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끄적거림..

아바나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5.29
내게 처음 투표권이 주어진 것은 1993년도 였다. 그 이후로 나는 꽤 여러번 투표행위를 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선택한 후보는 단 한 명도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대통령도, 서울시장도..자치단체장도, 기초의회의원도...
난 왜 꼬박꼬박 투표를 하는 것일까?
사실 이런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내 정치적 성향을 굳이 공개하고 싶지도 않았고(물론, 내가 주로 퍼오는 글이나 댓글을 통해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타인에게 나의 생각을 주입시킬 의사도 없다. 다만, 나로 인해 아주 조금이라도 나의 주장이나 생각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난다면, 혹은 혼란스러운 이에게 새로운 기준이나 사고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면(뭐 내가 쓰는 글이 워낙 설득력이 없어 그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아주 아주 굉장한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하며 저 구석탱이에 쳐박혀서 혼자 흡족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엊그제 어떤 이와의 통화중에 왜 나는 블로그에서 정정당당하게 지지하는 정당을 밝히지 않고 돌려서 이야기를 하느냐, 적어도 하루에 200여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라면 적극적으로 밝히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 아닌 질타를 받았다.(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주기적으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유일한 1인이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왜? 내겐 그럴 의무가 없어! 더구나 나는 당원도 아니니..."
그리고 설사 그러한 들,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속으로 뜨.끔.했었다. 그 "뜨.끔."이 어쩌면 지금 이렇게 횡설수설을 진행케 한 원동력이 된 듯 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어떠한 정당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으며, 그저 작은 단체 한 곳에 매월 후원금을 내고 있을 뿐이다. 거슬러 올라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비롯된 한국 사회의 근본 모순이 무엇인가를 토대로 지지정당을 분류해 본다면, 나의 지지정당은 민주노동당이었다.(정확히 말하자면 민주노동당내 우파세력-더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북한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인 세력)
나는 수년 동안 한국사회의 분단 현실과 민족적 문제, 더불어 미국과의 관계가 이 사회를 억누르는, 대다수 인민들이 어깨를 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으며 우선순위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전에 가졌던 생각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과연 그것이 현재의 우선순위에서 선행되어야 할 문제인가. IMF 이후 급속도로 신자유주의 세계에 편입되어 점점 더 노골적인 계급심화현상이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점점 마음은 민주노동당내 좌파세력(지금의 진보신당)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반 MB를 명분으로 민주당, 국민참여당과 후보단일화를 실시한 민주노동당은 이젠 내 마음속에서 지워질 것이다.(과연 그들은 이제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뭘 어쩌자고 말할 것인가? 반 MB 전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만 되풀이 할 것인가? 쯧.쯧.)
우리는 이러한 진보세력에게 지지난 총선 때 국회의원 10명이라는 아주 아주 대단한 선물을 안겨주었고, 나 역시 그 기쁨에 흠뻑 젖어 정말로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꿈꾸기도 했었다. 이제는 이 척박한 땅에 진보의 씨앗을 뿌리고 반드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하지만,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하는 보수진영의 역공과 천일공노할 진보진영의 분열 모습은 결국 지금의 3%도 되지 않는 진보세력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다. 과연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보수진영의 역공이 있었지만, 이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당연한 행태이며 전적으로 진보진영의 탓이라고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 그들은 우리가 쥐어준 기회를 그들만의 세계에서 통째로 날려먹은 것이라 과감히 말하고 싶다.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그들이 어떻게 이 험난한 한국사회의 진보세력을 대표하여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보신당을 지지한다.
따라서 이번에도 당당하게 사표(死票)를 던진다.
16년 동안 단 한번도 내 한표가 당선자의 득표에 보태진 적 없는, 당선 안되는 후보에게 표 던지기 1등을 먹을지언정 나는 그들을 지지한다. 그리고 꿈꿔본다. 이는 절대 낭만적인 꿈으로 귀결되지 않는 분명 이룩해야할 우리들의 삶과 가치이다.
내 비록 또 한번의 사표를 던지지만, 이 사표는 당선되지 못함에서 오는 아주 지협적인 의미의 사표일 뿐, 우리가 반드시 쟁취해야 할 우리들의 삶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아주 아주 소중한 것임이 분명함을 믿기에, 이는 표를 죽이는 것이 아닌 미래의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 디딤돌이 될 것임을 확신하기에 과감히 내 한 표를 그들에게 던진다.
혹, 누가 보면 무슨 대단한 투사인양 나불거린다고 할런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의 일하는 노동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않는다. 그저 점점 더 자본에 찌들려 노골적으로 천박해져 가는 사회와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우리 서민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와 지기를 바랄 뿐이며, 내 자신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다시 한번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을 개인적 정체성을 밝히자면, 나는 계급적으로 '노동자' 신분이며, 이념적으로는 '자유주의자' 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땅에 '사회주의'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원하지만 정작 내 자신이 '사회주의자, 좌파'가 되기에는 스스로 너무나 부족함이 많다. 나를 좌파로 칭한다면 진짜 좌파들을 욕먹이는 것이기에 난 감히 내 자신을 그렇게 규정할 수 없다.
매스컴에 의하면, 이번 선거 역시 극우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단다. 민주당,국참당 등 보수정당과 민주노동당의 연합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를 잘된 일이라 할 수 없지만, 어쩌면 이 기회에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도 있지 않나 싶다.
꿈과 이상...
그것이 맞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며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것이라면, 비록 지금 당장 해결되지 않을지라도, 지금부터 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어떠할런지...
암울했던 군사 독재정권 시절, 아무도...그 누구도 당장 내일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지난 대선의 노무현 후보의 승리 역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젠 더 이상 신념과 사고에 기타 정치공학적인 계산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의 사표가 의미있는 한 표로 자리매김 될 것임을 확신하며 횡설수설 장황한 글을 마친다.
※
2004년도에 나는 무엇을 했는가 생각해 보니 그 때는 Cyworld를 하고 놀았습니다.
마침 그 당시 그러니까 아마도 17대 총선(본문에 기록한 진보정당 10명을 국회의원으로
당선 시킨 그 선거)을 앞두고 적어 놓았던 글이 있어 함께 올려 봅니다.
2004년. 어느날 적은 글
< 나는 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가? >
17대 총선이 바로 눈 앞에 다가왔다. 개개인의 소중한 권리이자..국가에 주도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마도 이번이 한 7번째쯤 되는 거 같다. 대선,총선,기초·광역자치단체장/의회 선거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92년도 대학에 입학한 해에도 역시 연초에 총선과 연말에 대선이 있었지만, 만 20세가 되지 않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때 기대한 것과 같이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어의심치 않으며, 또 현재까지의 진행되는 상황 역시 그러하다.
난, 누구처럼 민주노동당의 막걸리 당원도 못된다. 또, 누가 말한 것 처럼 빨간색을 민주노동당으로 하고, 보라색을 한나라당으로 하는 무지개 스펙트럼을 형성해 본다면 내 정치적 성향 역시 빨강과 주황보다는 노랑과 초록 사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에 핏대 세우며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참으로 간단하고, 너무나 당연하다.
나를 위한... 내 이익을 대변해 주는 유일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대선이건, 총선이건, 지자제선거이건..하물며 학생회장, 통,반장 선거이건 간에 모든 선거는 "나"를 대변해 주고 "나"의 이익을 지켜 줄 사람을 뽑는 지극히 "나"를 위한 행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위하고..사회를 위해서? 뭐..그럴 수도 있겠다만... 난 그보다는 내 삶과 내 가족, 미래의 내 자식의 삶이 지금보다 더 윤택해지고 풍요로와 짐을 사회와 국가의 전체적 환경보다 더 중요시 여기며, 또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끔..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처한 현실이... 내가 만약 평범한 샐러리맨이 아닌 대재벌의 2세였다면 또는, 수많은 돈을 끌어 모으고 있는 벤쳐 기업의 사장이었다면 그래도 민주노동당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또 아닐 수도 있겠다만... 그에 대한 결론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 것은...내가 지금 처해 현실은...기업에 나의 노동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댓가를 임금의 형태로 지불 받고 있는 사무직 노동자라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한 현실 역시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돈... 돈은 정말 아주 아주 소중하고 필요한, 삶을 윤택할 수 있게 해주는, 아니 최소한의 "사람"으로서 살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야 뭐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았지만..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비굴(?)하게 생활하는 것은...아마도 돈 때문일 것이다..당장 내가 여기서 벌지 않으면 가족의 생활에 지장이 생기니까... 만약, 교육비와 의료비...내 자식의 교육비와 내 부모의 의료비...또 나의 의료비..이것들만이라도 경제적인 부담에서 제외된다면...내 생활은 어떨까?..내 경제적인 여유는 얼마나 변할까? 역시...현재의 나로서는 커다란 변화가 없지만...대부분의 가정을 가진 직장인들에게는...정말 커다란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그러한 부분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충분히 실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부유세"를 들 수가 있다. 부유세는 간단히 말해서, 돈 많이 가진 자들에 많은 세금을 부여하고 그 재원을 가지고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추진한다는 정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얘기하지만...그 많은 사람들 역시..소수를 대변하는 또는 그 소수에 해당하는 입김 센 사람들의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 하는 행위라 생각하며, 이미 유럽의 사회복지국가에서는 진작에 실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보라~ 우리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제도인가? 아주 적은 숫자의 사람들(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0.04∼0.1% 정도인 2만∼5만명 정도의 재산 10억 이상 소유한 자)에게 조금 더 많은 세금을 부가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커다란 혜택을 볼 수가 있다..물론, 당장에 완벽한 실현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며..꾸준한 추진과 추가 재원의 확보가 필요할 테지만 말이다..어찌 이런 훌륭한 정책을...우리를 위한 정책을..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마다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비단, 부유세 뿐만 아니라...나는, 나와 비슷한 생활수준의...나와 비슷한 문화혜택을 누리며..나와 비슷한 정서를 지닌 사람들이 나를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한다..
아무튼...이번에는 느낌이 좋다.. 드디어..원내 입성의 현실 가능성이 눈에 보인다. 내가 지난 대선 때, 고민 끝에 권영길 후보를 선택한 것은...참으로 현명한 의사결정이었다.. 또한, 이번 총선은 1인 2투표제가 실행된다..아쉽게도 우리 지역구엔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나오지 않았지만.. 정당선택 투표에서는 기호 12번 을 사정없이 눌러 줄란다.. 또,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모든 이들이 나와 같은 선택을 해 주었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주 아주 흥분되는 4.15일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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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