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읽고 남기기 (2018)
큰산
- 작성일
- 2018.5.28
난중일기
- 글쓴이
- 이순신 저
서해문집
국궁해 보신 분 손들어 보세요? 저는 친구 따라서 2개월동안 국궁장을 다녀본 적이 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서 가면 귀여움을 듬뿍 받곤 했는데, 도심지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보니 덥고, 추운날에는 고생이 많은터라 점점 발길이 뜸해지더라구요.국궁은 145m거리에 있는 가로2m 세로2.8미터의 과녁을 맞추는 것입니다. 양궁처럼 원중심에 가까우면 점수가 높은게 아니라 과녁판 자체를 맞추면 명중으로 간주합니다. 145미터이다 보니 쾌 큰 힘으로 시위를 당겨야 하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터라 5발중에 3발이상만 맞춰도 잘 하는 축에 속하는 운동이죠.
갑자기 국궁얘기라구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입니다. 이 일기를 읽으면서 놀라운 것은 거의 매일 활을 쐈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군사가 활을 연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활로 내기를 하는 이야기, 경합을 벌이는 이야기가 가득한 걸 보면, 이순신장군의 활쏘기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이겼다는 이야기는 많은데, 졌다라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실력도 출중했다라는 점이죠. 매일매일 활쏘기를 5순~10순(1순에 5발) 하는 일상이었죠.
그 다음 일기에서 많이 나오는 것이 날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일기장에 있던 날씨 표시처럼, 매일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로 기록한 걸 보면 상당히 중요시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활과 날씨 이야기를 빼면 난중일기의 양도 상당히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활과 날씨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많이 기록했을까라는 것을 나름대로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활을 쐈던 경험을 되살려봤습니다. 연관지어 생각해보니 결론은 '바람'일 것이다라는 결론을 짖게 만들었습니다. 지지 않는 전투는 하지 않기로 유명했던 이순신 장군은 이길 수 있는 날, 즉 바람도 자신의 편이 되는 날을 골라서 전투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매일 활을 쏘면서 그 날의 바람을 이해하고 활을 쐈을 것입니다. 다년간의 백데이터는 이순신장군이 활쏘는 데에는 달인으로 만들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활쏘기가 전쟁에서 이기는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나는 매일매일 무엇을 하고 있나..무엇을 기록하고 있나 더듬어보자니, 규칙적이지 않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매일 쏘는 것처럼 집중하면서 일상을 지내는 일이 없었습니다. 책도 대충읽는 것 같고, 삶도 열심히 사는 것 같지 않다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난중일기]의 위대함은 일상을 헛되게 보내지 않은 한 사람의 기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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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