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메가톤바
- 작성일
- 2016.7.18
라임포토스의 배
- 글쓴이
- 쓰무라 기쿠코 저
한겨레출판
『라임포토스의 배』는 총 두 개의 소설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라임포토스의 배』와 『12월의 창가』였다. 두 소설에 나오는 각각 두 명의 주인공은 다른 듯 닮았다. 두 주인공 모두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자신의 삶에 지쳐있었고, 각각 세계일주와 퇴사라는 새로운 것을 희망한다는 점이 닮았다. 그리고 다른 점은 나가세에게는 자신을 돌봐주고 위로해주는 어머니와 친구들이 있었지만, 쓰가와에게는 그저 말할 수 있는 상대인 나가토만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글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라임포토스의 배』보다는 『12월의 창가』가 더 어두운 분위기로 느껴졌다.
『라임포토스의 배』 中 나가세와 그녀의 엄마가 나눈 대화이다. “내가 마흔이 되도록 결혼 안 하면 양자라도 들일까? 손주 보고 싶지?”라는 질문에 나가세의 어머니는 “양자? 일없다, 그런거.”라고 답하셨고, 이어지는 “왜? 에나 엄청 예뻐했잖아. 아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라는 나가세의 질문에 나가세의 어머니는 “그야 나와는 상관없고 언젠가 나갈 애니까 예뻐한 거지. 피가 이어지지 않은 아이는 화근거리야”라고 답하셨다. 이 답이 나에게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나 역시 나가세처럼 나가세의 어머니가 에나를 예뻐하는 모습에 아이를 좋아하고, 손주를 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양자라는 것 때문이었을까? 나가세의 어머니는 차갑다고 느껴질 대답을 하셨다. 나는 입양에 대해서 딱히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쁜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알 수 없어서 나가세의 어머니께서 하시는 답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혹시나 진짜로 딸이 결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여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딸인 입장이어서.
나가세가 병원을 찾았을 때, 병원의 여의사가 진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설명을 그대로 말만 바꾸어 진단을 내렸다고 생각한 나가세는 자신이 혹시나 여의사에게 안 좋은 소리라도 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 모습에서 상대방이 조금만 무표정을 지어도 혹시나 내가 한 행동이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나를 싫어하는 것인지에 고민하는 내가 떠올랐다. 공동체의 세상에서 살아가다보니 나의 생각보다는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에 더 신경을 쓰고 맞추게 된다.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내가 나는 별로라고 생각했다. 내 삶의 주인공인 내가 생각하는 대로 보다는 타인이 더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에 맞추어가는 것이 과연 내 삶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한 나가세의 모습을 보고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왜 내가 무조건 잘못했다고만 생각하는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는 정확한 진단을 받기위해서 병원을 찾은 것인데, 환자가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바라는 것이 과연 잘못된 행동인가. 여전히 모르겠다. 환자에게 무관심한 의사를 원한 것이 아닐 텐데 말이다. 이러한 것이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흔한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12월의 창가』는 아직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정말 취직을 하게 되면 이런 일을 겪게 될까라는 걱정 반, 의심 반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직장생활을 해나가는 쓰가와의 모습에 동정만 느낀 것은 아니다.
고용환경촉진공단에서의 일을 생각하며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옅어진다는 쓰가와를 보며 결국 인간은 자신의 고통을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이나 자신보다 더한 고통을 겪는 사람을 보며 위로를 받고,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간다며 자신을 달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은 저조차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도 겪고 있다면 그 사람을 위로하거나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위로하는 인간. 이것이 바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인간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씁쓸함만이 남았다. 아직 나는 대학생이지만 몇 년 후면 사회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쓰가와가 겪었던 직장생활을 겪을 수도 있고, 나가세가 겪은 관계들을 겪을 수도 있다. 즉, 이 사실은 글에 적힌 것들이 단지 소설이라는 가정하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을 수록 마음을 가볍게 느낀 것이 후회될 정도로 마음이 무거웠다. 왜냐하면 이 책이 현대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이 마음에 콕 박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취업준비생, 대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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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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