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을 널다
clothes_peg
- 작성일
- 2017.2.24
판다 목욕탕
- 글쓴이
- 투페라 투페라 글그림/김효묵 역
노란우산
표지에 ‘쉿! 판다의 특급 비밀! 지금 공개됩니다.’ 란 붉은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정말 펼쳐지는 광경들 속에서 판다의 반전의 반전을 알고서 깜짝 놀랐다. 이 미스터리한 판다의 비밀이 봉인된 순간,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귀여움이 부풀어졌다. 목욕탕 마크마저 귀엽다.
판다 목욕탕은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나요? 지식인에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가고 싶은 장소였다. 인간은 갈 수 없는 판다 전용 목욕탕이라 하여도 판다 탈이라도 쓰고 주변을 서성거리고 싶었다. 쫓겨날 것이 분명하겠지만.
『판다 목욕탕』은 판다 전용 목욕탕에 목욕하러 가는 판다 가족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라고 해도 씻는 것이 전부인데 단순히 씻는 것이 아니라 비밀을 씻는다는 표현이 옳겠다.
아빠 판다와 아들 판다가 목욕을 하기 위해 눈덩이의 시커먼 검은 선글라스를 벗는 순간은 1차 판다의 비밀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판다의 비밀은 몸에 무늬라고 여겼던 검은 털이 옷을 벗는 순간 2차 비밀에 충격을 받는다. 판다의 흰색과 검은색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발상이라니 재치 넘치는 혜안이다. 그리고 끝날 것 같았던 3차적 비밀은 목욕의 마무리와 함께 새단장에서 밝혀지게 되는데 이것은 비밀로 남겨두련다. 마지막이 제일 충격이었다. 힌트는 판다의 미용 또는 분장이라고 넌지시 흘려본다.
그러나 『판다 목욕탕』의 반전들을 더 흥미롭게 유발하는 것은 주인공들의 반전보다 목욕탕 곳곳에서 판다와 관련된 아이템들을 정보이다. ‘선글라스를 잃어버리지 않게 잘 챙기세요!’ 라는 문구가 무슨 소리인가? 싶을 때쯤에 밝혀지는 정체라든지, 목욕탕 안에 천연 대나무 린스와 함께 초강력 샴푸가 구비되어 있던 이유들은 단순히 장식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또한 판다와 관련된 대나무 맛 우유라 목욕탕 안에서 판매되고 있다든지, 벽보에 붙은 달력에 비키니를 입은 판다의 관련 아이템들을 찾게 된다면 재간둥이 판다와 판다 목욕탕에 대한 애정이 피어난다. 이런 목욕탕이라면 싫어할 사람이 절대 없다.
비록 현실에서는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이라 하여도 일상다반사였던 목욕탕이, 판다 목욕탕으로 바뀌면서 얼마나 이야깃거리가 달라질 수 있는지 보며 즐거운 목욕을 상상할 수 있다. 비밀의 개운함을 이곳에 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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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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