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87)

세상의중심예란
- 작성일
- 2021.10.26
가짜 모범생
- 글쓴이
- 손현주 저
특별한서재
『가짜 모범생』을 읽는 독자이기 이전에, 두 딸을 둔 엄마라서 소설 속에 등장한 선휘와 선휘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년 소설인데다가 서술의 시점을 선휘의 입장에서 다루다 보니,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유리함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자식 정서에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엄마의 악의적 심리 지배는 명백한 폭력에 해당한다. 하지만 나역시 교육학대를 당연시하며 내 욕심으로 인해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부정적으로 키우지는 않았는지, 자문하고 반성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부모에 의한 강요나 억압 대신 아이가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이 부모의 몫임을 자각해본다.
자신의 기대에 오차가 생기면 여지없이 날아드는 가차없는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엄마라는 존재... 늘 집밖에서 배회하고 뒷짐만 지고 서있는 무심한 아빠.. 항상 1등만 도맡아오던 쌍둥이 형 건휘가 분노조절장애로 사건을 일으킨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혼자 남겨진 쌍둥이 동생 선휘는 형의 빈자리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엄마는 선휘의 성적이 죽은 형을 대신하기만을 바란다. 형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시달리지만 엄마에겐 오로지 1등이란 타이틀만이 중요하다. 성적 지상주의 아래 손상된 아이의 자아는, 불안과 좌절감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의 아우성을 질러도 사회적 공감 능력이나 교우 관계 대신 스펙 쌓기만이 우선시된다.
병적일 정도로 왜곡된 엄마의 관심과 숨 막히는 날들을 버티던 선휘는 자신 또한 형처럼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날들 속에서 배회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갈증을 유발하고 콜라 중독을 일으키며 얼마간의 위안을 얻을 뿐이다. 그런 와중에 같은 반 은빈이만이 형의 죽음을 잊게 하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엄마의 무모한 집착으로 은빈과의 관계도 훼방을 받고 선휘의 가출을 종용한다. 결국 선휘는 형의 환영을 따라 베란다 창 끝을 넘어 허공을 향하게 되고, 그제서야 엄마는 남은 아들까지 잘못될까 두려워 간절히 사과한다. 종국에 선휘는 형처럼 되지 않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자유를 향한 여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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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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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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