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w2700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도서명 표기
완전한 행복
글쓴이
정유정 저
은행나무
평균
별점8.7 (367)
csw2700

판결문을 찾아서 읽어보다가 포기했다.



이미 기사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접했다. 어떤 종류의 비극은 아파도 심연을 들여다 볼 의무가 있겠지만 그 사건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아마도 정유정 작가 역시 동기가 궁금했나보다. 전작 <7년의 밤>과 <종의 기원>을 통해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사람의 적의와 집요한 복수심리, 최상위 포식자의 위험성을 파고들었던 전력이 있기에 아마도 이 책을 읽는다면 한동안 많이 힘들 것을 예상했었다. 적어도 피상적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을 알기에.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까지 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대부분의 스토리를 연상할 수 있었음에도 속절없이 끌려가게 된다. '되강오리'의 울음소리의 진실을 따라갈 수 밖에. 



아이의 시점에서 순화되었을 그 소리. 어쩌면 몰랐으면 하고 바랬을 눈가리개를 걷어버리는 순간이 올 것을 알면서도 아이에게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착한 아이여야 하니까. 엄마에게 버림받으면 안되니까. 아빠는 더 이상 없으니까. 혼자 살 수는 없으니까.



 



사실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야 하는 사람. 그리고 빼앗아간 후에는 곧 흥미를 잃고 다른 이의 다른 것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 그럼에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양 행동하는 사람. 그런 사람임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사람이어야 이해하기 편하니까.



 



완전한 행복이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가.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야만 충족되는 삶은 그 끝이 보인다. 빼앗을 대상이나 수단이 무한한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누군가의 표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어린 시절 잠깐의 기억 때문에 그 사람이 나중에 하는 행동들이 정당화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만큼 단순한 합리화가 어디 있는 것인가.



 



그녀가 체포되는 마지막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주었다가 다시 빼앗아버렸다. 날 것의 폭력을 목도하는 순간의 처절함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그녀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임을 각인시켜 버렸다. 어찌할 수 없는 연민.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전작과는 달리 많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태어나는 것임을 인정한 전작 <종의 기원>으로 결론이 난 것임에도 사족을 붙인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작가로 인해 그 사건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인정하기 때문일까. 한낱 가십으로는 남지 않길 바래본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csw2700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5.3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31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5.3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31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5.2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20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130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6.4
    좋아요
    댓글
    50
    작성일
    2025.6.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5
    좋아요
    댓글
    77
    작성일
    2025.6.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