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 토킹

최따미
- 작성일
- 2014.2.10
메콩호텔(디지털)
- 감독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제작 / 장르
- 영국, 태국
- 개봉일
- 2014년 2월 13일
영화<메콩호텔>, 역사의 공간 '메콩강' 위에서의 영혼과 인간의 "만남"
Written by. DdAm*
'인간과 가축의 내장을 먹는 귀신'
이 충격적인 소재만으로 <메콩호텔>을 B급영화 쯤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영화<메콩호텔>은 <엉클 분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태국의 거장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에 의해 완성된 신작이다.
<메콩호텔>은 태국과 라오스 사이로 흐르는 메콩강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등장인물들로는 앞서 말한 내장을 먹는 귀신 '폽(Pob)'과 호텔에서 만나게 되는 두 남녀가 전부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을 여는 데에 있어서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본인과, 기타리스트가 등장한다.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는 선율은 영화의 소재들과는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평안함과 감미로움을 선사하는데, 이 선율은 영화의 러닝타임인 60분 동안 죽(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그렇다면, 태국에서는 유명한 '내장 먹는 전설적인 귀신'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자신만의 작가적인 '애니미즘' 정신을 <엉클 분미>에 이어 <메콩호텔>에서도 선보이는데, 영혼과 인간의 만남을 통해 메콩강 위의 역사와 현실을 요목조목 짚어낸다. 귀신이 현세에 남아 인간에게 공포심을 준다는 것 자체는 과거의 '문제점'을 시사한다. 메콩강 홍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 태국 정부는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의 원한이 현세의 '폽'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역사는 결코 '끊이지 않는다'. 계속 이어진다. 과거의 일은 현재에도 이어지며, 현재의 일은 미래에까지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영화는 태국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주인공들의 대화를 빌어 관객들에게 알려주는데, 가령, 감찰을 위한 채소농사를 짓는 시늉을 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현재 태국인들의 모습을 예상직하게 만들어준다. 한편, 폽의 영혼은 현존하는 인간의 몸에 들어가 타자의 내장을 먹곤 하는데 이 점은 잔혹한 역사를 보여줌과 동시에 현대인들의 상실된 인간성을 동시에 의미한다.
지속적으로 흐르는 메콩강과 끊이지 않는 기타소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미래를 의미하며 대나무를 이어 만든 나룻배에서부터 최신식 모터보트를 등장시킨 것 또한 역사의 흐름을 상징하는 오브제들이다.
영화<메콩호텔>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특유의 영혼과 인간의 '공존'을 통해 메콩강 주변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한편으로 충격적인 것은 '내장 먹는 귀신'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담아냈다'는 것인데, 이것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이색적인 유희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 폽의 출현과 그(혹은 그녀)가 남긴 흔적들이 지닌 깊은 의미를, 인물들의 대사가 의미하는 것들을 찾아나가는 것 또한 <메콩호텔>의 감상법 중 하나다.
<메콩호텔>은 부산 영화의전당의 첫 배급작품으로 '믿고 보는 작품'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상업영화에 염증을 느낀 시네필이라면 꼭 감상해야 할 영화<메콩호텔>의 개봉일은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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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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