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읽은 일본 소설.
coolmom77
- 작성일
- 2008.8.4
아버지(하나비시 세이타로)는 언제나 엄마에게 "당신이란 사람은 어째서 노상 같은 실수뿐일까. 몇 번이나 걸린 덫에 또 걸리다니, 원숭이도 아니고."라는 핀잔을 듣는 남자다. 언제나 실수투성이, 허풍쟁이, 주정뱅이라는 말도많고 탈도많은 남자이지만 한때는 정말이지 잘나가는 대중연극계의 스타...였다니...거기다 도대체 '대여가족'이라는 요상한 직업은 또 뭔가...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남자 형제들만 여섯인 가운데 유독 눈물이 많은 하야오가 계집애 같다는 놀림을 받지 않으면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부모님과 형제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든 시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유복한 집안의 반듯한 이야기라서 조금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던것 같다.
인쇄된 메뉴판이 아닌 매일 손으로 직접 쓴 새로운 메뉴판을 선보이는 것은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위한것도 있지만 매일 새벽시장에 직접 나가 고른 그날의 가장 물좋은 신선한 재료로 저렴하면서도 최상의 음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코타의 열정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이유이다. 코타의 열정은 좋았지만, 그외에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것 같아 영 찜찜한 기분이 든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폭력보다 무표정한 얼굴, 속을 알 수 없는 잔잔한 미소가 훠얼씬 무섭다는 생각과 함께...
나이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좀 이르긴 하지만 이건 좀 심한 건망증이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끝없는 불면증과 피로감으로 단순히 걱정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확인차 들렀던 병원에서 '약년성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는다. 하~ 내가 뭘 그리 잘못 살았다고~!! 아주 오래전의 기억은 또렷한데 가까운 날들 아니, 방금 내가 뭘하려고 했는지는 까맣게 잊고, 기억뿐만이 아니라 점점 성격장애가 동반되고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병... 신약이 개발되어도 그게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희귀병... 그 옛날의 기억을 쫓아 찾아간 가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려오는 산길, 그를 찾아 온 아내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첫만남같은 인사를 하는 사에키와 당황됨을 감추고 잔잔한 미소로 답하는 에미코의 모습에서 힘들수록 빛이나는 중년부부의 진득한 사랑을 배운다.
'요시다 사치코'라는 평범한 이름대신, '루이즈 요시다'라는 멋쩍은 이름으로 점성술사 일을 하고 있는 루이즈... 엄청 강한 운을 타고난 남자친구와 함께 살면서 매일 조금은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음식들을 먹어야만 하지만 더불어 마음 따뜻해지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착한 이야기...
회사의 실권자인 부사장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기다리던 료헤이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살짝 가로채려는 직속상사에게 전직 밴드 출신인 자신만의 패기를 강하게 보여주고는 바로 <구조조정 대기요원 강제 수용소>라는 긴 닉네임을 가진 <고객상담실>로 좌천된다. <고객상담실>이라는 곳의 특성상 자신의 잘못은 아닐지라도 화가난 고객에게 무조건 사과하는 것이 최대의 노하우로 통하는데, 바로 그런 기술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노자키, 컴퓨터의 달인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에로사이트를 사랑하는 하자와, 스트레스로 인해 말문이 막힌 진보, 똑부러지는 언행과 축복받은 외모의 시시도까지...좌천된 사람들이라지만 모두들 정이 가는 인물들이다. 사내 정보에 항상 민감하게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샐러리맨들의 고달픔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동안 드라마 등에서 많이 보아온 '패자부활전'의 통쾌함이 들어 있다.
'스에나가 다쿠야'와 '아마미야 야스코'는 둘다 현대 젊은이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와 사생활을 철저히 구분하는 부류이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나 친구들조차 그들의 본모습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거칠것이 없는 남자-다쿠야, 노력하는 자세라고 해야 하는건지 회사의 실세인 전무 '니시나 도시키'의 막내딸과 결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런 그에게 승부수를 던지듯 임신을 핑계로 협박 비스무리하게 나오는 야스코는 실수한거지. 그런데 문제는 야스코가 '팜므파탈'적인 여자라는 것으로, 다쿠야만을 유일한 남자로 생활한것은 아니라는 거였다. 전무의 아들인 '니시나 나오키'와 기회를 잡기위해 경쟁을 벌였던 상대 '하시모토 아쓰시'와 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한 세 남자는 드디어 야스코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무조건 "여기 주사 한방~"을 외치는 주사 중독증, 이라부와 철제대야를 사정없이 날려주는 터프한 간호사 마유미...무개념 인간들이지만 어쩜 치밀하게 계산된 인간적인 접근법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살짝, 아주 조금 든다.
긴장감 넘치는 부분은 없지만 나름대로 치밀하게 계산된 추리단계는 꽤나 잘 짜여진듯 하고, 살짝 유치한듯 가벼운 분위기로 기분 좋게 읽혀지는 책이다.
참견하기 좋아하고 뭔가를 추리해 나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고바토와 낯가림이 심하지만 단것을 무진장 좋아하는 오사나이...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두 사람은 중학교 때 겪었던 알 수 없는 어떤 일에 상처를 받고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 동맹관계를 맺는다. 위기상황이 오면 서로를 핑계삼아 도망쳐서라도 자신들의 본모습이 절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점성술...왠지 막연하게나마 관심을 갖게 만드는 단어인듯. 그러나 초반부에 쏟아져 나오는 점성술의 기호와 의미, 지명등으로 머리가 복잡, 그냥 재미만을 추구하는 나의 독서 수준으로만 본다면 흥미 반감. 번개처럼 불현듯 오는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조금은 건방진 젊은이의 모습과 우울증에 축 늘어진 무기력한 모습으로 좀처럼 믿음을 주려 하지 않는 미타라이와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면이 강한 이즈오카의 활약을 다른 책에서는 좀 편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점성술...막연한 관심이, 이 책을 읽고나서는 좀 으스스한 기분으로 바뀌었다.
소녀들의 앙증맞게 작은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으로 시작해 발랄하고 수다스러운 여름방학의 나날이 그려질것 같았던 분위기는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 불안함을 심어주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며, 그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걸까? 이야기는 [마리코]-[요시노]-마리코의 친구[마오코]-[가스미]의 입을 통해 전개된다. 가스미를 생각하면 용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이해할순 있을것 같은 가스미의 엄마와 가슴에 너무나 무거운 짐을지고 살았을 가스미...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해지는 주인공들의 시련을 보면서 평범한 일상에 존재감 없는 현실이 갑자기 행복하게 느껴진다.
다다와 교텐...친구 같지 않은 친구라고나 할까. 법이 허용하는 한에서는 무엇이든 고객이 원하는대로 들어주는 심부름센터...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쨌든 가슴 따뜻해지는 두 남자의 생활 일기...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그저, 너 상처 입었구나...힘들었구나...하는 의미로 하얀 붕대를 감아주는 행위야말로 커다란 치료약이 될 수 있다는걸 알고 실천에 옮기는 아직은 어리고 보살펴 주고픈 고등학생들의 모임...'붕대클럽'
시끌벅적한 가족들...어쨌든 '러브'하고 외치는 아버지가 멋진듯!!
상사에게 거침없이 막말을 해대는 괴짜. 그러나 후배들에겐 교장선생님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깡마른 체구의 꼬장꼬장한 '종신검시관 구라이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지같은 인생이라도 이 사람들에게는 단 한번뿐인 인생이었다. 그러니 발을 빼지 마라. 검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뿌리까지 캐내라."
가즈코는 어느 날 방과후 과학실 청소를 하던중 베일에 싸인 누군가의 그림자를 보게되고 라벤더 향기가 피어오르는 약이 담긴 시험관이 깨지면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맡고부터 자신에게 이상한 초능력이 생긴것을 알게 된다. 신체이동과 시간도약...라벤더 향기를 맡을때면 무의식중에도 미래로 돌아간 가즈오가 어떤 모습이던지 분명히 자신과 만날 수 있을것이라는 아련한 그리움에 젖어든다.
온천은 뜨겁고 습하면서도 동시에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작가는 아마도 사랑의 여러 변화하는 모습이 온천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을까? 일본하면 온천을 떠올릴만큼 유명한 곳이 많기도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다섯곳의 온천을 배경으로 10대에서 30대까지의 사랑 모습을 그려 놓았다.
제물의 운명을 가진 뿔달린 소년 '이코', 안개의 성에 갇힌듯 살고 있는 '요르다'...게임을 배경으로 태어난 소설이라는데 게임을 모르니...약간 긴 배경 설명에 혼란스러웠으나 읽을만함.
쌍둥이 남매, 미카와 유스케...남자여자라고 불릴만큼 왈가닥인 미카와 혼자 집에서 게임과 독서를 즐기는 것이 더 좋은 유스케...도대체 뭔지 모를 동물인 '그저께'의 신비로움과 초등6학년생들의 순수와 진지...내 어릴적에도 저 아이들처럼 그랬던가 생각해보게 한다.
으스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딘지 신비로움을 넘어선 긴장감이 느껴지는 [약지의 표본]과 존재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것 같은 미도리-유즈루 모자의 [육각형의 작은방]
미야베 미유키님의 단편 모음집...그동안 그녀의 장편만을 읽어 보았는데, 역시나 이 모음집도 즐겁게 읽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같은 모습일까? 내 눈에 비친 '너'와 타인의 눈에 비친 '너'는 같은 모습일까? 남들이 다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도 나한테 눈 흘기면 나쁜 사람이고,남들이 다 욕해도 나한테 친절하면 좋은 사람인것을...완전히 객관적이기는 힘든 '선'과 '악'에 대한 판단... 아무리 책 속의 이야기라지만 누군가를 살해한 한 남자를 용서하고 그 현실에 함께 가슴 아파하면서도 정작 내 눈앞에서 술먹고 꼬장피는 인간, 더운데 땀띠나게 붙어 다니는 어린것들은 죽어라 째려보고 욕하는 나는 어떤 인간일까(겨우 그까짓 일로, 사람을 죽인것도 아니잖아?)... 당신의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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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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