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여행

태이아빠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9.1
여행의 이틀째, 오늘의 일정은 간단하게 아침 먹고 경도회관에서 점심으로 하모, 저녁은 회정식이나 삼치회중에 하나를 먹어줄 생각이다. 하룻밤 머문 인연으로 슬슬 정겨워지기 시작하는 담양군 창평면

펜션 주인 아저씨의 조언을 듣고 찾아간 창평면 농협 근처의 창평 시장, 국밥집이 꽤나 많다. 내공이 있어 보이는 원조 시장국밥으로 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거지 들어가고 선지 좀 둥둥 떠있는 국밥이 나올줄 알았는데..

저 따로 국밥이.. 우리가 늘 먹는 그 따로국밥인줄만 알았는데..

밥상에 새우젓이 보일때 까지도 아무 의심이 없었건만..

막상 나온 국밥은 이런 비쥬얼이었다. 말간 고깃국물에 고기가 듬뿍 들어간 스타일. 완전 처음 보는 비쥬얼이다. 이게 뭘까?

정답은 고기와 내장이 듬뿍 들어간 돼지 국밥의 변종이다. 먹다 보면.. 맑은 국물에 잡내도 없어서 담백한 닭국물 같고 씹히는 고기는 쫄깃하니 내장과 고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하겠고 소주 한병 마시기에도 모자라지 않은 훌륭한 안주지만..

냄새에 민감한 여성 동지들에게는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나 보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에게도 너무 자극적인 음식. 어른들이 먹는 옆에서 따로 챙긴 이유식을 먹는다. 저 눈빛은 너무나도 먹고 싶어하는 모습이건만. 밥을 다먹고 시장 구경을 나선다. 어느 도시를 가도 시장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뻥튀기 가게를 지나서.. 창평의 명물이라는 쌀엿을 사볼까 하고 엿가게로 갔는데

엿가게 사장님 말씀이 지금은 호박엿하고 콩엿밖에 없단다. 쌀엿은 습도가 좀 내려가는 9월이나 되야 생산이 가능하시다고.아뿔싸. 그게 그렇구나. 흠.. 엿사러 여기를 또오기는 힘드니 명함이나 받아 가야지.

콩엿과 집에서 만든 약과가 매우 먹음직스럽다.

뭘살지 한참을 흥정하다가..

호박엿과 콩엿을 샀다. 호박엿이야 서울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맛이고 콩엿은 안에 과자와 콩이 들어있어서 고소하고 달콤한 간식이다. 운전하다가 먹고 심심해서 먹고.. 살찌기 딱 좋은 아이템. ^^ 콩엿은 한봉지 3천원, 호박엿은 2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이제.. 나름 정이든 창평을 떠나서..

담양의 명소라는 죽녹원으로 향했다. 딱 죽녹원 문앞까지만 가서 사진 한장 찍고 돌아섰음. 코스가 긴데가 1시간 넘게 걸리는 코스라고 해서 걷기가 힘겨운 우리는 그냥 패스. 이 역시 다음 기회에..

대신. 죽제품을 파는 곳에서 긴 시간을 보낸다.

요즘에 보기 힘든 참빗도 있고.

대나무로 만든 도마도 있다. 결국 하나 사왔음.

못내 탐을 내는듯 싶던.. 이 부채는 결국 안샀다. 집에 둘데도 업고 먼지 쌓일 것이 눈에 보여서.

죽녹원 앞은 관방제림. 하천이 제법 멋지다.

관방제림을 따라 이어진 국수거리에서 한 뚝배기 하려던 계획은 일행의 반대로 무산된다. 하기사.. 아침 먹은지 몇초 되지도 않았다. 여기도 담에 들리자.

컬투가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현장. 이 집 장사가 제법 잘된다.

담양까지 1시간여를 운전해서 프랑스모텔에 짐을 먼저 풀었다. 전형적인 러브호텔 분위기지만 나름 깔끔하다 해서 선택한 곳. 방도 널찍하고

바깥 풍경도 나쁘지 않다. 침대방을 선택하면 뷰가 더 좋다던데.. 우리는 그냥 온돌방 두개.

욕실에서는 운동을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넓었다. 머.. 상관없지만.

비오는 거리를 다시 운전해서 여수의 명물이라는 하모를 먹으러 경도회관으로 간다. 경도회관은 대경도라는 섬에 있어서 어항단지에 있는 여객선 월호호를 타고 넘어가야 하는 곳이다. 어항단지에 차를 세우고 배를 타러 가는 길.

저 배가 월호호다. 운행 간격은 대중 없고.. 어항단지와 대경도 사이의 거리가 눈에 보이는 거리이기에 배가 출발한다 싶으면 그냥 기다려서 타면 된다. 다만 저녁 8시 이후에는 30분에 한대씩 있다고.

동네 주민들이 대부분이신듯.

배위에서 운임을 받는다. 이 아가씨가 운임을 걷으러 다니는 일종의 승무원

슬슬 날씨가 개고 있다. 도깨비 같은 날씨로다.바다를 봐도 별다른 감상이 없고 이제 곧 먹게될 하모 생각 뿐이다. 나.. 뭔가 잘못되고 있는걸까?

배에서 경도회관이 보인다.

비도오고 평일이고 해서 당연히 사람도 많지 않다. 게다가 시간도 오후 두시경.. 어중간한 시간에 가야 북적거리지 않는 법이다.

하모 유비끼와 사시미를 시킨다.


기본 찬이 깔린다. 메인이 나오기전에 기다리면서 먹으라는 배려겠지. 스끼다시도 꽤나 알차지 않은가?

손은 많이 가지만 까놓으면 제법 담백한 갯가재

드디어 하모 사시미가 나온다. 세꼬시 스타일로 잘게 썰어놓은 회.

오로지 고기로만 이만큼이니 적은 양은 아니다.

깻잎에도 싸서 먹고..

여수 스타일로 양파에도 싸서 먹고

여행을 기념하며 건배도 한번 한다.

하모 사시미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라고 하겠다. 뼈도 씹히지만 입에 거슬리지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단맛이 퍼져 나간다. 오늘의 메인 이벤터 하모 유비끼가 등장한다.

하모 유비끼를 해먹을 육수. 장어뼈와 한방 재료를 대충 끓인듯한 느낌. 손질된 하모가 나왔다. 껍질의 색깔이 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맑고 투명한 느낌이다. 광택이 있다고 할까.

뒤집어 보니 칼질을 잘게 넣어 놓았다. 갯장어를 즐겨 먹는 일본 사람들이 환장한다는 교토의 여름 별미 갯장어. 저거 한점을 귀하게 먹는 일본 사람들이 보면 여수 사람들은 참 복받았다 하겠다.

펄펄끓는 육수에 자기 취향껏 데친다. 보통 서너번 데치면 겉은 하얗게 익고 속은 투명한 정도가 된다. 정도를 조절해서 자기 입맛에 맞게 먹으면 되지만 회로 먹을 정도로 싱싱한 하모라.. 너무 많이 익히면 맛이 덜한 것 같다.

전용 소스에 찍어서..

상추쌈으로도 먹고..

양파에 올려서도 먹는다. 양파에 올려 먹는 것이 더 풍미가 좋다. 장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과 양파의 단맛이 잘 어울린다. 장어 살과 껍질 사이의 지방이라 할지 콜라겐이라 할지. 그 부위가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또한 일품이다. 서울에서도 하모 유비끼를 먹어본 적이 있지만..이 음식은 역시 현지에서 먹어야 겠다. 서울과는 하늘과 땅차이. 여수에서 먹어보지 않고 하모를 논하지 말아야 하리라.

남아있는 육수에 라면을 끓인다.

라면은 ... 라면 맛. 라면 스프가 들어가는 순간. 모든 음식의 맛은 통일된다.

이 힘차게 펄펄 뛰는 녀석들이 갯장어다. 고맙다. 덕분에 잘 먹었다.

월호호의 도선 운임은 왕복 1,500원.

모텔로 돌아와 뒹굴 뒹굴 쉬다가..저녁을 먹으러 사시사철이라는 삼치회 전문점으로 간다. 그동안 배가 꺼질까 싶었는데 하모는 의외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인지 8시쯤 저녁 먹으러 갈때는 이미 배가 꺼져 있었다.

삼치를 회로 먹을 수 있다 하기에 들른 사시사철이라는 삼치회 전문점.

가격은 중짜가 4만원, 대짜가 5만원. 배도 부르기에 중짜로 시켰다.

기본 차림

설탕에 달게 조린 큰콩이 신기하다. 맛나게 먹었음.

삼치회가 나왔다. 얼핏 보면 숭어나 참치.. 같은 비쥬얼이다. 부위별로 조금씩 색깔이 다른데 가운데 밝은 부분이 뱃살이라고.

장을 찍어서 김에 한번 싼다음에..

깻잎까지 더해서 먹는다. 입에 넣고 몇번 씹지도 않았는데 살살 녹아서 없어진다. 소스에는 마늘과 참기름이 들어 있어서 그 맛과 향이 약간은 기름진 삼치와 어울린다. 별미이긴 하지만 늘 먹고 싶다 할정도의 매력은 없다.

식사를 할수있도록 탕을 내주신다. 이 탕이 제법 맛이 좋았다.

여수는 갯가재가 흔한 것일까?

문어가 맛이 좋았다.

삼치회를 찍어먹는 소스. 간장에 고춧가루와 마늘, 참기름이 듬뿍 들어간 비쥬얼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다다 진남관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늦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여행이니만큼 잠깐 들러본다.

바다를 바라본다는 망해루.

진남관까지 올라가는 길다란 계단

과거에 수군통제영으로 사용되다가 개축한 이후에 숙사로 사용되었다는 진남관

밤이라.. 뭐 별로 볼것도 없고..

여수의 야경을 잠시 바라보다가..잠자리에 들기 위해서 숙소로 향한다. 무지하게 많이 먹고 돌아다닌 하루였구나. 이제 내일이면 다시 집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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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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