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후감 & 서평

미소별
- 작성일
- 2019.12.4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 글쓴이
- 고호 저
델피노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727176193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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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첫 소설이니만큼 부족한 점이 많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서술과 리얼한 북한 고증이 독자를 매료시킨다. 탈북자의 도움을 얻은 게 아닌가 할 정도로 평안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따분한 신파극이 아닌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소설이다. 남북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게 보인다. 하지만, 아이디어만 차용했을 뿐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만의 개성을 살려냈다. 사건의 전개가 너무 빨라 독자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시사하는 바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산가족이라는 중요하지만 소외된 사회문제를 소설로 부각했다는 점에서 저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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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역사 문제 중 시급한 문제는 위안부와 강제노역이다. 일본 정부의 안하무인 태도는 소중한 시간을 허송세월로 만들었다. 사과라도 받아야 편안해질 피해자는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 반일감정 때문인지 위안부와 강제노역만 세간에 알려졌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은 분들이 더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산가족'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시차는 불과 3년이라는 사실을 대중은 기억하지 못한다. 북녘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의 나이가 80대를 훌쩍 넘긴 걸 생각하면, 이산가족도 시급한 문제다.
북한 정권은 이산가족을 거래 수단으로 다루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거나 상봉 인원이 소수로 한정됐다.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한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그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평화의 가면을 쓴 김정은 정권도 다르지 않다. 2018년 판문점 합의 이후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 정권의 미지근한 태도로 소원하다. 세월이 흘러 얼마 남지 않은 가족을 찾는데, 이념과 사상은 중요하지 않다. 그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유로이 가족을 다시 만나 그간의 회포를 푸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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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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