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름책방

또일겅
- 작성일
- 2025.4.21
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글쓴이
- 봉현 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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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현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은 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라는 책을 통해서 였어요. 프리랜서의 일상을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래낸 글이 인상 깊었고, 무엇보다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공감이 되더라구요.
그때부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번에 감사하게도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서 <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는 작가님의 13년 전 이야기이자 20대 시절 무작정 떠난 세계 여행 기록을 담은 책인데요. <이곳이 싫어 떠난 여행에서 어디든 괜찮다고 깨달은 순간의 기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적응하는 게 어려워, 무작정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어서 떠난 낯선 도시들로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베를린, 파리, 인도, 네팔 등 낯선 도시들을 떠돌며 느꼈던 외로움과 설렘, 기대와 실망 등 다양한 감정들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고, 그 기록이 지금의 책이 되었습니다.
책에는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마치 스케치북을 넘기듯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행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공감도 많이 하고, 위로도 많이 받을 수 있던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낯선 곳에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떠나면 모든 게 새롭고 특별한 일의 연속일 줄 알았는데 결국 삶은 일상의 반복이다. 마침내 여정의 끝에 다다라 저자는 깨닫는다. 모든 게 불행인 동시에 행복이었다. 우연이면서 필연이었고, 찰나이면서 영원이었다. 두려움은 경험이 되고 고통은 배움이 되었다. 어디에 있든 마찬가지였기에,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점차 얻을 수 있었다. "어디에 있건 상관없으니까. 어디서든 이렇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요즘 저는 매일매일 정신없이 일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치기 쉬운 날들 보내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잠시나마 멈추고 숨을 돌릴 수 있었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막연한 불안감에 어디로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꼭 여행을 떠나야만 인생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 동안만큼은 작가님이랑 함께 여행을 떠난 느낌이 들었어 참 좋았고, 평소에는 금세 잊히는 여행의 감정들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모습에서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는 여행을 다녀온 누군가의 기록이자, 우리 모두가 성장해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봉현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는 분들도, 요즘 마음이 지치고 머릿속이 복잡한 분들에게도, 나를 위해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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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