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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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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진해 벚꽃
글쓴이
김탁환 저
민음인
평균
별점7 (4)
goodchung

저자의 다른 작품 <노서아 가비>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아마 이 책을 선택한 것도 그 때의 감동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탁환의 단편 소설집인 이 책은 그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1980년대의 삶, 글 쓰는 자신에 관한 자전적 소설인데 전체 그림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논리적 연관성 없이 자신의 마음 가는데로 그린 작품처럼 다가왔다.  

 

'이 소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80년대를 겪고, 저 자신이 아비가 되는 한 남자의 성장담'이다.' 책 말미에 있는 전문가의 해설에 쓰여져 있는 말이다. 아버지의 시간, 벗의 시간, 그리고 불멸하는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글이라는 것이다. 먼저 이 소설은 아버지란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작품 속 아버지는 아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는 현대의 다정한 아빠가 아니다. 남자 대 남자로서 진정한 대화는 한 번도 나눈 적 없는 권위적 아버지의 모습이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멋진 사람도 아니고 '영화 보는 아버지', '영화처럼 살기를 바랐던' 평범한 아버지다. 60년대에 태어난 오늘의 중장년층이 겪었던 무서운 존재인 아버지였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존재도 아닌 무채색의 아버지 모습이기도 하다.

 

1980년대 386세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단편도 있다. <진해로부터 29년>, <열정>, <아내와 나> 같은 작품들이다. 특히 김세진, 이재호라는 두 젊은이의 분산자살 사건을 다룬 <열정>을 보면 운동권 인사들 사이에 존재했던 벗과의 정신적, 도덕적 관계의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오늘날 386세대의 특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이들에게는 아버지와의 교감보다는 벗과의 관계가 삶을 이끌어간 지표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소설은 작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이다. 글의 종착점도 결국 글로서 먹고 사는 오늘날의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작가는 <진눈깨비>라는 작품에서 소설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소설은 “진눈깨비 내리는 길”이며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닌 것”이라 답한다. 뒤집어 말한다면 결국 작가에게는 글쓰기가 아니면 곧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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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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