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리뷰

poolcho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2.19
닥치고 꽃미남밴드 특별판 : 까메오의 새 역사를 쓴 주병희 '이민기'의 이야기
원래 '까메오' 라는 것은
까메오[Cameo] : 유명 배우의 단역 출연, 또는 짧은 명문
그런데 최근에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를 보면 이 '까메오' 혹은 '특별출연'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만큼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남기고 떠난 배우가 있다. 바로 '주병희', 안구정화 밴드의 리더였던 병희를 연기한 배우 '이민기'다. 그의 연기 보고 있으면- 아니 그보다 그가 맡은 캐릭터의 비중을 보면 '이게 정말 까메오 출연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민기의 출연에도 놀랐을 뿐만 아니라, 2회 만에 갑작스런 죽음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한 이유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시 이민기를 살려내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미 죽은 병희(이민기)를 다시 살려 낼 수 없으니. 최근에 많은 드라마와 시트콤들이 첫방을 시작하면서 인기 스타들을 까메오로 내세우고 있고, 물론 이러한 현상은 비단 지금의 드라마 (방송) 에서만 보여진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 스타의 까메오 출연은 이슈를 만들어 냈고, 그 비중에 따라서 각기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켜 왔다.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 특별판, 포스팅은 이처럼 이민기의 까메오 출연을 시작으로 기존에 존재해온 '까메오'의 이야기를 살짝 덧붙여 보려 한다.
특별출연은 '정(情)'에 기반하는 예의
1. 드림하이2 '아이유'
방송국에 간 신해성(강소라 역)이 복도에서 아이유를 발견하고 싸인을 부탁하는 장면으로 드림하이1에서 김필숙을 연기한 아이유가 다시금 등장해서 시청자들의 환호성을 받았다고 합니다. 드림하이를 보는 재미는 기존 드림하이1의 출연 배우들이 아이유처럼 까메오로 출연하는 장면이라고도 합니다.
2. 하이킥, 짧은다리의역습 '박해미'
하이킥 원편에 출연했던 '박해미'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깜짝출연. 연기잘 하는 '엑스트라' 역을 연기하면서 큰 재미를 주었지요. 이후 짧은다리의 역습편에 기존 하이킥 출연 배우들이 '정'을 앞세워 하나둘 출연하기 시작합니다.
3. 하이킥, 짧은다리의역습 '신세경'
박해미 외에도 하이킥 출연자들 중 대부분이 짧은다리의 역습에 특별출연을 하면서 신세경 역시 '식모' 캐릭터를 유지하면 하이킥3에 까메오로 나왔습니다. 신세경이 만든 캐릭터 '식모세경'을 다시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그 외에도 정일우 역시 하이킥3에 출연 뜻밖의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4. 여인의향기, '김준수'
김준수의 경우에는 드라마 'OST'를 부른 인연으로 특별출연하게 된 경우입니다. 극중에서 김선아가 좋아하는 가수로 등장해서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이밖에도 OST를 부른 가수들이 드라마에 출연해서 새로운 재미를 더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크릿가든에서 '백지영'씨의 특별출연도 이와 같은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떠한 관계의 끈에 의해서 '정' 또는 '의리'라는 이름하에 스타배우들의 '특별출연' 그리고 '까메오'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순간 예상치도 못한 장면에서 '낯선'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스타가 등장하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 드라마 한장면에 빠져들게 되고, 더욱더 그 드라마에 대한 애착도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까메오 출연이라고 하면 이처럼 한장면 스쳐 지나가는, 그러나 새로운 재미와 설렘을 안겨주는 출연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에 까메오 출연한 '이민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이민기의 특별출연, '안구정화'밴드의 중심이 되다
처음에 이 드라마에 대한 기사가 나왔을때,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되었건- 꽃미남을 앞세운 '밴드'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일거라 생각했으니깐요. 하지만 1회 방송분을 보고 나서 '의외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영상도 느낌이 좋았고 배우들 또한 기존에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롭고 신선했기에 '조금 더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아' 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1회만 보고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배우 이민기의 존재감 때문이었습니다. 이민기를 지우고 닥치고 꽃미남 밴드 1회분을 평한다면 '그저그런 일반적인 드라마'라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민기가 만든 캐릭터 '주병희'는 정말로 새로웠으며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그 특유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자유로운 생각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라인 짙게 그린 그 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기존에 우리가 보아온 답답하고 꽉 막힌 생각과는 다른 '무언가'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러한 강렬한 임팩트를 갖고 있는 주병희(이민기)의 모습을 보니 이 드라마가 어디로 달려나가든 같이 지켜보는 것도 꽤나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
병희는 2회 만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까메오였으니깐요. 까메오치곤 꽤 오래 드라마 속에서 그 이름이 불리고 있었던 병희였군요. 사실, 이민기가 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1회를 보고 '이민기'가 나오는 구나- 싶었는데 사람들이 '특별출연'이라고 말하더군요. 주인공 자리에 떡하니 앉아 있는 이민기가 '특별출연'이라니!!!.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말이 되려면 적어도 이민기가 맡은 캐릭터가 주병희가 아닌 길가던 행인 1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민기가 맡은 캐릭터는 안구정화 밴드의 리더인 주병희였습니다. 그런데 그 주병희를 맡은 배우가 '특별출연'이라니. 그말은 곧- 주병희의 존재 자체가 그리 오래 가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허거덩 싶었습니다. 이러다 이민기가 죽는게 아닌지....죽음 밖에는 특별출연을 끝낼 방법이 없으니깐요-. 이런 생각이 '말도 안돼~' 라 생각했었는데 2회를 보고 나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라는 말처럼 주병희는 교통사고로 저승길로 가버렸습니다.
갑작스런 죽음, 그 당혹스러움에서 만난 이민기의 존재감
갑자기 휑-한 느낌이 들어버려서 '닥치고 꽃미남밴드'를 보는내내 '이민기가 있었어야 했어...!!'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게 됩니다. 그래도 돌아올 수 없는 이민기인데, 안구정화 밴드의 리더 '주병희'인데. . . 왠지 아련해지고 보고 싶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까메오 출연이라고 하면 한번 한씬에 출연하고 나면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마련인데, 왜이리도 오랫동안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지. 안구정화 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병희의 죽음은 시청자들에게도 그리고 안구정화 밴드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구정화 밴드에게는 리더가, 그리고 친한 친구가 사라진것이고 우리(시청자)에게는 닥치고 꽃미남밴드를 재미있게 봐야지 하게 만든 이민기가 사라진 것이니 말입니다.
까메오의 출연은 드라마와 동반 성장, 상생 효과를 주는데- 왠지 닥치고 꽃미남 밴드가 걱정스러워지는 이유는 너무나도 존재감이 컸던 '이민기'의 까메오 출연과 더불어 이민기의 빈자리가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 전체에 '빈공간'을 만들고 떠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이민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겠고요. 하지만 이민기가 그렇게 죽지 않고 계속 등장했더라면 그건 까메오가 아니고 특별출연이 아니겠지요. 또한 안구정화 밴드가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도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민기의 죽음이, 병희의 죽음이 이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지요. 병희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편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 그럼에도 불구 이민기의 짙게 그려진 아이라인이 그립기는 합니다... 이렇게 된거 중간 중간에 이민기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새로운 회상씬 몇개만 더 넣어주심이 어떨런지요 TAT.
특별출연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배우 이민기와 그가 만든 캐릭터 주병희의 이야기. 어쩌면 다시는 이렇게 강렬한 임팩트를 가진 까메오가 출연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병희가 참 좋으니깐- 드라마의 시작을 열어주고, 드라마의 이야기의 큰 뿌리가 되어준 까메오, 이민기 & 주병희. 앞으로도 멋진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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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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