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일기

코니
- 작성일
- 2019.2.24
아이스
- 감독
- 올레그 트로핌
- 제작 / 장르
- 러시아
- 개봉일
- 2019년 2월 7일
이번에 본 영화 <아이스>는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러시아 영화입니다. 어떻게 러시아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개봉하게 되었는지 찾아보니, 이 영화는 작년에 러시아에서 개봉한 뒤 역대 러시아 박스오피스 오프닝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제작비의 10배를 회수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누적 관객수가 18,800명 정도이네요. 피겨 강국 러시아에서 만든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주인공인 로맨스 영화에, 평이 생각보다 좋아서 보러 갔는데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아이스>는 피겨 스케이팅 최고의 유망주였지만 부상으로 휠체어를 타게 된 나디아가 스타워즈 광팬에 영 이상한 점이 많은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처럼 저도 김연아 선수 덕분에 피겨 스케이팅을 많이 보아왔는데, 오랜만에 이 영화를 통해 피겨 스케이팅을 보니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배우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어떻게 이런 영화를 찍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장면도 정말 좋고, 중간에 뮤지컬 씬도 몇 번 있는데 노래도 좋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사샤가 나오는 장면마다 러시아식 유머가 총출동하는데, 제 취향에 딱 맞아서 영화를 보면서 정말 크게 웃은 장면도 많았습니다.
이 영화는 뮤직비디오와 CF 작업을 주로 하던 올레그 트로핌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영상미가 정말 훌륭하고, 뮤지컬 씬들도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 나디아의 어린 시절 훈련을 노래와 함께 보여주는 씬과, 나디아가 사샤의 도움으로 재활치료를 하는 씬은 독특하고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 두 씬을 보면서는 스포츠 선수들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된 훈련, 그리고 예기치 못한 부상과 이로 인한 좌절은 스포츠 선수들이라면 대부분이 거치게 되는 코스인데, 나디아는 이를 극복하고 밝은 결말을 예고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다르니까요. 우리는 나디아처럼 부활한 선수들만을 기억하지만 실제로는 잊혀진 선수들이 훨씬 많겠지요.
러시아 영화는 처음이기도 하고, 평범한 한국인인 저로서는 평소에 러시아와 러시아 문화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보니 생소한 러시아어를 듣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가득한 키릴 문자도 끝까지 보고 나왔는데, 언젠가 영어를 어느정도 정복하는 날이 온다면 러시아어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검색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영화의 OST 중에 빅토르 최의 노래가 있습니다. 최근 개봉했던 <레토>를 영화관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아이스>에 삽입된 노래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이 영화도 찾아서 볼 예정입니다. 제 생애 두 번째 러시아 영화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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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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