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사회

달빛처럼
- 작성일
- 2010.4.22
석유 종말시계
- 글쓴이
-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저
시공사
이제는 조금 식었지만 한동안 광우병으로 인해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었다.
그 때의 논쟁이 어떤 것이 사실이든간에 확실했던 사실 하나는
소라는 매개체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벗어나기 힘든 촘촘한 그물망처럼 우리 주위에 널려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것을 바로 알기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는 틀림없이 석유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치고 있는 자판을 만드는 기계도
재료도 석유가 원료라 해도 좋을만큼 많은 기여를 하고
내가 읽은 이 책의 글을 담은 종이도, 잉크도 석유로 만들었다고 해도
크게 무리수를 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때의 소처럼, 아니 그보다 더하게 우리 생활을 유지시켜 주고
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석유가
지금 보다 10배 비싸진다면?
이 막막한 상상을 현실로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이 책을 보고는
이 사람의 글과 식견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우리 집 옆에 있는 마트에서부터 비행기, 도로, 농업, 철도 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를 언급했다 해도 좋을 정도로
폭넓고, 또 실감나게 석유와 우리의 관계를 낱낱이 밝혀주고
유가 상승이라는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이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얽혀있다는 사실을
석유의 가격이라는 영역에서 깊이있게 알게 해 준 이 책에서
삶의 또 다른 단면을 배웠다.
석유가격 인상은 여행, 직업, 주거, 식생활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률과 환경, 가족관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현상이다.
석유가격 역시 사실은 그런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그 어느 것 하나와도 떨어져서 살 수 없다.
그러니 모두들.
다른 사람들 눈치 좀 보고 살자.
노이로제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을 정도로.
가끔 가다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을 되짚어 볼 정도로만.
석유종말시계라는 이 시나리오가 인간종말시계로 나아가지
않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경제학 혹은 사회학 분야의 책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관계와 안목을 배우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착순으로 운 좋게 만났지만
최근에 본 최고의 책 중의 하나라고 추천한다.
다소 자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름값 10원에 예민한 사람부터
늘어가는 주름에 화장품 가격을 걱정하는 사람까지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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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