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역사/교양

청현밍구
- 작성일
- 2020.5.22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1
- 글쓴이
- 이희재 저
휴머니스트
만화? 나는 어릴 때 만화로 읽는 한국사, 세계사 등으로 역사에 흥미를 붙여서 결국 오늘까지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고, 역사 공부에도 흥미를 붙일 수 있었다. 어려운 역사를 들어가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는 이렇게 만화로 쉽게 한 번 훑어보며 재미를 붙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물에 관심을 가지고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 역사, 사건, 주변인물로 범위를 넓히면서 역사공부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게 된다.
21세기, 인터넷과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변화하는 시기에 왜 역사를 읽어야 하는가를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고, 스마트폰이고 결국 그 창의력의 원천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이 바로 역사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지나면 과거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인간사를 제대로 아는 것! 그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 동양고전, 중국 25사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책이다.
중국의 기원전 고대 오제시절부터 전한의 7대 황제 무제가 다스리던 기원전 90년까지의 3천년에 달하는 역사를 그리고 있는 대작이다.
사기는 본기 12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표10편, 서 8편 등 총 130편 52만 6,500자에 달하는 대서사이다.
솔직히 내용이 주옥 같고, 이 책을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의 차이가 확연할지라도 알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량이다.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김원중 교수님이 번역하신 사기 완역본이다.
국내에는 김원중 교수님, 신동준 박사님, 그리고 사기로 유명한 김영수 교수님 등이 완역본을 냈는데(김영수 교수님은 현재도 번역중) 나는 김원중 교수님, 신동준 박사님 완역본을 다 가지고 있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를 읽고 난 후 반드시 완독할 것이다.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나도 사 놓고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뿐 쉽게 손을 못대고 있다.이 책은 이런 사기를 바로 손쉽게 들어가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나는 오늘 회사 출근하기 전, 회사에서 점심시간, 퇴근하고 와서 등 5~6시간을 투자해서 1권을 완독했다. 재미있어서 빠르게 읽었다.
책을 한 권씩 읽어가면서 그 끝 표지를 볼 때는 두 가지 기분이 든다. (물론 좋은 책 기준이다)
하나는, 아! 이 뿌듯함! 책 한권을 완독하는 그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두번째는 아, 다 읽었네! 아깝다. 이 책의 후속편을 또는 유사한 책을 얼른 다시 읽어야지 이다.
이 책은 정말 2권이 기다려진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중국 고대사와 사기 열전에 기반한 다양한 인물 군상의 출현에(만화라서 정말 엄청 많이 생략되고, 요지만 말해주지만) 일희일비 하며 재밌게 읽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요,순, 우임금부터 시작해서(역사를 좋아하는 한가지 Tip을 알려드리면, 이순신의 형제들은 아버지가 돌림자 신 자 앞에 중국의 고대황제 이름을 붙여서 아들 이름을 만들었다. 이순신의 큰형은 희신(복희씨), 둘째형 이요신(요임금), 이순신(순임금), 넷째는 이우신(우임금)이다) 폭군 주왕을 거치고, 문왕과 무왕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변동기, 춘추시대의 성립까지 숨가쁘게 달려가며 재미를 더했다.
사실 만화에서 나오는 내용 정도는 다른 열국지나 기타 춘추전국을 무대로 하는 수많은 책들을 통해, 또 사자성어 공부를 하면서 어느 정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내용 자체는 나에게 신선하지 않았지만, 사기를 재밌는 만화로 접해서 일단 너무나 편하고 재미가 있었고, 쉽게 입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은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를 먼저 짚어주고 넘어간다.
BC.1046년의 주나라, 춘추전국시대, 그리고 진시황의 통일까지 간략히 보여준다.
사실 중국 고대사는 이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
다음으로 프롤로그에서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하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사마천의 아버지는 사마담으로 천문, 역법, 제사를 담당하는 태사령이었다.
사마천은 열 살 때부터 옛글을 배우고 익혔다.
아버지는 역사를 많이 알려주었다. 그러던 중 문자에서 벗어나 천지의 일을 몸소 현장에서 보고 배우라고 하면서 사마천은 중국 대륙을 주유한다.
사마천은 총 세번에 걸쳐 중국 대륙을 답사하며 역사를 현장으로 눈으로 익혔다.
당시 한(漢)은 전한의 7대 황제 무제 시대로 한의 전성기였다. 그는 황제의 봉선의식을 거행한다.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그것을 미쳐 못보고 눈을 감고, 사마천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태사령이 된다.
그 뒤 사마천은 중국의 역법을 정비하고, 업을 완수한 후 역사서 사기 집필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그 유명한 이릉장군이 흉노에 투항하게 되고(사실 이 부분은 무제의 무능이나 찌질함이다) 사마천이 이릉 장군의 변호를 위해 무제로부터 노여움을 사 사형을 선도받게 된다. 그는 오로지 역사서 집필 완수라는 사명을 위해 목숨을 부지하는 당대 최고의 형벌이었던 어찌보면 죽는 것보다 더 치욕이라는 궁형이란 형벌을 감내하면서 역사서 집필에 매달린다.
흔히 사기는 한나라의 또다른 방대한 역사서인 반고의 한서와 비교되나, 한서는 한나라만을 기술 한 것으로 우리 입장에서는 그 역사적 가치가 사기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한서는 주변국에 대한 왜곡도 심하다.
1권은 요순시대와 하,은,주 중국 고대사회를 다루고 있다.
이희백 화백 특유의 진한 필치로 글과 그림 읽는 재미가 있다.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을 거치며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닌 선양에 대해서 칭송한다. 오늘날에도 많은 문제가 자식에게 부를 대물림하기 위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요임금은 그의 반대로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게 된 근본 원인을 보여준다.
요임금이 한 말이 유명하다. 맏아들 단주에게 천하를 주지 않으면서 하는 말이다.
"만약에 단주에게 물려준다면 천하가 손해를 보고 단주 한 사람이 이득을 볼 것이다.
그러나 어진 이에게 넘겨주면 천하가 이롭고 단주 한 사람이 손해를 볼 것이다."
아, 오늘날 이런 지도자는 정녕 나올 수가 없는 것인가? 요순은 역사속 허구란 말인가?
순임금 역시 아들 상균을 제치고 우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었다. 순과 마찬가지로 우도 세습이 아닌 선양으로 임금자리에 올랐고, 하나라는 우에게서 시작된다.
우임금 역시 덕이 있는 사람에게 선양을 이야기했으나, 우임금대부터는 신하들이 아들을 지지했고 계, 태강, 중강을 거치며 하나라는 대대 세습으로 400여 년을 이어간다.
탕이 하나라를 멸한 후 은을 세운다. 은은 상상속 나라로 알려졌으나 1898년 갑골문이 발견되며 역사속의 나라로 인정받는다.
은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주(紂)는 총명했으나, 경국지색인 달기에 빠지고 주지육림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는다.
당시 하나라는 제후국 3개를 두고 있었으나, 2개국은 모두 주에게 죽임을 당하고 마지막으로 서백이 남았다. 서백은 주에게 핍박을 받으면서 감옥에서 중국 고전이며 동양철학의 최고봉인 주역을 만들기도 한다.
서백의 맏아들 백읍고를 마신 일은 조금은 엽기적인 일이기도 하다.
결국 은은 망하고 주나라의 서백창(문왕)과 그의 아들 무왕이 등장한다. 무왕은 태공망의 도움으로 폭군 주를 몰아내고 주나라를 건국하고, 태공망을 비롯한 건국 공신들과 요,순,우의 자손들을 제후로 봉한다. 중국에 봉건주의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태공망과 자신을 버린 노파의 엎질러진 물의 이야기는 고난을 같이한 부부만이 부부다라는 교훈을 준다.
다음으로는 은나라에 충절을 지킨 백이 숙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백이와 숙제가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쫓았던 충절에 대해 공자와 사마천의 대화형식으로 나온다. 공자는 백이와 숙제는 불의를 미워했지만 남을 원망해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네. 이는 어진 것을 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마천은 백이와 숙제가 충절을 지키다 굶어 죽은 것도 하늘의 뜻이냐고, 그럴 경우 하늘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한다. 공자는 불의와 부정을 일삼으며 호의호식하고 배를 두드리는 자들도 수두룩하고, 반면 어진 이들이 재앙과 환난으로 고통속에 사는 일 또한 수두룩한데 공자 역시 이것이 진정 하늘의 뜻인가 되묻는다. 하지만 공자는 부귀가 찾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마부라도 마다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공자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도를 행하고 덕을 쌓는다고 말하면서 백이와 숙제를 추운 계절이 되고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듯, 세상이 흐려진 뒤에 비로소 맑은 사람이 드러난다고 하며, 백이와 숙제를 칭송한다. |
주의 수도 동천으로 주나라는 권위를 잃고 본격적인 춘추시대가 시작된다. 제환공, 노장공 등 역사적으로 들어봤음직한 인물들이 출동한다.
제 환공은 관중을 재상으로 맞이한다. 유명한 관자다. 관중은 포숙아의 도움으로 결국 재상의 위치에까지 오르는데 이들 두사람의 우정을 관포지교라 한다.
마지막으로는 2인자란 어때야 하는지롤 보여준 안영(안자)의 이야기다. 안자의 이야기는 동주열국지에서 본 기억이 났다. 안영과 초나라 신하들의 설전 끝에 안영의 지혜와 처신에 탄복한 이야기였다.
사마천의 사기는 열전 뒤에 태사공왈 이라고 해서 자신의 인물평을 적어놓았는데,
안자는 옳은 말을 할 때는 왕의 얼굴빛에 구애받지 않았다. 만약 지금 안자가 살아 있다면 나는 그의 마부가 되어도 좋으리라. ---p.228
란 말로 안자의 충신적인 지조와 바른말을 하는 간언을 매우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감정 한가지는 역시 저자도 이야기했지만 사마천의 <사기> 완역본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끝내고 싶다는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은 것과 안 읽은 것의 차이는 크다고 말한다.
사마천의 사기를 만화로 쉽게 풀어내면서도 핵심은 놓치지 않는 수작이다.
7권까지 너무나 기다려진다. 7권까지 다 읽고 회사에 기증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하려고 한다.
*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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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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