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읽은 아홉살 독서수업이라는 도서에서 보았을 때 아이들이 똥이라는 단어나, 방귀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똥이라는 주제가 아이들에게 규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와 해방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유아나 어린이들은 똥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윤이는 책이 오자마자,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책을 보자마자 신기해 하는 호기심과 함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동물들의 똥에 대한 내용일뿐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동물 저마다의 생김과 성향과 특징들에 따라서 똥의 크기나 모양이 틀리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것과 직접 책을 통해 관찰하는 것은 사뭇 달랐던 모양이다. 보는 내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자꾸 연출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구나라는 걸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첫 시작에 똥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동물들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고 즐겁게 즐기라는 아이가 읽을 수 있을 만큼의 글자크기도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곤충과 동물들의 질문처럼 말풍선이 나와서 아이들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상상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준다.
커다란 코끼리 똥을 보고는 놀라움을 가지고 보다가, 뱀에 대해 나올 때는 흠짓 놀래다가도 어느새 정말 시키지도 않았는데 뱀의 항문부터 피부표면까지 세세하게 보고 관찰하고 있었다.
중반쯤 넘어갈 무렵부터는 똥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냄새난다는 흉내도 내어보고, 다양한 표정을 이 도서를 읽으면서 엄청나게 연출하고 있는 하윤이다. 새삼 진지했다가 집중했다가 웃었다가, 냄새난다고 했다가 하윤이의 참 다양한 면모를 보았다.
사슴과 동물들이나 기린의 경우는 서서 볼일을 본다는 것이나, 사자나 호랑이는 앉아서 볼 일을 본다는 것들을 일일이 알려주지 않아도 직접 보고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사실이 도감을 보는 재미를 더욱 크게 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어른인 내가 봐도, 똥과 관련된 도감은 처음이라, 디테일하기까지 해서, 신기한 내용들이 많았다. 향유고래의 창자 속에 모여진 오징의어 찌꺼지가 돌처럼 굳어진 것을 용연향이라고 하는데, 모든 향료의 원료로 쓰인다니 놀랍다. 어떤 원리로 향료의 원료로 쓰이는 걸까? 어른인 나도 호기심이 생겨난다. 그래서인지 아이와 함께 책을 보게 되다보니 서로 공감대 형성이 잘 되어서, 대화거리가 많아지기도 하고, 똥과 관련된 내용이다 보니, 아이의 입에서 더 자주 책에 대한 내용이 실생활에서 자주 대화의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앞서 내용들이 큰 그림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 시켜주었다면, 각 동물들의 똥들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백과사전처럼 뒷면에 그림과 함께 부연설명이 있는 리스트로 되어 있는 부분이 좋았다.
하윤이의 경우는 앞부분 한번 보았다가, 궁금한 동물들에 대한 부록처럼 뒷부분을 한번 보고, 초식동물들의 똥과 육식동물들의 똥들을 비교해보기도 하는등 스스로 찾아보기를 해나가기도 했다.
책을 보는 내내 얼굴이 책속에 빠져들어가는 듯이 너무 유심히 봐서, 민망할 정도였다.....
이후로도 하윤이는 종종 똥도감을 꺼내서 똥에 대해 눈으로 엄청난 관찰력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주제가 똥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신기한 동물들이 많아서 그랬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어쩌면 똥도감을 가지고 동물원에 가서 직접 동물들의 똥과 도감에 나온 똥들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엄청난 즐거움과 재미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좋아지고, 아이와 나들이를 할 수 있을 때 꼭 챙겨서 다녀와야할 만큼 아이가 책에 빠져들기 위한 책으로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도서였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