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건축가의 눈으로 본 창의성과 실험적 발상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공간을 다루는 건축가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비전문가들도 재미를 느끼며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이론적 측면은 과감히 생략하고 사진을 많이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다.  

건축과 예술에 있어서의 창의성과 가치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저자는 각 장의 이름이기도 한 경계, 사물, 차원, 행위, 현상, 장소라는 6가지 열쇠를 통해 예술적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미지의 문'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현대 건축과 예술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다루는 6가지 분야에서 참신함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많은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독자들을 새로운 생각의 문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저자의 창의성 관련 에세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가치나 위대한 발견은 철학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과 예술을 보면서 우리는 이제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를 물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개념을 한정해 버리는 ‘명사’적 접근보다 다양한 행위에 촛점을 두는 ‘동사’적 방식으로 세상을 보라고 권유한다. 이것이 창의적 사고를 가능케 해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특이한 성격을 지닌 무엇을 만들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참신하고 분명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건축과 예술 분야를 볼 때 빠짐없이 짚되 함부로 단정 짓지 않는 태도를 지녀야 함을 강조한다. 다양성과 가능성을 인정하고 상황에 맞는 의미를 찾으려는 진지함과 겸허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특별하고 비일상적인 것으로 보는 힘이 예술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