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혼란에 빠진 천하가 중심을 잡을 때까지 많은 영웅호걸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합종연횡하며 세력을 키우기도 하고, 사면초가가 되어 어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3권에서부터는 벌써 사라지는 인물들이 나타난다. 동탁, 원술, 공손찬, 여포가 그들이다.

제일 먼저 사라지는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권력을 잡자말자 폭정에 빠져 비난을 받든지, 힘은 있지만 지략이 부족하든지, 천하를 경륜할 인품이나 능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도 주변에 능력있는 모사꾼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한편 아직 천하의 영웅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유비는 관우, 장비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우리를 벗어나는 호랑이, 창해로 나아가는 교룡으로 성장하게 된다. 유비는 삼국지에서 특별히 촛점을 받고 좋은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아직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공명을 모셔 오기 전이라 잠룡의 상태로 그려진다.

3권까지의 강자는 조조이다. 그는 승상에 올라 명분과 실권을 잡고 가장 많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항상 이기는 것만은 아니다.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명분을 내세우고 누구를 우리편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하지만 전쟁에서 항상 현실을 냉철하게 계산해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실전을 통해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