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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영화 : 애니멀 타운

애니멀 타운

감독
전규환
출연
오성태, 이준혁
개봉
2009 대한민국, 미국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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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타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동 성폭행범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과 다루는 방식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그 도시 속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그 도시 속 상처와 아픔이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영화는 성폭행범과 피해자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등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아동 성폭행범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동 성폭행범으로 전자 발찌를 차고 있는 조성철은 자신의 상처나 성적인 본능을 억누르면서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서 일했던 건설업 회사에서 급여도 다 못 받고, 철거 직전의 아파트의 문도 잘 안 열리고 춥기만 한 집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는 그. 잘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에 자기 주위의,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시궁창 같은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그를 옭아매는 도시.

이 영화에서 도시는 무척이나 차가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음악도 없고, 대사도 없고, 캠코더로 찍은 장면들은 캐릭터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덕분에 영화의 느낌과 정서가 상당히 건조하고 차갑다. 게다가 우리가 쉽게 잊고 쉽게 간과하며 많은 관심 없이 지나치는 존재, 그 모습들을 무척이나 사실적인 터치로 보여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물의 도시가 이렇게 잔인한 곳이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또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제법 있다. 첫 부분에 나오는 정사 장면(수위가 상당히 세다.) 같은 장면들. 영화는 철저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과장과 꾸밈 없이 보여준다.

이 영화 속에 전시되는 도시 속의 이미지 역시 네거티브적이다. 성폭행범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어 신의 구원만을 갈망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내면이 완전히 망가진 인쇄업자.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퍼덕거리지만 날아오르지 못하고 절망 속에 빠져있는 아동 성폭행 전과자. 길을 못 찾는 택시 운전수에게 다짜고짜 욕 하고 때리는 아줌마. 철거 직전 아파트의 단칸방에 널브러져 있는 가출 청소년. 술 취해서 가게 술을 그냥 마시는 노인. 그런 노인에게 매정한 가게 집 아줌마. 폐지를 주우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무관심 속에 결국 덩그렇게 혼자 남겨진 소녀 가장. 그리고 멧돼지가 출몰하는 거리.

이 영화 속에서 비추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누군가는 선을 넘고, 누군가는 선을 넘은 사람으로 인해 파괴되고, 누군가는 무관심으로 인해 잊혀져 가는, 그렇게 도시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못한 (과장을 약간 한다면 마이너적인) 존재, 그 존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자 그들의 상흔에 대한 이야기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에게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주지만 상처를 주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그렇게 아픔을 간직한 자들이 살고 있는 아픔이 가득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영화 속 위태롭고 공허하고 아픔을 지닌 주인공들의 모습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영화 제목 그대로) 애니멀 타운에 살고 있는 (애니멀 같은) 우리들의 삶과 우리들이 살고 있는 도시 &ndash; 다르게 표현하면 애니멀 타운 -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p.s.

1. 처음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가 공포스러운 영화 인 줄 알았다. 성폭행범이 나오고 그에게 복수하려는 자가 나오고&hellip; 무엇보다도 &ldquo;우리는 짐승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 &rdquo;는 카피에 완전 팍 쫄았다.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영화가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더 소름 돋고 무서운 경우가 있기 적지 않게 있기 때문이었는데 솔직히 공포 영화에서만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보고 나니까 씁쓸함과 함께 물음표 폭탄을 맞은 느낌이다.

2. 이 영화가 성폭행범을 미화하는 영화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감독은 그럴 생각은 추호에도 없었으며 그들에게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야기가 분명하게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다는. 이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떡이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많은 이들이 영화 속에서 비추는 성폭행범의 모습에 대해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다. 영화가 다루는 내용도 많고, 그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 같으니&hellip; 무엇보다도 이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서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없었으면 이 정도의 조촐한 리뷰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공이 부족하다는 것과 앞으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던&hellip;

4. 전규환 감독의 타운 3부작을 모두 보고 싶어졌다. <애니멀 타운>은 한 번 더 볼 기회가 생기면 보고, <모차르트 타운>, <댄스 타운>도 순차적으로 개봉한다고 들었는데 빠른 시일 내로 접해보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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