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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의 산책자
글쓴이
양철주 저
구름의시간
평균
별점9.7 (21)
똑똑이

여러분은 '필사'를 좋아하시나요?



 



필사는 그냥 베껴쓰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드실수 도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집중하기 위해서 펜을 집어 들었던 것이 이제는 그냥 하루의 일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여기 필사(筆寫)를 정말 필사(必死)적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말 가볍게 필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와 함께 종이위를 거닐겠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완독을 하고 나니 필사에 대한 믿음은 굳건해지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내용들로 읽으면서 내내 '필사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시간 날때마다 좋아했던 작품을 필사하며 그 세계로 다시 들어가고, 깊이 몰입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놀이는 없으니까. 이 재미있는 놀이를 왜 모르고 살았나 싶었다.(33)



누구에게나 유난히 더 마음이 가는 작품이 있다. 나에게도 물론 있다. 책을 이미 2번이나 완독했지만, 다시 모서리 접은 곳을 펼쳐 필사를 해본다. 그럼 어느새 나는 다시 그 책을 읽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작가의 세계로 다시 들어가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필사는 작품에 몰입하게 해준다. 다른 책을 읽고 있어도 필사하고 싶은 작품은 또 다를 수 있다. 내가 지금 당장 읽고 있지는 않아도 필사하고 싶은 소중한 문장이 담긴 책은 별개로 존재하니 말이다.



 



필사의 의미를 묻는 사람들에게



??필사하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고 하지만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 필사는 기억 이상의 것, 그 너머를 바라보는 행위이다. (33-35)





무의미한 짓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 있는 것은 필사의 즐거움 뿐이다. 의미가 생겨나는 것은 이차적인 문제다. (...)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필사를 계속할 수 없다. 필사는 무엇을 창조하려 함이 아닌 작품의 곱씹음 혹은 작가에 대한 사랑 고백이다.(34)



 



누군가는 '필사를 하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는거냐?'고 필사를 하는 의미에 대하여 물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기저에는 필사가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무의미한 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필사를 사랑하는 저자에게 필사는 '즐거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의미가 생겨나는 것은 이차적인 문제이며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필사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익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그 이유 자체가 되지요.



저에게 필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필사가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해준다거나 제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옮겨 적으며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그 자체로 좋아하는 것입니다. 



다른 의미가 없어도 나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 아닐까요? 저자의 고백을 들으며 저 역시도 이 곳에 고백을 해봅니다.



 



 



저자의 필사적 사랑법이란..?



??필사는 사랑의 행위이다. '필사의 이유'는 '그를 사랑하는 이유'와 같은 말이다. (...) 나는 텍스트를 통해 그의 옆모습만 보아도 좋다. 그를 아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그를 많이, 더 잘 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내 방식의 사랑에서는 내가 최고다, 하는 긍지도 가져본다. 이게 나의 필사적 필사, 필사적 사랑법이다. 



 



필사에 있어서는, 필자가 사랑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긍지를 갖는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온라인 상에 #필사 라고 검색을 해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필사가 나옵니다. 그 중에는 제가 필사한 구절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방식대로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는 내가 가장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를 통해 작가와 만나지만 저자는 텍스트를 통해 그의 옆모습만 보아도 좋다고 합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필사를 통해 그저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필사를 하면서 텍스트로만 글을 접하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고 저만의 사랑을 계속해 나갑니다. 필사하는 대상에 대한 내 사랑의 정도는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필사 전 밑줄을 긋는 마음



??어떤 밑줄은 머리에 저장되고 어떤 밑줄은 가슴에 새겨진다. 가슴에 새겨진 것만이 사람을 움직이는 진정한 에너지가 된다. (...)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책은 잊혀져도 밑줄은 남고 그 밑줄에서 하나의 책이 태어날 수도 있다.



밑줄은 다시 여기로 돌아오겠다는 약속 같은 것. 다시 돌아와서 확인하는, 나를 기다렸다는 듯 빛나고 있는 불빛 하나와 같다.(95)



 



필사를 하기 전 밑줄을 긋습니다. 밑줄을 긋는데에 무슨 마음이 필요할까 싶지만 저자는 '밑줄 긋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책을 깨끗하게 봐야한다는 생각에 밑줄 긋기에 대한 터부가 있었다는 저자의 고백을 듣노라니 저 역시도 최근까지 밑줄 긋기에 대한 터부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책의 모서리를 접는 것 조차 책에 몹쓸 짓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접지 않았기에 밑줄은 커녕 인덱스 조차 조심스럽 붙이던 저였습니다.



필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밑줄 긋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워 졌는데 저자의 말처럼 내가 다시 이 곳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필사를 하기 보다는 일단 일그면서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에게는 밑줄이라는 표시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저는 필사와 가까워지며 저에게 있던 밑줄 긋기에 대한 터부도 극복을 하게 되었습니다. 



밑줄을 그을때에도 소심하게 단어에만 표시하였던 적도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책을 읽었을 당시 내 마음을 강하게 두드렸던 문구를 온전히 찾기가 어려웠던 적이 많아 이제는 줄글로 줄줄 밑줄을 긋습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오겠다는 진한 약속을 하고서야 다음 책장을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과 노트를 가방에 넣고, 필통 뚜껑을 닫으려다가 필사자의 분신과도 같은 필기구, 내 연필을 바라보았다. (...)



필사가 즐거운 이유는 아름답고 힘이 되는 문장을 내것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만족감을 자주 느낄 수 있다면 축복이다. 이 정신적인 즐거움과 견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책이 나만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고, 책이 한 권뿐인것도 아니지만, 그 문장이 내게 기쁨을 주는 순간 문장을 발견한 사람도 나 하나, 읽은 사람도 나 하나,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나하나인 듯 행복감에 젖는다.



이책은 오롯이 내것이다. 나만을 위한 침묵, 나만을 위한 세계다. (147-148)



 



필사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점은 내 가방이 작은 핸드백에서 큰 에코백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작은 핸드백에는 책이 한권도 들어가기 벅차 제약이 많기 때문인데요. 커다란 장바구니 같은 에코백에 제가 읽고 있는 책, 필사하고 싶은 책, 노트 그리고 펜을 주렁주렁 챙겨 다니면 그 어디든 필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이 책이 나만을 위해 세상에 나온 책이 아니지만, 내가 밑줄을 긋고 다시 돌아오겠노라 약속한 책이며, 내가 원하는 문장을 만난 순간 세상에는 단 둘밖에 없는 느낌이 드는 듯 행복감에 젖는다고 저자는 고백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저마다 아픔을 가지고 있다. 괴로움의 양상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당장 좋아질 것 같지도 않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문제에 짓눌려 무기력감에 있을 수도 있다. (184)



문제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도 여러가지일 수 있다. 산책을 하고, 상담과 명상, 심리치료, 종교 생활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 필사라는 것을 하나 보태려 한다.(185)



 



(...) 필사는 즉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원인이 하나같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 것은 아니다. 대개의 문제는 마음과 연관되고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185-186)



 



(...) 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오아시스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도 여전히 오아시스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밑줄이 그어져서 모래와 물이 구분되는 곳, 밑줄과 밑줄이 아닌 것이 구분되는 곳, 오아시스는 거기에 있다. 필사는 오아시스 곁에 머무르는 것과 같다.(186)



 



(...) 사람들은 시간의 능률을 따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모든 것이 정상적이고,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의 이야기다. 우리의 몸과 정신, 영혼이 위기를 겪으면 능률은 더 이상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 생명보다 소중한 것, 건강한 영혼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188)



 



(...)필사는 아픈 몸과 영혼을 구하기 위한 일생일대의 대수술이 아니라 매일매일 섭취하는 필수 영양소 혹은 비타민 섭취에 더 가깝다. 우울증이나 마음의 상처, 상실감, 갑자기 사라진 듯한 삶의 목표로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바로 이때를 위해 쓰여진 듯한 글을 읽고 필사하며 모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다행이고 축복이다. (188-189)



 



184쪽 이하는 정말 통으로 필사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정도의, 가슴을 두드리는 문장이 많아 줄이고 줄여 함께 나눠보고자 적었습니다.



당장 필사를 한다고 내 고민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느리게 필사를 하면서 아픈 나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 역시 필사를 매일 매일 먹는 필수영양소 혹은 비타민 섭취라고 표현하고 있죠.



필사는 아름답고 힘이 되는 문장을 내것으로 만들었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주면서 동시에 내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업무 시작전에 필사를 하며 시작하지만 바쁜 경우에는 중간 쉬는 시간에 적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도 차분히 내가 사랑하는 문장을 필사하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느끼곤 했습니다. 



한동안 일이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정신적으로 결핍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저의 정신적인 결핍을 음식을 먹음으로써 충족을 하려고 하였는데 그 때 내가 필사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 어머니께서도 갱년기로 인하여 마음이 심란하실적에 법강경을 필사하고 싶다고 제게 법강경을 사달라고 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필사를 통해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보다 먼저 알고 계셨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필사는 휴식이고,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중인 것이다.(6) 



이 책과 함께 저자의 필사에 대한 사랑이야기를 듣다보니 필사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가 몰랐던 새벽에 하는 필사, 오전에 하는 필사, 오후에 하는 필사, 밤에 하는 필사, 각각의 시간대별로 필사가 또 어떻게 달리 다가오는지 저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각각의 시간대별로 다른 필사의 매력을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처럼 필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완독을 하고나니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필사를 강하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냥 간단히 좋아하는 책, 노트 그리고 연필만 챙겨서 저자와 함께 손잡고 종이위를 산책해보는건 어떨까요?



 



*책키라웃과 구름의 시간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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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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