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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듯


소설가에는 첫사랑 같은 데뷔작이 있다!


한국 소설가들의 명품 데뷔작 BEST 7!



모든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소설가에게도 데뷔작은 중요하다. 데뷔작은 그 작가의 역량과 작품의 원천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근데 소설가 중엔 데뷔작만 달랑 던져놓고 사라진 이도 있다. 그것도 전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문제작이자 베스트셀러.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거릿 미첼과 <앵무새 죽이기>의 하퍼 리이다.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음은 물론이거니와 영화로도 만들어져 불후의 명작으로 남은 작가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 데뷔작 만큼 센세이션널한 작품을 발표할 용기(?)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모든 에너지를 오직 데뷔작에 쏟아부어서일까? 간혹 데뷔작이 너무 강렬하고 인상적이라 소설을 출간할 때마다 비교당해야 하는 작가도 있다. 내겐 천명관, 은희경, 천운영이 여기에 속한다. 각각 <고래>, <새의 선물>, <바늘> 같은 불후의 작품을 발표하며 화려한 데뷔식을 치뤘지만 이후의 작품은 늘 데뷔작과 비교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여기 내가 읽은 한국 소설 중 잊혀지지 않는 명품 데뷔작 7권을 모아봤다. ​더 멋진 데뷔작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담아 봤다.

 



 


 


Debut #1 한국 소설에 불시착한 거대한 서사의 힘!



 








고래


천명관 저
문학동네 | 2004년 12월


 


천명관의 <고래>는 충격적이었다. 애써 외면해왔던 한국소설로 다시 눈을 돌리게 했던 작품. 20세기에는 그런대로 한국소설을 많이 읽었지만, 21세기에 들어 내 시선은 외국소설에 머물렀다. 재미가 없었다. 문학적 엄숙주의로 팽배한 문단과 예술적 성취만을 주목한 출판사도 싫었지만 내 취향의 변화도 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갈증에 목말랐다. 그나마 한국소설에 대한 애정은 몇몇 작가에 머물러 있었다. 내 페이버릿은 겨우 박완서, 김영하, 성석제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다 <고래>를 봤다. 강한 충격파. 스스로 설정해놓은 한국소설의 평가절하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2003년 <프랭크의 나>로 데뷔한 천명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자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문학평론가인 신수정이 언급한 것처럼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작품이다. 아니 그 이상을 넘었다. 부두, 평대, 공장이라는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의 미덕은 거대한 서사에 있다. 읽는 순간 압도당할 만큼 이미지가 강렬했다. 춘희가 내 몸에 달라붙어 한 달 가까이 고생하기도 했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심한 신열이 일었고, 나는 춘희 귀신을 떼어놓기 위해 사투 아닌 사투를 벌여야했다.



 


 


 


Debut #2 성장소설의 끝판왕! 은희경의 데뷔작! 


 








새의 선물


은희경 저
문학동네 | 2010년 12월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진희라는 성숙한 소녀가 등장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다. 특히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유쾌하고 경쾌한 리듬감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데미안>과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연금술사>를 연상시키지만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잠언과 심리 묘사들 때문에 곳곳에 밑줄을 치면서 읽었던 소설. 문학동네소설상의 화려한 출발을 알리는 축포이자 이 상의 가치를 올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애석한 것은 데뷔작이 너무 강렬했기에 큰 기대를 갖게 되었다는 것. 아직까지 이 작품을 뛰어 넘는 은희경을 만나지 못했다. 한때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애초부터 이 소설을 드라마화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드라마는 비추.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인 치밀한 심리묘사의 맛을 알려면 역시 텍스트로 읽어야 한다. 발표된 지 14년이 흘렀지만 지금 읽어봐도 여전히 경이로운 데뷔작이다.


 


 



 


 


Debut #3 한국형팩션의 마스터, 김탁환의 데뷔작!



 








열두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


김탁환 저
살림출판사 | 1996년 01월


 


한국형 팩션의 신기원을 이룬 김탁환의 데뷔작. 개인적으로 애정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작가의 데뷔작이라 더욱 관심을 두었던 작품. 작품성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해 아쉽다. <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리심>,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노서아 가비> 등에서 보여준 다양한 팩션 세계 또한 저평가되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다. 성장소설의 형태를 갖춘 이 작품은 마치 양파 같다. 한겹 한겹 벗겨낼 때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한 작품 속에 이렇게 다양한 희노애락이 들어있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가 제일 먼저 떠오르고 천명관의 <고래>,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도 자연스레 오버랩되었다. 슬프고, 웃기고 아름다운 소설. 우화와 판타지가 뒤섞여 있으면서 리얼리티의 균형도 잘 잡혀 있는 작품. 팩트와 팩션이 가미된 역사소설에서 일가를 이뤄가고 있는 김탁환 작가의 풋풋한 시절과 만날 수 있다. 굵직한 문학상을 탄 작품이라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았을 수작이다. 성장소설의 틀 안에서 봐도 그렇다. 이 작품을 읽고 김탁환이 더 좋아졌다. 믿음과 신뢰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에게서 멋진 청춘소설이 하나 탄생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Debut #4 어마무시한 필력과 상상력의 결정판!



 








바늘


천운영 저
창비 | 2001년 11월


 


천운영의 소설이 나올 때마다 습관적, 아니 본능적으로 구입한다. 바로 그녀의 데뷔작인 <바늘>때문이다. 장편도 아닌 소설집이 이렇게 강렬할 수 있다니! 모두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어마무시한 필력과 상상력을 과시하다. 특히 표제작인 <바늘>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작이다. 시대가 바뀌어 '문신'이라는 단어보다는 '타투'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문신을 소재로 한 관능적이면서 미학적인 문체가 시선을 끈다. 이 작품에 이어 출간된 천운영 소설들은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그녀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Debut #5 기발한 상상력과 신선한 플롯과의 만남!


 









캐비닛


김언수 저
문학동네 | 2006년 12월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거대한 서사, 독특한 캐릭터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와 신선한 플롯이 인상적인 김언수의 데뷔작이다. 1902년 서인도제도의 마르티니크 섬에서 화산폭팔이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초반부의 몰입도가 굉장하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참신함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 기괴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나면 정신적 포만감이 드는 작품. 후속작인 <설계자>도 좋고, 첫소설집인 <잽>도 좋다. 조금 더 대중적으로 접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따르지만 언제나 응원하고 싶은 작가!


 

 

 


 Debut #6 전혀 다른 화법의 전쟁소설!






 








하얀 전쟁


안정효 저
세경북스 | 2009년 11월





 


고려원에서 나온 작은 판형으로 처음 읽었다. 마치 월남전의 한복판에 서있는 기분이었다. 박영한의 <머<머나먼 쏭바강>, 이문열의 <새하곡>,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과 함께 '전쟁'을 테마로 한 한국소설 중 단연 최고다. 이 책이 출간되고부터 안정효의 화려한 전성기가 시작된다. 유명한 번역가였던 그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가장 핫한 작가가 된다. 이 작품 <하얀전쟁>을 포함해 3편 모두 영화화되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금은 글쓰기와 번역에 관한 책을 쓰고 있지만 그가 다시 한 번 화려한 부활을 했으면 좋겠다. 치밀하고 집요하며 관념적인 그의 소설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


 



 


 


 


Debut #7 떡잎부터 알아봤다! 김애란의 데뷔작!  



 








달려라, 아비


김애란 저
창비 | 2005년 11월


 


처음 이 소설집을 읽었을 때 김애란은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독특한 상상력은 둘째치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거침이 없다. 당시 머리 속에 맴돌던 단어는 앙팡테리블. 이 소설집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표제작 <달려라 아비>가 가장 인상적이다.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의 죽음을 소재로 거침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이 소설집은 한마디로 웃기고, 슬프고, 감동적이다. 나를 여러번 울렸던 <두근두근 내 인생>이 송혜교, 강동원 주연으로 영화화 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그녀의 다음 작품 또한 기다려 진다. 얼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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