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미국과 온두라스의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탐사대가 온두라스 동부 모스끼띠아 지역 정글에서 '백색 도시' 또는 '원숭이 신의 도시'로 알려진 고대도시를 확인한 사실이 전 세계에 타전이 되었어요. 물론 우리나라 언론에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가 될 정도로 고고학적으로 큰 뉴스였죠. 이 책은 이러한 탐사과정과 그 내용을 자세히 정리한 탐사 기록서이자 고고학 서적이라고 하겠어요.

추천해 주신 분이 이 책이 해리슨 포드가 고고학자로 열연해서 세계적인 흥행을 했던 시리즈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의 실사판이라고 하셨는데요. 뉴욕 자연사박물관 에디터인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파원 자격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온두라스의 고대 도시 ‘시우다드 블랑카’(백색 도시)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록인 이 책은 첫 장인 ‘지옥문에 들어서다’에서부터 탐험으로 가득 찬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펼쳐지네요.

이들이 탐험한 백색도시에 대한 전설은 1526년 에르난 코르테스가 멕시코를 정복하고 6년 뒤, 카를로스 1세에게 아스텍 제국보다 더 많은 부를 지닌 도시가 있다고 보낸 편지로 시작돼요. 20년 뒤에는 크리스토발 데 페드라사라는 선교사가 번화한 거대 도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카를로스 1세에게 보고했고 이후 1830년대 뉴요커 존 로이드 스티븐스이, 1930년 미첼 해지스가 그리고 1936년 온두라스 3차 원정대를 이끈 모드 등 많은 전문가와 탐험가들이 이 성스러운 금단의 도시에 도전했지만 실체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하네요.

이 곳은 해발 1600m가량 산맥이 밀림을 뒤덮고 있어 인적이 끊긴 지 오래고 폭포와 급류가 만든 수많은 협곡이 휘감고 있는데다가 연간 강수량이 3000㎜가 넘어서, 노련한 탐험가라도 하루 열 시간 사투 끝에 하루에 3~4㎞ 이동하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해요. 독사와 맹수, 벌레가 가득한 밀림이라 그동안 인류의 발길을 거부했고 사람들은 '지옥문'이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이 책에 나온 탐사대의 온갖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탐사대는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장비를 싣고 헬기를 타고 정글 상공을 수없이 비행한 끝에 마침내 고대도시의 윤곽을 잡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곳에 직접 발을 내려 인간이 살았던 흔적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에서 문어발처럼 뻗어나간 대도시의 존재를 증명해 냈어요.

탐사 이후 고대유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백 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서 자연의 보고가 됐다는 사실도 확인이 되었고, 온두라스 정부는 이들이 탐사한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해요. 이 책은 총 25개의 장에 걸친 흥미진진한 모험기예요. 이 엄청난 세기적 탐사 모험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고고학적인 지식까지 얻어갈 수 있는 대단한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