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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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1.9.9
[eBook] 눈 떠보니 선진국
- 글쓴이
- 박태웅 저
한빛비즈
20세기 들어 원조를 받던 가난한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부유한 선진국으로 바뀐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린 정말 잘 사는 선진국일까? 한참 동안 농업분야에서 개도국의 지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입장이었고, 우리 자신조차 우리가 선진국인지 반신반의하고 있는데 G7에서는 회원국도 아닌 한국을 초청하고, UNCTAD에서는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공식 선언을 해 버렸다. 이젠 빌보드 차트를 휩쓸기도 하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위치에 이르렀다. 코로나 시기에는 K-방역이 국제표준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은 어느 날 '눈 떠보니 선진국'이 된 셈이다.
세계 9위의 경제규모가 보여주듯 덩치로 보면 한국경제가 선진국이 된 것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선진국이라는 말을 듣기에는 아직 뭔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몸만 웃자란 어린아이같은 부분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고, 소위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 있다.
IT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두 가지 측면의 질문을 던지면서 선진국 한국을 위한 제언을 이야기한다. 첫째는 우리의 각종 사회시스템을 선진국에 맞게, 선진국 답게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앞에 있는 선진국들을 따라가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적 제도와 인센티브 시스템이 퍼스트 무버가 되어 버린 우리에게는 더 이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DNA) 기술에 기반을 둔 4차산업혁명 시기를 맞이해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어떻게 보완해 나갈 것이냐는 점이다. IT 전문가로서 인공지능의 문제, 소프트웨어 사업의 생태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AI 시대의 의미, AI가 안고 있는 위험과 기회, 그리고 여기에 대처하는 방안 등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돌아보고 있다.
덩치만 커진 한국경제가 이젠 양적성장에만 치중하지 말고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각종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어 가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을 위해 남은 과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젠 GDP 성장율보다는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신뢰자본이 확충되는 사회, 성장과 효율 위주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선진경제의 이념에 맞게 개선하는 것, '어떻게'라는 문제보다는 '무엇을',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 제대로 질문하고 문제를 정리하는 힘을 길러가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덩치 키우기보다는 균형있는 몸매를 만들어 건강을 챙겨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준비 문제도 저자의 큰 관심사항이다. 저자는 단기적으로 인공지능 발전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다.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이 인간의 몸을 기계가 대체하는 시기였다면, 지금의 인공지능 혁명은 인간의 지능 또는 정신(mind)을 뛰어넘는 혁명으로 초기단계인데 변화의 초기에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젠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하고, 믿을 수 있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기반을 이루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외부의 평가에 대해 너무 우쭐대지 말고, 냉정하게 우리 상황을 돌아보고 필요한 준비를 하자는 말로 들린다. 세상의 변화속도는 빠르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끝이 없다. 빠르게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공론화하고 이에 대응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대선 정국이다.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상대방 험집내기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도전과 전략과 비전을 관심을 두고 국민의 뜻을 모아가는 노력을 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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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