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dolcekim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도서명 표기
모두를 위한 성교육
글쓴이
김항심 저
책구름
평균
별점8.4 (18)
dolcekim

사랑하는 힘을 키우는 시간, <모두를 위한 성교육>(김항심, 책구름)을 읽고...



 



'모두를 위한 성교육'이라는 제목을 듣는 순간 ‘바로 이거지!’ 싶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 주변에 현실적인 성교육을 해줄 만한 지혜로운 어른이 흔치 않다. 성교육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삶의 중요한 영역임에도 그 어떤 영역 보다 세대 간 단절이 심하다. 



 



사실 많은 경우 어른 자신이 성적인 측면의 적절한 성장기를 겪지 못한 게 우리의 현상이다. 정서 발달이 신체적인 발달에 미치지 못한 체 엉거주춤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제도적 성인에 이르러서야 맨땅에 헤딩하듯 겪어내느라 정서적 내상을 입은 체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니게 된 어른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러니 아이 교육을 말하기 전에 어른의 성숙이 시급하다. 오랜 세월 부모교육과 성평등 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해온 여성학자, 김항심은 그 필요성을 정확하게 간파하여 제대로 출간의 방향을 잡았다.



 



프롤로그부터 들려오는 그녀의 사려 깊고 다정한 목소리로 나는 ‘이미 성장기에 만났어야 할 엄마, 아빠’를 뒤늦게 만났다. 그녀는 모두의 부모여야 했을 온화한 시선과 너그러운 품으로 사랑의 결핍 속에서도 좋은 어른으로 자라고자 분투했던 우리네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여성학을 전공한 그녀 조차도 첫 아이를 기르며 주춤했던 순간들의 혼란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어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도대체 어떻게 커왔는지도 모르겠는 이 어리둥절한 심정’을 쓰다듬고 손을 잡아 일으킨다. 그리고 첫걸음 떼는 아이를 이끌 듯 찬찬히 함께 걸어준다. 때로는 거칠고 질긴 음식을 오물오물 씹어서 먹이듯 ‘머리로는 알지만 미처 표현하지 못하고 지나친 아이에게 들려줘야 할 말들’을 부드럽게 소화시켜 내 입에 넣어 주기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20세, 17세 두 형제의 부모이자, 26년차 중고등학교 교사인 나조차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성을 말해줄 수 있는 의젓한 어른이 되지 못했음을 온전히 알아챌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아이를 기르다 보면 종종 마주하게 되는 아이의 성적 호기심에 대해 간명하게 말해주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줄 때마다 두 아이와 살아오는 동안 수도 없이 놓친 소중한 기회들이 아쉬워 발이 동동 굴러졌다. 때로는 나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 좋은 어른에게 그 말들을 듣고 싶기도 했다. ‘만일 내게 그런 어른이 있었다면 나는 진작부터 한없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갈 수 있었을 텐데...’ 싶어 억울하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면 아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한층 더 편안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원대한 소망이 뚜렷하게 그려진다. 가정에서, 강단에서, 교실에서 다양한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오는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질문에 대해 쏟아지는 명쾌한 해답은 물론, ‘다 읽고 나면 누구나 성교육 전문가가 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엄선한 주제별 명서 목록까지 ‘본문을 압도하는 부록’으로 선뜻 내주고 있다. 흥미를 자극하는 깔끔한 입담의 추천 글과 제목만 읽었음에도 이미 ‘나도 참 괜찮은 어른이 되겠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기며 마음이 든든했다.



 



 “성교육은 타인과 존중의 관계를 맺고 있는지 비춰볼 수 있는 ‘성찰의 거울’입니다.(p.211)” 라는 저자의 신념이 책 전체에 공기처럼 스며있다. 



 



우리 시대의 부모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다음 세대와 살아가기에 괜찮은 어른으로 충분히 성장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확인하기 바란다. 이제라도 내 안에 숨죽인 체 유예된 소녀(소년)를 돌보며 충분히 안아주고 치유하여 키워가기 바란다. 책을 덮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껴둔 에필로그를 읽고 책을 덮으며, 깊은 감동과 안심으로 눈물을 머금은 체 이제라도 그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dolcekim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2.9.2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9.25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2.2.3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2.3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1.12.1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1.12.11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5
    좋아요
    댓글
    193
    작성일
    2025.5.1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4
    좋아요
    댓글
    193
    작성일
    2025.5.1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6
    좋아요
    댓글
    148
    작성일
    2025.5.1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