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대표되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글을 짧게 끊어 소개한 책이다. 니체 철학은 대표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은데, 이 책은 일본 작가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편번역을 통해 가독성을 높였다. 마치 자기계발서 내지 심리학 책을 읽는 느낌이다. 우리의 내면을 돌아보고 삶에 도움을 주는 명언들을 모아 특별한 해석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깊이로 풀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신의 죽음, 권력에의 의지, 초인, 영원회귀 등과 같은 어려운 이야기가 없다. 니체철학은 신이 죽은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생의 가치를 찾아가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흔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의 변신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낙타의 과정은 인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면서 주어진 도덕적 과제를 따르는 소극적 단계를, 사자의 과정은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자기의 의지를 강조하는 단계를, 그리고 어린아이는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사랑하는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정리해 보면 니체 철학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삶을 사랑하기(아모르 파티), 현재의 너 자신을 넘어서라는 혁신 정신(초인사상), 본래의 너 자신이 되라는 긍정적 철학(어린아이의 단계)을 포함한다고 하겠다.

이 책은 니체 철학의 체계적 제시는 하지 않으면서 여러 저서에 있는 그의 말들을 모아 그의 생각을  가늠해 보도록 유도한다. 니체의 글들을 주제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한 글, 기쁨에 대한 글, 삶에 대한 글, 마음에 대한 글, 세상에 대한 글, 사랑에 관한 글, 아름다움에 대한 글들로 분류가 되어 있다. 사실 니체 철학은 칸트나 헤겔처럼 장대한 체계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정열적 문장으로 엮인 단편적 이야기와 함께 산문체 표현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런 방식이 니체철학을 이해하는데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니체의 말을 일본인 작가가 편번역하고 또 한국말로 번역하다 보니 니체 철학의 원문에 드러나는 강한 표현의 힘과 철학자의 삶에 대한 의지를 느끼기가 힘들다. 글을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달달해지기는 했지만,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