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진짜엄마되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5.9.30
메기효과(catfish effect)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고, 미꾸라지를 장거리 운송할 때 수족관에 메기를 넣으면 죽지 않는다. 메기로 미꾸라지를 생존시키는 현상을 기업경영에 접목한 것이 메기효과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경영혁신을 내세우며 인용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긴장과 자극, 위기의식과 같은 적절한 자극제가 필요하다는 신경영의 핵심이론으로 자주 등장한다. 조직은 다면평가제도, 진급제도, 직무심사와 성과급제도, 신진세력 투입 등을 적용하여 조직의 정체 현상을 극복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생산성을 높이려 한다.
청어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급 어종이다. 그러나 청어는 먼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에 냉동 청어가 대부분이고 싱싱한 청어를 먹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살아있는 청어가 런던 수산시장에 대량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 비결은 청어를 운반해 오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은 것이다. 청어들은 메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도망다니며 생존의 몸부림이 청어가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는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고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었다는 자신의 역사 이론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메기효과를 활용하였다. 실제로 포식자와 먹이의 관계는 생태학적 측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과학자들은 메뚜기를 들판의 사육장에서 길렀다. 새들은 사육장 위에 앉아 주변에서 잡은 메뚜기를 먹는 등 메뚜기에게 공포를 일으켰다. 천적을 의식한 메뚜기는 움직임을 삼가고 풀 위로 높이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생존에 급급하다 보니 번식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번식률은 떨어졌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사는 도마뱀을 대상으로 천적인 때까치가 있을 때 먹이동물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 연구에서도, 도마뱀이 덜 움직이는 경향이 분명했다. 평소 좋아하는 먹이를 찾아다니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는 먹이로 만족했다. 미국 미주리 주의 호수에 사는 잠자리 애벌레를 포식 물고기인 블루길 곁에서 키웠다. 수조에 칸막이를 쳐 천적의 냄새만 맡을 뿐 직접 잡아먹힐 걱정이 없는데도 애벌레의 사망률은 포식자가 없는 수조에서보다 4배나 높았다. 스트레스가 면역 약화를 불렀기 때문이다. 최근 <사이언스>에 실린 메뚜기 연구 이후 포식자가 먹이동물의 화학조성을 바꾸어 놓으며 결국 토양 생태계까지 변화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메기론’은 약자에 대한 강자의 억압을 합리화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미화하는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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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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