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키큰요정
  1. 나의 리뷰

이미지

여전히 순수문학에 비해 장르문학이 폄하되는 시선 속에서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듀나'의 존재는 실로 반가웠다.  


외국과 달리 당시 국내 SF 작가를 꼽기가 애매할 정도로 전무한 가운데  


'듀나'는 확실히 부끄럽지 않은 국가대표 SF 작가였다.(최근에는 굵직한 SF 작가들이 몇몇 더 나오긴 했다.)  


특히 '태평양 횡단특급' 의 단편집에서는 여러 스타일의 작품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장편보다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런 그의 단편집이 또 하나 나왔으니 반갑지 않을 리 없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나의 문자 오독과 빈약한 상상력으로 인해 'OK 목장의 결투' 같은 미래 서부극의 느낌인가 했건만, 이 작품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단편들은 SF의 탈을 쓰고 대한민국의 섬찟한 전망을 보게 한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란 작품부터 북한과 '빨갱이'가 나온다.  이로 인해 지금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더불어 미래에도 이런 정도의 인식과 가치관이라면 참으로 답답하고 울적해진다. 자세한 내용은 읽어보시길~)  


그런 우울함을 달래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동전마술'이다. 어떻게 보면 달콤한 추억 같은 이 단편은 해리포터의 세계처럼 다른 공간에 사라진 동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선을 본 상대의 마법에 의해서... 


그래서인지 '모글'인 나로서는 혹시 어떤 과학적 장치가 있는 건가 싶은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더 읽었지만 여전히 태생적 한계로 그냥 아름다운 추억 같은 작품으로 감상을 마친 단편이기도 하다. 


(혹시 이 마법에 대한 비밀을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길. 물론 모르는 채로 남겨두는 게 더 좋을 때도 많지만.^^) 


'물음표를 머리에 인 남자'도 흥미롭다. 오히려 제목의 현상보다는 이러한 현상을 목도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흥미롭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변화가 가져오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이와 비슷한 느낌은 'A,B,C,D,E&F'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나의 또 다른 인격체가 빚어내는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인 셈인데(이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지만) 누구나 조금은 경험해 봤을 공감대를 주지 않나 싶다. 


그 밖에도 로봇을 스타로 만드는'소유권'도 인상에 남는다. 그러나 그 알 수 없는 시스템의 절대성. 지금 우린 최근 3년간 과거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해보려는 시대에서  개인의 절대성으로 넘어간 현실을 살고 있어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 외 여러 작품이 있지만 끝으로 하나 더 언급하면 '죽음과 세금'이 역시 인상에 남는다. 


이미 인간의 수명마저 자본의 논리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시대에서 역으로 삶이 아닌 죽음이 인간의 가치(이것도 뭐 자본적 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조종된다는 것은 씁쓸한 기분을 떨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아무튼 이 작품은 다양한 단편들의 묶음인 만큼 입맛에 맞는 작품도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장르문학의 아이돌 조상격인(그렇다고 영웅호걸의 이진씨 캐릭터처럼 절대로 지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임을 기억해주시길) '듀나'의 단편집을 봐서 기쁘다. 


(그러고 보니 그럼 이우혁 작가 분은 대한민국 장르문학의 서태지쯤 되는 걸까???) 


끝으로 이 책에 정식 열 세편의 단편으로 실리진 않았으나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중 가장 맘에 드는 인용 단편으로 끝을 맺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인용된 분의 빠이기도 하다.) 


 


"나한테 뭐라고 그러지 마. 


나도 뭐라고 그럴 테니까." 


구하라, <청춘불패> 


 


 


<덧글> 


아차 끝으로 서평과 상관없이 하나만 더. 지난 3년간 KBS가 잘 한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프로그램 <청춘불패>인데 왜 없앤 걸까? 사장님부터 특히 각성하시길 바란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키큰요정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12.5.2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12.5.27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11.5.2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11.5.24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11.2.2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11.2.27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9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6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4
    좋아요
    댓글
    124
    작성일
    2025.7.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