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가 바로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데, 탈냉전 속에서 소련과 동유럽이 몰락했음에도 살아남아 집권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역사와 이슈들을 이 책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1921년 중국공산당 창당 이후 혁명 30년, 건설 30년, 개혁개방을 통한 발전 30년, 그리고 시진핑 집권기를 일컫는 신시대까지 100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조의 붕괴와 더불어 제국주의에 의해 분열되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위기를 해결하려는 많은 노력이 이어졌는데, 특히 1917년에 발생한 러시아혁명은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던 식민지와 반식민지에서 민족해방을 위한 대안으로서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관심 증대 시켰다고 한다. 곧 마르크스주의 학습조직이 생겨나며 1921년 중국공산당이 이를 바탕으로 창당되었다면서 말이다. 당시 중국은 저발전된 반봉건적인 농업사회였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근대공업의 발전과 민주혁명이 주요 과제였는데, 자본주의적 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또 다른 혁명 세력인 국민당과 협력과 대립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러한 혁명의 시기를 거쳐 1940년대 소련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식 사회주의 발전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면서 말이다.

 

그 과정에서 반우파투쟁, 대약진운동, 사청운동을 거쳐 문화대혁명이 발생했으며, 문혁 이후 문혁을 초래한 기존의 체제와 사회주의 건설방법에 대한 반성과 비판과 더불어 새로운 대안을 제기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결국 덩샤오핑 체제로의 전환과 개혁개방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와 사유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수정된 노선과 함께 권력의 분권화도 이루어졌으며, 무엇보다 정치와 경제 또는 정치와 일상을 분리하여 인민들이 더 이상 정치적 기준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적 결정이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개혁개방을 통하여 중국이 부유해졌지만 빈부격차와 지역격차 확대, 부패도 함께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득권 세력도 등장하게 되었는데, 시진핑 집권기에 들어와 이러한 불평등 심화와 개혁과정에서 형성된 새로운 기득권 문제의 해결이 개혁의 주요한 방향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정치체제는 다당제와 직접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가 없었던 일당통치 체제지만 중국 내부의 노선 투쟁을 둘러싼 논쟁은 중국의 사회 성격 혹은 체제 성격을 놓고 어떻게 중국을 변혁시키고 발전시킬 것인가가 그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당 내외의 논쟁과 노선 투쟁은 일정 수준 다당제와 유사한 기능을 해온 측면도 있다고 언급한다. 중국 내부에서 일어난 다양한 논쟁 중 중국의 현실에서 사회주의 혁명은 불가능하며 자본주의적 발전이 우선이라는 사회주의 논쟁이나 국유기업의 개혁을 통해 기존의 종신고용 체제가 해체되고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함께 노동계약제가 전면 시행되었을 때 불거져 나온 신좌파 대 자유주의 논쟁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중국 발전사에 대해 다양한 측면의 해석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1980년대 말 당시 중국공산당이 선택했던 부분적 시장경제 도입 정책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부정부패를 야기하였고, 1989년 텐안먼 광장의 비극은 부분적인 시장경제 시스템 도입의 부작용과 시장 시스템의 도입과정에서 축적된 대중의 불만이 폭발한 결과라는 해석이 등장한다. 또한 1992년 한 해에만 중국 관료조직에서 12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퇴직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하면서 중국 시장경제의 중요한 주체가 되었고, 결국 민영기업의 경영자가 된 전직 공산당 간부와 공산당과의 관계는 매우 협조적이 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중국공산당의 경제정책이 1980년대 자본주의적 시장화 방향을 채택한 이후 2010년도까지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자본부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분배되었지만 2010년 이후에는 공산당의 경제정책 방향이 전환되어 노동부문에 대한 분배가 크게 증대했다고 한다. 또한 텐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사회관리는 중국공산당의 주요 의제가 되었는데, 중국공산당은 사구 공간을 격자로 세분화하고, 그 세분화된 격자에 당 조직 건설을 강화하였으며, 정부의 서비스 구매 방법을 통해서 사회단체를 포섭하고 육성하면서 그 사회단체를 통해서 사회를 관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의 대외인식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면서, 중국 스스로가 미국의 패권에 의문을 제기하며 세계 권력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인식하면서 중국의 신흥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고자 시도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00년이 넘는 중국문학사는 당대 최고의 인재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이 넘쳐나는 곳이었지만 작금의 중국문학연구는 사회과학에 끌려 다니는 신세라던지, 이러한 문학 창작활동도 시진핑 정부 들어 검열이 강화되어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