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양사나이
- 작성일
- 2015.7.24
대낮의 사각 1
- 글쓴이
- 다카기 아키미쓰 저
검은숲
<대낮의 사각>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 시간은 밤 10시쯤이었다. 긴 분량이라 가벼운 마음에 살짝 앞부분 맛만 보려 책을 잡은 것이다. 이것이 나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중간에 끊고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결국 침대 위에서 다 읽어버렸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올해 읽은 추리소설 베스트 중 하나로 내세워도 전혀 손색없을 작품이다. 2권까지 쉴 새 없이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흡입력은 말할 것도 없고 스토리가 너무 탄탄해서 이 양반이 진짜 천재인가 생각했다. 법에 대해 완전히 꿰고 있었고 금융 지식도 빠삭했다 그러나 여기서 함정, <대낮의 사각>에서 나오는 사건과 인물들이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을 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완전한 창작물이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작가가 살을 붙여 만든 작품이다. 그 사실로 조금은 김이 빠져버렸지만, 어쨌든 대단한 작품임은 틀림없다.
1948년, 전후 나라가 혼란한 상태로 위태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한 명의 천재가 있었다. 도쿄대 천재라 불리는 스미다. 그는 수재라 불리는 도쿄대 학생들 3명을 모아 '태양 클럽'을 조직한다. 이 클럽의 목표는 20만엔 자금으로 2억엔을 만드는 것이다. 몇 개월이면 가능하다는 계산하에 그들은 무엇을 해서 이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한다. 주식과 땅을 알아보다 시간과 운에 좌우된다는 현실에 포기하고 대긴 금융업에 뛰어든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은행이나 합법적인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은행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투자자들에겐 은행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한다. 당시 먹고살기 힘든 사회적인 상황으로 봤을 때,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달콤한 꿀일 수밖에 없었다. 관심을 돈으로 바꾼 스미다의 결정적인 포인트가 있었다. 그들은 일본에서 제일 가는 도쿄대 학생들이라는 사실이다. 돈을 빌리고, 맡기는 불안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찾아온 것은 '태양 클럽'이 도쿄대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학생들이 만든 00금융이라는 얘기다. 사회적 통념으로 봤을 때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 방법을 생각한 천재 스미다는 철저한 계산하에 모든 걸 실행하는 남자였다. 특히나 그는 하루를 분 단위를 따지는 습관을 가진다. 예를 들어 수면 300분, 명상 6분, 식사 20분 등. 그만큼 철두철미한 성격이라는 얘기다. 많은 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생각으로 회사를 더 키운다. 대도시로 옮기고 신문에 광고까지 내게 된다. '태양 클럽'뿐만 아니라 고리대부업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사회 문제가 대두되자 경찰이 움직이게 된다. 불법적인 부분을 경찰을 추궁하자 '태양 클럽'의 신용이 흔들리자 불안한 투자자들은 돈을 빼기 시작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식시장까지 호황으로 남아 있던 투자자들의 돈이 썰물처럼 사라진다. 회사가 힘들어지자 스미다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태양 클럽'에서 2인자로 활동하던 쓰루오카 시치로는 전말의 사건들을 겪으며 좋은 묘안을 생각해낸다. 사기는 사기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묘한 사기라고나 할까?
사람이란 참 이상하지.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에 상처 입었을 때보다, 어떤 말에 상처 입었을 때 원한이 훨씬 깊거든. 죄라는 건 일단 저지르고 보면 의외로 쉽고 악마 같은 스릴로 가득한 법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99퍼센트가 남자지만, 남자를 움직이는 것은 여자의 힘이다. 분명 이번에는 졌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승부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는 법 아니겠습니까? _<대낮의 사각> |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결국 법망을 피해 사기를 치는 이야기다. 뛰어난 두뇌로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교묘하게 이용해 먹는 사기꾼들. 그들의 사기로 인해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고 멀쩡한 사람이 자살을 하기도 한다. 그들의 논리는 이렇다. '멍청하면 당하고 똑똑하면 이긴다.'
난 이 책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다. 어떤 분야든 알아야 하고 사람은 배워야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이 거침없었다. 기승전결 확실하고, 무엇보다 사건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어떻게 사기를 그렇게 기가 막히게 칠 수 있는 건지. 그 머리로 학문에 정진하거나 기술을 개발했다면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을텐데, 라는 아쉬움까지 들었다. 소설이니까, 이런 생각도 해보는 것이다. 어쨌든 마지막 페이지까지 재밌게 즐겼다.
ps_나도 천재가 되고 싶다..+_+
- 좋아요
- 6
- 댓글
- 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