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1. 공연보는 도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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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국립레퍼토리시즌_<메디아>
기간
2013-05-22 ~ 2013-05-26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글쓴이
2013-05-22 ~ 2013-05-26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평균
별점8 (0)
마니



그리스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인 메디아가 한국의 소리와 만났다.    

창극 메디아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은 다르지만 시대와 장르를 초월하는
정서인 '한(恨)'을 우리의 가락으로 재해석했다.

극의 기본 얼개는 원작을 바탕으로 하지만 악녀 메디아가 아니라 왜 그녀가 악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상처입고 버림받은 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한다.
극의 형식은 대사 대부분이
창(唱)으로 채워진 송스루 형식으로 앙상블이 극의 간극과 기승전결을 이끌어가고, 도창이 해설자로 등장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깃들인다.



메디아, 과연 악녀인가? 상처입은 가련한 여인일 뿐인가?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딸

공주 메디아는 이올코스의 청년인 이아손에게 첫 눈에 반해 그와 결혼한다.  


지만 이아손은 콜키스의 보물인 황금양피를 훔치러온 사람. 메디아는 사랑과 조국 중 사랑을 선택하고 아버지와 동생을 배신하고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숙부까지 메디아에 의해 목숨을 잃게된다. 그러나 가족들의 피를 밣고 이룬 가정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두 아이를 낳고 십여년을 함께 살지만 이아손은 왕이 되기위한 집념을 버리지 못하고 크레온의 딸과 결혼을 하기위해 메디아를 버리고 만다.
허루아침에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이들과도 헤어져게 되자 메디아는 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사랑밖에 난 몰라~
가족과 조국보다 사랑을 선택
한 여인.
과연 사랑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사랑하는 이에게 하루아침에 배신당하는 것은 비극이다. 더우기 메디아처럼 그 사랑에 혈육의 피를 묻히고서 이룬 사랑이 깨어졌을 때의 비참함이란 몇마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남자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과연 사랑으로 그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위문이 생긴다.


메디아는 자신은 그저 이아손을 사랑했을 뿐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조국을 배반한 것도,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남동생을 처참하게 살해한 것도, 숙부를 죽인것도, 결코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며
자신은 그저 사랑한 죄밖에 없다고 울부짓는다.
자신의 친 아이들조차도 '어차피 왕실의 정통 후계자가 아닌 너희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으로 결국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럴바에만 차라리 어미의 손에 죽는 것이 행복할 것이다'라며 어린 두 아들 역시 살해하고 만다. 

결국 메디아는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자신의 모든 행동에 '복수'라는 정당성을 부여한다. 
사랑했기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는 폐륜을 저질렀고, 사랑에 버림받았기에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원흉은 이아손임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자신의 비통함을 노래할 뿐이다.


이쯤되면 쓴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혈육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면서도 자신은 사랑한 죄밖에 없다니..
.
메디아에게는 자아도 죄의식도 정녕 존재하지 않는 오로지 남자가 인생의 모든 지표이며 행동의 기준이라는 말인가?
이 작품이 상처입은 한 여인의 내면에 집중하며 왜 그녀가 악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조명한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죄를 짓는
것은 남자, 하지만 벌을 받는 것은 여자. 세월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법칙'


창극 <메디아>의 작품의 메인 테마곡이다. 이 테마곡은 코러스에 의해 극 곳곳에서 불려지는데. 이로 인해 남자는 가해자. 여자는 피해자라는 인식이 작품 전체를 지배해버린다. 메디아를 일방적인 피해자로 만들어버리는 이 곡은 너무나 많이 반복되어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살짝 지겨워지기까지 한다. 또한  메디아가 결코 일방적인 피해자로 보이지 않기에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메디아는 말한다.
'복수는
절망의 절벽에서 희망의 날개를 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극중 메디아를 보며 그녀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일 관객들이 얼마나 있을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사랑이 모든 행동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창극 <메디아>의 메디아는 세기의 악녀도 일말의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는...
그저 사랑에 눈먼 바보같은 여자일 뿐이다.


창극의 현대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창극 <메디아>는 분명 고무적인 작품이다.
그리스 시대의 고전과 한
(恨)이라는 정서와 우리의 소리인 창(唱)은 너무나 잘 어우러진다. 현대적인 무대도 극의 느낌을 한층 세련되게 한다.
배우들의 소리는 무대를 가득 채운지만 송스루임에도
코러스 외에는 내새울만한 솔로넘버가 없음은 작은 아쉬움이다.
하지만 새로운 창극을 만나본다는 점에서 창극 <메디아>는 형식과 완성도 면에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다만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너무나 구태의연할 뿐이다.  차라리 악녀 메디아라는 관점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공연정보]

공연명: 창극 [메디아]
원작: 에우리피데스
극작: 한아름
연출: 서재형
공연일시: 2013년 5월 22일 ~ 26일
공연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출연진: 정은혜, 김준수, 이연주, 윤석안, 민은경, 이영태, 어해선, 이시웅, 김재형, 김형철, 박성환, 간태관, 오민아, 김미진, 고승조 외 국립창극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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