하다보니 마음이 참 착잡하다. 한국 근대 단편 소설들은 청소년 논술 필독이라는 이름으로 여러작가 작품이 묶여 있는 것이 많을 뿐, 개별 작가 단편집은 많지 않다. 이제 정말 시험이 아니고는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왔단 말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권해주셔서 읽었던 책. 다른 학교에서 열리는 합창대회에 나가느라 버스 맨 뒤에 앉아서 울며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렸하다. 바스콘셀로스라는 어려운 외국 이름이 머릿 속에 뚜렷하게 각인된 그 순간. 제제와 뽀르뚜까 아저씨의 우정이 지금도 마음을 아리게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그리 풍족하지 않았다. 그 때 동생들과 용돈과 세뱃돈을 모아 구입한 60권짜리 계몽사판 소년소녀세계문학 전집에서 이 책을 읽고 난 맨날 세라처럼 살기 놀이를 했더라지. 없어도 '있는 셈치자'고 생각하며 행복해 지려는 놀이를 수없이 했으니^^.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돌보고 돕는 것이 내 자신을 높이는 길이라는 고상한 것을 깨닫기도 했고. 세 번 이상 읽었던 것 같아. 이 책.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경이로웠다. 어쩜 이렇게 꿋꿋한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 어쩜 이렇게 비참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책 속에서 처음으로 인생의 비의를 엿봤다고 말할까? 왕룽의 처절한 인생사에서 '아~내가 살아갈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하고 조금은 시니컬해지기도 했던 충격의 고전이었다.
정확히 일곱번 읽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둘째 조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읽었던 것 같은데(남들도 다 그런가?) 그녀들의 자매애와 평범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명랑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읽을 때마다 가슴 속에 솟아오르던 희망이 기억난다. 언젠가는 다시 읽어볼 요량으로 그 때 읽은 책을 아직도 못 버리고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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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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