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미국의 작가 '바바라 오코너'라는 영미권의  작가를 알게 되었어요. 바로 이 책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통해서 말이죠.​ 발칙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있네요.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봐도 참 좋은 내용들이 가득한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올해 12월 28일에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영미권 소설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영화화 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상상만으로 가득 했던 내용들이 영상으로 구현된다니.. 기대하고 고대하던 작업입니다. 특히, '김성호'감독은 각본가로도 유명한대요. 그의 작품 <거울속으로>가 헐리우드에 판권이 팔려 <미러>라는 작품으로 선보인 적도 있답니다.

 

 

책의 내용은 집을 나간 아빠 대신, 생계를 꾸려가게 된 엄마! 엄마는 집이 없이 세간살이들을 차에 우겨 넣고, 무작정 정처 없이 조지나와 토비, 엄마는 차에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조지나'의 소원은 이 지긋지긋한 길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보드랍고 따스한 침대가 있는 집에서 사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 당장 집을 구할 수 있는 돈이 없는 조지나는 깜찍발랄한 계획을 세웁니다. 바로 부잣집 개를 훔치는 거죠! 그때부터 열한살짜리 꼬마아가씨 조지나는 '개를 완벽하게 훔치기 위해'계획을 세우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집니다. 가족간의 사랑과 아이들의 눈높이로 보는 어른들의 모습, 천진난만한 동심,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는 유쾌한 성장소설입니다.

 

 

얼마전 시사회를 다녀와써 이런 것들을 받았습니다. 역시나 '개'가 나오기 때문에 시사회 참석 선물로 '개 사료'를 주는 센스! 그리고 월리가 귀엽게 그려져 있는 엽서! 앙증맞은 선물은 덤이고 한국의 정서에 맞게 각색을 아주 잘 했더라구요. 미국의 이야기라 이해도가 성기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아주 매끄럽게 한국식으로 풀어내어 즐겁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원작과 영화의 느낌이 다른데 여기서 원작에는 있고 영화에는 없는 것들을 살펴 볼까요?

 

 

 

원작에서는 '조지나'(이레)와 '토비'(홍은택) 둘이서 개를 훔치는 방법을 계획하고 공모하지만, 영화에서는 화면 오른쪽에 보이는 친구가 추가 되었어요. 원작에서의 친구들은 조지나와 어울리기에 거리를 두를 반면, 이 친구는 차에서 사는 모습을 봤음에도 친구가 계속 되고 싶어 합니다. 그 이유는 "너랑 있으면 재미있어. 계속 친구 할꺼야!"라는 아주 심플한 이유에서에요. (아이들은 재고 따지고 없이 순수하게 좋은건 좋은거니까요^^)이 꼬마악당들이 개를 훔치기 위해 공모하고, 리허설도하는 모습이 아주 깜찍해서 입가에 엄마미소 가득가득!!

 

 

 

그리고 개를 훔치기 위한 조력자 등장하는데요. 바로 피자집 알바생(이홍기)와 노숙자(최민식)이 등장해 깨알같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줍니다, 특히, 노숙자 아저씨는 어딘가 사연이 있게 생긴 아저씨. 처음에는 무서워 하지만 아이들에게 반성과 교훈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선지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어딘서든 부르면 나타날 것 같은 아저씨 너무 필요한 아저씨. (배우 최민수 씨는 영화를 위해 분장하신게 아니고 그냥 생활인이신거 같은 느낌 ㅋㅋㅋㅋ)

 

원작에는 한줄로 정리 되었던 '이솝'의 우화 '토끼와 개구리'의 이야기가 영화 첫부분에 등장하면서 전반적인 영화의 중심으로 그려집니다. '자신이 가장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기보다 더 한 경우도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는 주제가 처음과 끝에 등장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원작을 알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캐릭터들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부득이 하게 미국에서 한국으로 무대가 옮겨지면서 한국의 실정에 따라 각색한 부분들도 좋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경제 자체가 불안정해 지면서 미국이란 나라도 흔들리게 되었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하우스 푸어'가 생기게 되고, '꿈과 기회의 땅 미국' 마져도 더이상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니게 됩니다. 원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회적인 현상으로 가족이 해체되고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가슴아픈 사연을 소재로 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담아내었기 때문에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도 예외가 아닌 현실이죠. 전세가 매매가를 역전하는 현상은 벌써 다가왔고, 몇 십년 전만 해도 한푼두푼 월급을 모아 내집을 장만하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던 호시절은 이제 먼나라 이야기 입니다. 집은 더이상 소유와 투자 개념을 넘어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재산이 있는 월리의 주인(김혜자)도 말 못한 고민이 있고, 고모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조카(이천희)도 돈이 필요하죠. 어쩌면 500만원이 있으면 평당에 빨간지붕과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서 살 수 있다는 꿈으로 계획된 '개훔방'이지만 ..이렇게 어린 아이까지 '집걱정'을 해야하나 싶어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부디,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못난모습은 모르고 쑥쑥 커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만큼 영화 <소원>으로 유명해진 '이레'의 연기가 빛을 내고 있어요. 어쩜 어린나이에도 어른들을 울고 웃기는지..

 

 

 

무엇보다 한국의 실정에 잘 맞게 각색을 했고, 적절한 신파가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시사회장에는 개귀염 '월'리를 보러 온 꼬마 손님들이 많이 있었어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혹은 연말에 가족과 함께 보기에 제격인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였습니다!!

뱀발> 영화나 드라마 CF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3B가 있다고 하죠. 바로 Beast , Beauty, BaBy ! 이 중 둘이 나오는 영화! 그만큼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의 개고생이 극에 달았을 것 같은 슬픈 느낌 ㅋㅋㅋㅋㅋㅋ

​아참, 그리고 이번주 그러니까 12월 21일(일요일)에 방영되는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의 '에 '김혜자, 강혜정, 이천희'가 출격한다고 하네요!! 영화 홍보차겠지만 영화보기전에 '런닝맨'으로  예습하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