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 그리고 그 발달사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복잡하고 흥미롭다.

 확실히 최초의 힘을 생성하는 기관은 미토콘드리아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 나노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단백질 구조물의 양성자 터빈 시스템, 그것이 생명의 기원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이라는데는 사실 까무라칠 정도의 놀라움이 수반된다.

그런 시스템을 이 현실에서 실현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시험작들이 있어야 할 것인지는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생명의 역사는 그렇게 길었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의 겉 표지에 있는 POWER, SEX, SUISIDE는 모두 세포 차원에서의 힘, 성, 자살을 말하는 것이다. 그 개념은 인간 개체로서는 많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세포 차원의 이야기들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갑자기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힘은 개체에게는 삶을 영유하는 원천이 되고, 성은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 모두에게 완전에 가까워지는 합일을 뜻한다.

 

 자살은 조금 더 복잡하다. 개체를 이루는 세포는 개체의 생존을 위하여 자살한다지만, 인간 개체의 자살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아무튼 최초의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와의 관계 없이는 발전하지 못하였고 그것 없이는 인간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는 포식하는 세포나 기생하는 세포가 없이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를 잡아먹겠다고 으르렁 거리는 관계가 가장 강력한 조합이 된 이 세태는 우리들 인생사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