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숨쉴 수 있는 상어가 과연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쥴리는 육지에서 호흡이 가능한 대나무상어란다.
작은 덩치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알들을 지키다가 인간들에게 빼앗기고,
그 알들을 찾으러 육지로 가는 용감하고 겁없는 쥴리의 대모험...

시작부터 화면의 그림이 무지 곱고 화사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함께 간 우리 딸(초1)까지 정말 예쁘다며 엄청 좋아했다.

영화로 들어가면,
동생 알들을 찾기에 고군분투하는 상어 주인공 쥴리,
쥴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마음씨가 착한 백상어 빅
(이 친구는 커다란 덩치로 장난이 심해서 주위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
발명왕 척척박사 문어 옥토, 친절하고 자상한 할머니 거북이,
쥴리와 빅을 도와주는 육지에 사는 친구들로 닭들과 코코넛게들이 등장한다.
결국 멸종위기의 보호 동물인 상어를 잡아 떼돈을 벌려고 하는 것도 인간이고,
바다 속에 사는 생물들을 위기에 빠뜨리며 오폐수를 흘려 보내서 오염시키고
있는 환경주범도 인간들이다.
이 영화 속에서 나쁜 역할은 인간 밖에 없는 것 같다.
사장으로 나오는 사람이 동물을 대하는 모습도, 아랫 사람을 대하는 모습도
모두 자신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추악한 모습이다.
동물들은 서로서로 도우면서 만난 지 얼마안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과시하고,
함께 똘똘 뭉쳐서 도저히 이길 것 같지 않은 인간을 상대한다.
약자라도 여럿이 뭉치면 힘이 세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코코넛게들의 모습),
동물도 가족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도 보여주고(쥴리가 동생을 구하는 모습),
크기나 모양, 습성이 다른 동물들끼리도 서로를 구하기 위해 단결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상어와 닭과 코코넛게, 작은 물고기들, 문어, 거북이, 가오리 등),
힘으로 모든 것을 가지려고 했던 욕심덩어리 인간은 결국 경찰에 체포되는 인과응보의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아이들에게 환경오염에 대해서 짧게나마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도 있어서
교육적으로도 꽤 유익하다고 할 수 있었다.

백상어 빅과 대나무상어 쥴리, 그리고 문어박사 옥토와 거북이 할머니의 목소리 더빙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귀에 쏙쏙 들어와서 영화를 보는 데도 부담이 없었다.

매우 인상적인 장면 : 대표적 악역인 인간(사장님)이 빅과 닭들과 코코넷 게들이 쫘악 깔린
해변에서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쥴리를 인질로 한 채 대치하는 장면...

한 시간 반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영화가 정신없이 재미있게 지나갔다.
아이들 또한 지루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즐겁게 보았고,
내 무릎에 앉아서 본 5세 딸 또한 수시로 소리내어 웃으며 재밌게 보았다.
끝나고 나오며 5세 딸이 하는 말 : 쥴리가 동생들을 찾아서 정말 다행이야.
끝나고 나오며 8세 딸이 하는 말 : 사람들이 도대체 왜 바다에 더러운 물을 버리는 거야?
지구상에서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환경을 파괴하는 유일한 생물이
바로 인간이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참 나쁜 아저씨가 있었네. 이제 그 아저씨는
경찰아저씨한테 잡혀가서 무지 많이 혼날거야. 그리고 다시는 안그러겠지 뭐 라고 말 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