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점차 들어가면서 이전에 없던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비로운 변화다. 매일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풀과 나무들, 그 작은 생명들에게는 분명 이름이 있을 텐데 '이름모를 꽃들'이라 단정짓고 지나치는 것이 일상이었다. 단순히 이름만 궁금했던 것에서 그쳤던 것이, 이제는 그 나무나 풀이 어떻게 자라고 계절에 따라 어떤 형태로 변하는지도 알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진선북스에서 출간된 『쉬운 식물책』은 값진 발견이다.

이 책은, 1164종에 달하는 식물의 실사를 그대로 촬영해 풀과 나무, 화초와 관엽식물, 논밭에서 기르는 작물, 홀씨로 번식하는 고사리식물과 이끼식물 등 다섯 가지로 구분했고, 봄에 피는 꽃과 여름에 피는 꽃으로 나누었으며, 꽃잎의 색깔에 따른 붉은색, 노란색, 흰색, 녹색의 네 가지 색깔로 구분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상수, 가로수, 산나무, 야생초, 화초, 고사리식물, 곡식, 채소 등까지 모두 실었다. '식물의 이해'와 '용어 해설' 더불어 '식물 이름 찾아보기(*학명)'는 나처럼 식물의 기초 지식에 목마른 이들에겐 그야말로 꿀팁이다.

*학명 : 세계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식물 이름

식물의 몸은 양분을 만드는 기관인 뿌리, 줄기, 잎과 번식을 담당하는 기관인 꽃, 열매로 구분한다. 풀과 나무는 모두 잎으로 광합성을 하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지만, 풀은 나무처럼 해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나이테가 없으며 줄기도 나무처럼 단단하지 않다. 꽃은 꽃잎, 꽃받침, 수술, 암술 4가지 기관으로 이뤄져 있다. 열매는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수분의 양에 따라 열매 속에 부드럽고 즙이 많은 '살열매'와 열매가 익으면 말라서 물기가 적어지는 '마른열매'로 나뉜다. 잎은 대부분 잎몸, 잎자루, 턱잎의 세 부분이다. 줄기에 잎이 붙어 있는 자리를 '마디'라고 하며 각 마디의 중간 부분은 '마디 사이'라고 한다. 가지는 해마다 자라면서 점차 굵어지는데, 어린 가지에는 1년 동안 자란 자국인 마디를 볼 수 있다. 뿌리는 물과 무기질을 흡수하고 줄기를 든든하게 받쳐 주며 잎이 만든 양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식물들의 정보를 담았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사진만 보고서는 어떤 식물을 지칭하는지 알 길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같은 색깔이나 비슷한 모양의 작물을 같은 페이지에 실어서 내가 봤던 것이 그게 맞나(?) 혼동되기 일쑤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이 책을 지참하고 '남산야외식물원'에 가서 직접 실물을 비교하며 살펴보기로 했다. 마침 같은 팀에 근무하는 직원이 퇴사 후 농약판매사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식물보호기사' 시험을 준비중이라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해당 자격증이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리고 궁금했던 주변 식물들을 사진으로 확대해서 찍어두었다가 책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리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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