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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8.17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글쓴이
- 이문열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권력은 무상한 것이고, 권불십년이라는 성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절대 권력이라고 하더라도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벌써 삼십 년이 다 돼 가지만 그해 봄에서 가을까지의 외롭고 힘들었던 싸움을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때처럼 막막하고 암담해진다.(15면)
이문열 작가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어느 듯 출간 된지 33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금년이 2020년이니, 33년 전이면, 1987년이 된다. 전두환의 독재에 맞서 6월 항쟁이 있었던 해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작품은 1987년에 출간 되었다.
내용 또한 초등학교 교실을 통해 엿본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실체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는데,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폭력적 권력과 굴욕적인 복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대단히 잘 보여준 작품이다.
야속스럽기는 아이들도 담임선생님과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는 새로운 전입생이 들어오면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 되기 바쁘게 그를 빙 에워싸고 이것저것 묻게 마련이었다. 공부를 잘하는가, 힘은 센가, 집은 잘 사는가 따위로 말하자면 나중에 그 아이와 맺게 될 관계의 기초가 될 자료 수집인 셈이었다. 그러데 그 새로운 급우들은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마찬가지로 그런 쪽으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쉬는 시간에는 저만치서 힐끗힐끗 훔쳐 보기만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몇 명이 몰려와서 묻는다는 게 고작 전차를 타봤는가, 남대문을 보았는가 따위였고, 부러워하거나 감탄하는 것도 기껏 나만이 가진 고급 학용품 따위였다. 하지만 삼십 년이 가까워 오는 오늘까지도 그 전학 첫날을 생생하게 기억하도록 만든 것은 아무래도 엄석대와의 만남이 될 것이다.(19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영화로 먼저 보게 되었다. 정말 잘 대단한 작품이었다.
보이지 않는 절대 권력자 엄석대, 그의 무서운 독재와 전횡을 통해 힘과 권력이 어떻게 힘이 없는 민중을 탄압하고 억압하며 통제해서 독재로 나아가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마치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동물 대신 사람이 등장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엄석대의 작은 왕국은 결국 그 보다 큰 더 힘과 권력을 가진 선생이라는 보다 큰 왕국에 의해 모래성처럼 산산조각 부서져 버렸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 십 년 전 엄석대의 교실 공화국과 달라진 게 있는가? 민주화와 정의를 계속 부르짖고 있지만, 과연 지금 사회는 민주적이고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의의 실현은 그 방식 역시 정의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정의는 정의로울 때 진정한 정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 몫을 빼앗기고도 분한 줄 몰랐고, 불의한 힘 앞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그것도 한 학급의 우등생인 녀석들이... 그런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만들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114면)
많은 권력자, 위정자, 정치인인들이 정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내세우는 정의가 과연 진정한 정의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권력의 형성과 몰락의 과정을 읽을 수가 있다. 교실의 절대 권력자 엄석대는 그렇게 학교를 뛰쳐 나간 뒤 어떻게 되었을까? 책을 통해 그의 뒷이야기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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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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