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나단 2016년
북뉴스조나단
- 작성일
- 2016.11.3
자유 의지는 없다
- 글쓴이
- 샘 해리스 저
시공사
2054년 워싱턴,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예측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크라임 특수경찰이 미래의 범죄자들을 체포한다.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시작이다. 2002년에 톰크루즈 주연으로 개봉 되었던 이 영화가 샘 해리스의 <자유 의지는 없다>를 읽으면서 참 많이도 떠올랐다. 영화외에 책 제목을 보자마자 생각났던 것은 '신은 왜 인간을 선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였다. 당연하게도 나는 '자유의지'를 '종교'를 통해서,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존재로' 그리고 그러기 위해 '자유의지'가 있다고 아주 어렸을때 부터 당연시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자유 의지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이 황당한 책을 읽고 있었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자유 의지의 허구성'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굉장히 얇다. 한나절이면 충분히 읽을수 있을 정도로 얇은 이책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어쩜 이렇게 쉽게 다가올것 같은 책이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얇다고 느낀 이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한 순간, 내가 뭘 읽었는지를 모르겠다.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도, 어렵다.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대니얼 데닛과 함께 종교적 도그마와 지적설계론을 비판하고 있는 샘 해리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신경과학자란다. <종교의 종말>,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와 같은 그의 저서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종교의 독단, 특히 기독교의 독단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이다. 그러기에 샘 해리스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면서, 이것이 도덕을 약화시키거나 사회적. 정치적 자유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는 않는다고 주장을 하고있다.
책의 서두에서 밝힌것처럼 자유 의지라는 문제는 우리가 중요시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건드린다. 도덕, 법률, 정치, 종교, 공공정책, 사적인 관계, 죄책감과 개인의 성취 등에서 말이다. 그런데, 자유 의지가 없다고 해보자. 그런 가정만으로도 우리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여기 두 가지 관념이 있다. 첫째, 우리 모두는 과거에 자신이 했던 것과 달리 행동할 수도 있었다. 둘째, 지금 우리가 하는 사고와 행동의 의식적 원천은 바로 우리 자산이다. 널리 알려진 자유의지의 관념은 이 두 가지 가정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저자는 이 두 가지 가정이 모두 틀렸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저자는 자유의지를 부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뇌의 '상위'영역과 '하위'영역을 구분하고,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뜻이라고 행동했던 것은 스스로 내린 결정을 인식하기 700밀리세컨드 전에 뇌는 이미 결정해 놓고, 이 '결정'을 의식하게 되어 우리가 결정을 내린다고 말이다.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의도하는 모든 것이 뇌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의해 초래되는데, 정작 그 사건들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것이고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면, 의식적 주체로서 우리가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고 말이다.(p.35) 그래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이다. 사람들이 자기자신이 자기의 사고와 행동의 주인이라고 '느끼는데' 이것이야말로 자유 의지라는 문제를 논쟁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이다. 아니, 선택을 이야기하면서 의식적 자각이라는 관점에서 볼때, 다음번 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도(p.45)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분명 이 책이 밝히려는 바는 명백하다. 인간을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로 규정하고, 그래서 인간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근거가 되도록 하는 일은 부조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 그가 주장하는 것 역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아닐까? 내몸의 일부를 나와 별개로 생각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나는 하나님이 주신 '자유의지'를 너무나 당연하게 믿는 사람이다. 한번도 의심을 해본적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도 의심은 없다. 하지만, 저자가 '자유 의지'라는 미명아래 개인에게 모든 것을 책임 지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은 들어보고 생각해본다. 피식 웃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책이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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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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