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꽂이

은 유
- 작성일
- 2014.5.22
호날두는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 글쓴이
- 한준 저
브레인스토어(BRAINstore)
책을 받은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특정 인물(호날두)를 추앙하는 듯한 제목에 끌리지도 않아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 계발서, 특히 이번 책처럼 특정 인물의 성공을 다루고 있는 자기 계발서는 성공한 인물을 부각시켜야 하다 보니 간혹 독자인 나와 특정 인물을 비교하며 나에게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꾸중 아닌 꾸중을 하는 경우가 있어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다. 나 자신이 꼬인 사람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사자도 아닌 타인이 나를 누군가와 비교한다는 것이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나 나름 열심히 살면서 행복을 느끼며 지내는데 그런 것들이 무시당하는 것 같아 자격지심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관심 가질 만한 분야의 성공자도 아니고, 언론을 통해 부정적인 기사를 더 많이 보아왔던 터라 이미지가 좋지도 않던 축구선수 호날두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기가 힘들었지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하니 나도 모르게 호날두라는 인물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것과 달리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축구선수로서 성공한 호날두만큼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인간 호날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그동안 알지 못 했던 호날두의 새로운 모습과 함께 언론에 비친 부정적인 이미지의 호날두가 다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에 담긴 호날두의 인생을 보면 그에게 가장 소중한 3가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축구, 가족, 친구(연인, 동료, 감독, 팬)이다. 그에게는 이 3가지가 가장 소중하고,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그동안 보이던 클럽돌이 이미지라든지, 축구계 날라리 이미지와 달리 시즌 중이건 아니건 항상 축구를 가장 먼저 생각하며 개인 훈련도 꾸준히 하는 열성적인 운동선수였다. 가장 먼저 체육관에 도착해 체육관 불을 밝히고, 자신의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남아 마지막에 불을 끄고 나가는 성실함과 끈기 있는 선수였다. 다만, 뜨거운 피를 가진 라틴계 남자다 보니 솔직하고, 거침없는 행동을 자주 해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기사를 통해 접했던 클럽에서 여자들과 어울리며 노는 호날두의 모습은 호날두의 일상이 아닌 시즌이 끝나고 주어지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 기간에 찍힌 사진들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몸을 위해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외향적인 성격이다 보니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해 클럽에서 노는 모습이 종종 목격이 되기도 했던 것이지, 오히려 이마저도 휴식 기간에 클럽보다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고 하니 그동안 호날두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던 면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p.64
호날두에게 소중한 두 번째, 가족은 호날두가 이적이라든지 삶 전반에 있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항상 상담하고 의논하는 존재라고 한다. 이미 축구에 있어서는 프로가 된 호날두이지만, 축구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항상 가족들과 상의를 하고 결정을 한다고 한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최고의 공로자이기도 한 그의 가족들은 항상 그의 편에서 그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격려와 충고를 해주는 존재라고 한다. 그리고 몇 년 전에 호날두의 가족이 된 아들, 크리스티아누는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존재이기도 하다. 호날두는 아들이 생기면서 자신에게 책임감도 생겼고, 스스로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로 하여금 주변을 더 돌아보게 되었노라고 말한다. 호날두는 아이들에게 원래도 관심이 많았지만, 아들이 생기면서 이 관심은 더욱 커졌고 자신의 아들과 또래인 아픈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형편이 안되는 아이들에게는 병원비며 수술비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단체를 통한 꾸준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호날두는 아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한다면서 훈련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도 아들과 축구를 하며 놀아주려고 애쓴다고 한다. 이런 모습에서 아빠가 되기 전에 다소 철없어 보이던 호날두가 아들을 통해 얼마나 많이 성숙해졌고,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 바쁜 아빠다 보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아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그의 자상함에 진심으로 그가 멋져 보였다.

마지막으로 호날두에게 소중한 세 번째는 친구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잘 챙긴다고 한다. 가족이 아니라도 자신과 연관 있는 사람들이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 사람이 때로는 연인 이리나 샤크이기도 하고, 그의 동료들이기도 하고, 그를 이끌어주는 감독들이기도 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이기도 하다. 호날두는 특히 팬 사랑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팬들에게 받은 편지에 직접 답장을 해주는 선수이기도 하다고 한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로서는 그의 그러한 면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그만큼 그가 나보다 사랑할 줄 알고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날두의 이런 면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말 본받아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부를 단순히 유흥에 쓰기보다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쓰는 호날두의 모습은, 그러면서 행복해하던 호날두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된 사람'인지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호날두를 떠올리면 이인자라는 이미지도 있었다. 메시에게 가려진 면이 없지 않았다. 축구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메시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상에 섰을 때 전해지는 울림이 솔직히 컸다. 그 반면, 축구 선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호날두에게서 전해지는 울림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호날두도 처음부터 타고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님을, 그도 그러한 조건을 갖추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었음을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물론 노력을 통해 그런 조건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 또한 노력을 해도 갖추기 힘든 사람에 비해 어찌 보면 타고난 조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메시의 노력과는 비교하기 힘든 면이 있을 수 있지만, 호날두 또한 자신의 한계에 끝없이 도전하는 선수라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호날두는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쓰인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약간은 편향적인 시각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호날두에게 그만큼 좋은 인상과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호날두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호날두를 다시 보게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날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언급 없이 칭찬이 주류였고, 그의 옳지 못 했던 과거에 대해 변명을 하고 있었던 점도 있었지만, 이는 솔직히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호날두를 치켜세우면서 독자와 호날두를 비교하고 있지도 않았기에 평소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나임에도 이 책이 그다지 거북스럽지 않았다. 호날두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고, 그에게 덧씌워진 왜곡된 이미지를 벗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p.228
아직 젊은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축구선수로서 그가 지니고 있던 겸손과 성실, 열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떤 분야에서 활약하든 지니고 있어야 하는 성공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날두의 장점을 본받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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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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