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0권 읽기 프로젝트!

dobby81
- 작성일
- 2011.1.13
조정래스러움은 무엇일까? 대하소설을 척척~쓰시는 무거운 발걸음을 예상하며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읽는 동안 깔깔~거리며 정곡을 찌르는 그의 말재간과 그 속에 칼날처럼 숨은 비판의 눈에 놀랐다. 무겁고 심각한 것을 무겁지 않고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하기는 말처럼 쉽지않다. 그래서 그런 표현들을 봤을 때 우리는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하기도 하지만 활명수를 마신 듯 후련하기도 하지 않은가? 2011년판 채만식의 소설을 보는 듯했다. 가볍게 느껴지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허수아비춤이다.
읽는 것이 곧 행동으로 옮겨지면 얼마나 좋으련...제목은 생각 버리기 연습이지만 읽을 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그 중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은 "생각을 버려야 할텐데..."라는 생각. 언제부터인가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빠져사는 것 같다. 그게 습관이 되어서 생각만큼 생각 버리기가 되지 않는다. 한때는 머릿 속의 생각들이 열심히 사는 삶의 증거가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머릿 속 생각의 대부분은 건설적이기 보다는 공상적이고 몽상적이며 가볍고 깔끔한 삶보다는 무겁고 처지는 삶을 살게끔했다. 역설적이게도 생각 버리기 연습을 통해 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이 책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예전에 뮤지컬을 한참 보고 다닐 무렵 난 그녀의 뒷통수만 봤었다. 물론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얼굴을 보긴 했지만 공연 내내 보이는 것은 그녀의 뒷통수였다. 그런데 힘이 느껴졌다. 그녀의 책에서는 올망졸망한 그녀의 삶과 자유로움, 그녀의 사람들을 알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행간마다 실린 그녀의 에너지이다. 이 책은 그냥 : )이라고 무심한 듯 말하지만 굉장한 에너지가 실린 책이다. 30살이 넘어가면서 나이는 그냥 숫자이기보다 부담이었다. 40대이지만 20대의 열정으로 꽉 찬 그녀의 삶을 엿보면서 조금이나마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 "그 책 좋았어?"라고 말하면 "그냥 :)"이라고 대답하면서 추천의 웃음을 지을 것이다.
그냥 평범한 시해설집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100편의 시와 한 편의 시라해도 무방한 100편의 해설들이 실려있다. 국문학도인 내가 아는 시도 있고 알지 못하는 시도 있었지만 이 시 모음집안에서는 온전히 내가 모르는 시처럼, 다시 알아가고 느껴가야 할 시처럼 느껴졌다. 시의 해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시의 이야기를 듣고 시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라는 제목처럼 해설가로 변신한 정끝별, 문태준 시인은 우리들 마음 속에 시라는 꽃이 필 수 있도록 흙을 다져주고 물을 퍼다주고 햇살을 비춰주는 존재이다. 특히 좋았던 시들 - 한 잎의 여자(오규원), 쉬(문인수), 바람의 말(마종기), 솟구쳐 오르기2(김승희)
특히 좋았던 시들 - 수묵 정원9(장석남), 비망록(김경미)
가끔 멋진 사람들의 서재에 들어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훔쳐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약간은 변태스러운 호기심을 잘 알고 만들어진 책인 것 같다.경제학자인 글쓴이의 서재에는 의외로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들이 많았다. 책의 목록만으로, 글의 내용만으로는 마치 인문학자나 심리학자인 듯한데...이것 또한 나의 선입견이라. 짧은 인용글과 그에 대한 글쓴이의 느낌은 현명한 답을 주기도 하지만, 인용된 글이 담긴 원래 책을 읽고 싶다는 물음을 주기도 하는 책이다. 사실 뒤에 나온 "지혜의 서재" 리스트를 보고 허걱했지만 이 또한 다른 목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책에 인용된 나만의 현답 *^^*
세상을 구하는 길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 나 하나도 감당하기 벅차니까. 광고글에서 "내 인생과 세상을 구하는 단 하나의 길"이라는 부제를 보았을 때 그 정답을 알려주는 책을 필요로 하는 나에게는 딱이었다. 지독히 추운 겨울을 보내는 내 인생을 구하는 단 하나의 길을 찾기 위해 책을 읽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길의 여정에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책에서나 볼 법한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져 나의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여러 문장에 밑줄을 긋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밑줄을 긋고 그런 후에 만난 그 정답 "뭔가를 해라" 언제나 정답은 간단하고 소박하지만 그 울림은 대단하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뭔가를 할 수는 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뭔가를 할 수 있다. 나는 앞으로 내가 할 수 없는 것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망설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본문 속에 그 말이 나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청춘에 대해 딴지를 거는 책. 10대가 보는 청춘은 푸른 빛이고 30대가 보는 청춘은 황금빛이다. "청춘"이라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니 이미 청춘은 지나갔다. 아프니까, 불안하니까, 막막하니까, 흔들리니까, 외로우니까, 두근거리니까 청춘이라는 글쓴이의 말은 아프고 불안하고 흔들리고 외로우며 두근거리는 젊은이들에게 눈과 마음으로 전하는 위로가 된다. 글쓴이의 인생시계로 나는 오전 9시 18분이다. 학교시계로 1교시, 방학시계로 아침 꿈 속, 주말시계로 아직 하루가 시작되기 전이다. 하루가 힘들고 아픈 것은 세상 속에서 내가 늙어감이 아니라 아직도 세상과 맞짱 뜰 만한 열정이 남아 있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말해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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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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