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에세이

순정만화처럼
- 작성일
- 2022.4.13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 글쓴이
- 정덕현 저
가나출판사
ㅇ 책속으로
나는 드라마 광이다.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드라마를 사랑할 것이다.
물론 예전의 감성으로 마주하지 못할 경우도 많고,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건져낼 보석같은 드라마가 과거에 비해 적은 것도 아쉽지만, 끊임없이 드라마를 보고 명대사를 기록하고 명장면을 스크랩하며 나의 취미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정덕현 작가는 드라마 비평을 통해 온라인으로 처음 만났다.
미처 정리되지 못하고, 부족한 필력으로 글로 표현하지 못한 나의 생각들이
그의 글속에 담겨 있어 너무나 멋졌고, 너무나 부러웠다.
그의 글을 통해 드라마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고 부족했던 2%가 채워지는 경험을 여러번 한 후 나는 그의 글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지금도 작가가 기고하는 글은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우연히 이 책 제목을 보고, 저자의 이름을 본 순간 망설임 없이 선택했던 책!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명대사 뿐만아니라 대중문화 비평가가 들려주는 드라마 이야기이기에 책이 도착하자 마자 첫 장을 펼쳤다.
이 책은 드라마와 작가의 삶을 엮은 이야기들로 또다른 위로와 재미를 안겨주었고,
예전의 드라마를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책속 42편의 드라마 중 38편의 드라마를 모두 챙겨 보고 드라마 명대사를 모두 정리한 나도
드라마를 참 좋아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했다.
나에게 드라마는 킬링타임이나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이고 그 시절 나와 함께 한 나의 추억이자 삶의 일부분이다.
드라마를 통해 나는 삶을 배우고, 삶을 생각하고, 그래서 한뼘 더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작가 만큼이나 멋진 작가의 필력에 책의 많은 부분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다.
책의 마무리.. 당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의 명대사는 무엇입니까?라는 작가의 질문에
수많은 드라마의 명대사 중 존경하는 노희경 작가님의 명대사 한 문장을 떠올려 본다.
"나 이대로 사는 게 뭔지, 기쁜게 뭔지도 모르고, 늙어버리는 건 아닐까. 얼굴도 마음도 윤기없이 버석버석. 그냥 이대로 늙어버리면 어쩌지." - 드라마 거짓말 중에서
ps. 성우의 말처럼 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쓴것 같은데..
사는 건.. 그렇게 윤기없이 버석버석 늙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인 것만 같다.
ㅇ 책속에서
이 동네도 망가진 거 같고 사람들도 다 망거진 거 같은데 전혀 불행해 보이지 않아요. 절대로. 그래서 좋아요. 날 안심시켜줘서. 조금 망가져도 괜찮다고, 그것도 즐거울 수 있다고. 적어도 누군가 찾아왔을 때 안심이 되는 정도의 적당한 망가짐은 '멋'일 수 있다고
사는게 그런건가. 좋았던 시간의 기억 약간을 가지고 힘들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티는 것
대부분은 단번에 자신을 소진시키는 불꽃같은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많은 불꽃들을 보면서 알게 된 건, 그 뒤에 보이지는 않지만 천천히 타들어가는 무수한 촛불들이 존재한다는 거였다. 불꽃의 삶은 꽃보다 숭고하고 아름답지만, 촛불의 삶은 위대하다.
놀랍게도 기억은 우리의 삶에서 고통보다는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에 남기는 마법을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 걸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의 괴로움이나 고통 또한 지나고 나면 아마도 웃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지 않을까?
젊어서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도 있지만, 젊어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빛을 발하는 이도 있다. 결국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성품에 따라 빛나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것.
당신은 지금 편안하게 별일 없이 지내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분명 주변의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있을 게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한 것들도 점차 익숙해지지만, 그 익숙하다 여긴 것들도 매일매일이 다르고 새로워지는게 인생이다. 그러니 어제 알게 된 사실 때문에 내일을 예단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건 결국 처음이니까
마흔 여덟살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옳은 건 뭐고 틀린 건 뭘까? 나한테 옳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도 옳은 것일까? 나한테 틀리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도 틀린걸까?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해도 한 가지는 기억하자. 나도 누군가에게는 개새끼일 수 있다.
슬픔과의 적당한 거리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이 혹독한 삶에서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 만큼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이다. 인연이란 것이 대부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때론 힘들고 불편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살아가는게 과연 더 좋을까?
질투라는 것에 어떤 막연한 비교와 상상이 더해진다는 걸 나이들어서야 알았다. 젊어서는 뭐가 그리 부족했는지 남의 것은 다 좋아보였고, 나는 왜 가지지 못했는가 하는 질투심을 달고 살았다. 막연한 비교와 상상이 만들어내는 부러움이나 질투심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저 그때그때 생기는 감정일 뿐. 편하게 받아들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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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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