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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연기 인간
글쓴이
알도 팔라체스키 저
문예출판사
평균
별점9.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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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가?









<연기 인간>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알도 팔라체스키의 작품이다. 그를 알고 있는 독자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탈리아 작가일 것이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인 1911년에 이 작품을 처음 세상에 출간하였지만 이후 다섯 차례나 개정판을 출간했다. 소설 '광장'에 특별한 애정이 있었던 최인훈 작가가 수차례나 개정판을 출간한 것처럼 그 역시 이 작품에 큰 애정을 품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환상적인 존재로 인간 사회의 허황되고, 독단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의 광기를 신랄하게 풍자한 이 소설은 20세기 초 이탈리아 미래파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연극의 형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작가의 서술보다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연극의 사건 진행 방식처럼 복합적인데, 그것은 한 개의 사건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호 관련된 사건들을 제시한다. 복잡해 보이는 대화지만 의외로 선명한 이미지로 떠오르는 것은 마치 한 편의 연극 장면을 보는 듯해서 '연극 소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나는 아무것도 못 봣지만 다 알고 있었지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 사람들이 어땠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사물의 이름을 다는 알지 못해도, 그 이름에 상응하는 사물이 어떤 건지 알지는 못해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봐야만 했지요."



 



 



페나, 레테, 라마라는 세 명의 노부인이 피운 불에서 생겨난 그는 굴뚝 안에서 33년을 지내며 그녀들의 대화를 들으며 만들어진다. 어느 날 노부인들의 대화가 중단되자 3일을 기다렸다가 굴뚝 밖으로 나와 도시로 내려오게 된다. 그에게는 세 명의 노부인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페렐라'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의 신비스러운 모습과 특별한 분위기는 모든 이들을 사로잡았고 왕의 귀에까지 그의 존재는 알려져 왕궁으로 초대받게 된다. 왕은 그에게 새로운 법전의 집필을 맡겼고 그는 법전 집필을 위한 시찰을 하게 된다. 시찰에서 돌아왔을 때 궁정 하인장 알로로가 페레라처럼 될 수 있다며 자기 몸을 불태워 죽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페렐라는 알로로의 죽음이 자신처럼 가벼워지고 싶었던 거라고 대답하게 된다. 알로로의 죽음을 가볍게 정의하는 그의 무관심에 분개한 사람들은 이때부터 페렐라를 향한 여론은 정 반대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연기 인간>을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굴뚝에서의 33년이라는 시간은 예수가 이 세상에 머무른 33년을 의미한다. 인간 세상의 모든 죄악의 용서를 위해 재림한 예수처럼 페렐라의 33년의 시간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의미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를 만난 11명의 여인 들 중 유일하게 그의 편에 서서 끝까지 그를 변호하려 했던 올리바 디 벨론다 후작부인은 예수의 삶에 큰 안식을 안겨 주었던 마리아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인간 본성의 악한 면을 겪고서도 인간의 곁으로 돌아와 법전을 남기고 사라진 페렐라는 창조주임에도 피조물들을 위하여 스스로 제물이 되어 죽은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교의 핵심교리인 삼위일체을 의미한다.



 





"페렐라 씨, 왕이 죽으면 가장 부유한 시민이 왕좌에 오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나라의 금고에 금을 가장 많이 쏟아부을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것들을 삶의 진리라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악덕을 자행해 왔다. 그런 인간의 내면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잔인하고 비열하며 허황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인간의 우스꽝스럽고 비정상적이고 역설적인 모든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는 <연기 인간>을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운 온갖 잔혹한 행위들이 과연 진정한 가치를 위해 행해진 것인가? 대부분의 경우 사회의 안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욕망에 지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의 표지 일러스트는 오픈 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시스템 DALL.E 2를 활용했다고 한다. 최근 AI의 활용을 이용한 여러 창작물들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작품 역시 AI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로 10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재치 있고 기발한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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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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