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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sgy
- 작성일
- 2023.1.25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 글쓴이
- 파커 J. 파머 저
한문화
멀리 더현대서울이 보이는 자리에서 읽은 나의 올해 첫 책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였다.
이 책은 내가 2007년, 새파란 대학시절에 읽었던 책인데 15년 정도 지난 지금 다시 읽으니 무척 감회가 새로웠다 :)
20대의 나는 책도 참 전투적으로 읽었더라.
줄도 열심히 치고 메모도 엄청 열심히 기록하고.. ㅋㅋㅋ
지금은 삶을 불태울 열정은 다소 잃었으나
삶을 느긋이 바라볼 여유 정도는 생긴 것 같으니
15년, 잘 산 거라고 봐야겠지..? ㅎㅎ
심지어 그때 혼자서 기차 타고 여행 가서 읽었던 책이라 책갈피로 이 기차표가 끼워져 있었다 ㅋㅋㅋ
부럽다 그때의 자유로운 나야
그립다 혼자 훌쩍 기차타고 떠날 수 있었던 20대의 나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다른 그 무엇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가장 나다운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이루며 살라고 말이다.
15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땐, 지금 내 나이쯤 되면 모든 게 명확해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시 읽는 지금에도 가장 나다운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는 말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그 때보단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젊고, 자라고 있으며, 배우고 있기에 다음 15년 후에 이 책을 읽을 땐 더 많은 것을을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그때 되면 내 나이 50 넘는 거 실화?!!!!! ??)
20대 때는 나 자신에 몰두하며 이 책을 읽었었는데 역시 30대가 되고 아이가 생기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아이 생각이 참 많이 났다. 특히 위 사진에 담긴 부분을 읽으며 그랬다.
'나의 손녀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런' 존재로 이 땅에 온 것이었다.'
이 내용을 읽으며 내가 목표로 삼고 있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있나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들을 공부로 내몰기 보다는 지금은 그저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두려움이 많은 나는 또 핵심을 까먹고 있었다. 많은 체험거리를 다양하게 시켜줘야만 아이가 똑똑하고 멋지게 자랄 거라는 환상, 그래서 더 해주지 못 하면 불안하고 조바심이 나는 그런 상태 말이다.
이 또한 주어는 '나'였기에 생겨난 문제였다. 아이가 주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인생이 변할 거라는 오만 때문에 나는 우리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리고 있었구나, 하고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내 아이가 '젊은 시절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는 별 상관없는 기대들에 둘러싸여 두려움에 내몰린 채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참자아를 배반하는 일'을 겪지 않을 수 있게 지금 내가 할 일은 내 아이가 어떠한 사람인지, 어떤 존재로 이 땅에 태어났는지를 잘 살펴보는 일인 것 같다.
잔다르크처럼 앞에서 깃발을 휘두르며 나를 따라오라고 하는 엄마가 아니라 등 뒤에서 묵묵히 네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잘 살피고, 그 언젠가 내 아이가 두려움과 혼란스러움으로 인생의 갈피가 흔들릴 때, 너는 이런 사람이잖아, 라고 말해줄 줄 아는 엄마.
그런 단단하고 든든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불안과 조바심은 버리고 살뜰한 눈으로 너를 잘 살피는 2023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던 어제. 이런 생각을 하며 한 해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에게 참 감사했던 하루였다. 몇 년 뒤 다시 읽었을 땐 이 책은 과연 나에게 어떤 말을 걸어올까. 두고두고 기억해두었다가 다시 꺼내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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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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