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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희망을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5.9.4
학창 시절 국어시간 혹은 역사시간에 들어봤던 고서가 경매에 나오는군요. 조선시대에 관심이 많은 독자인지라,경매에 고서가 나온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이네요.
저 중에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18점도 있다고 하는데요, 제목을 보니 알만한 책들도 몇 권 되네요.'월인석보''경국대전''하피첩' 이요.
이 책들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라 해외 반출이 안된다는데추정가를 보니 2~5억선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서민들에게는 어마어마한 고가인 건 분명하지만 문화재이고 몇 백년된 의미있는 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한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국은 의미있는 고서의 경우 훨씬 고가던데 재작년인가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미국 최초의 인쇄 도서'베이 시편집'(Bay Psalm Book)이 1416만5000달러 (약 150억 3190만원)에 팔렸던 소식을 포스팅한 기억이 나구요.
저 고서 중에서 '월인석보'는 불경언해서로, 고등학교 때 고문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르고, '경국대전'은 성종 때 간행된 조선최고의 법전이었지요. '경국대전'이 나오면서 조선의 국가 통치체계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구요,'하피첩'은 정약용이 아내의 치마에 아들에게 교훈이 될 문장을 적어 준 것으로 유명하지요.
밑의 '하피첩' 사진을 보면 필체도 유려하고 멋진데다 '동전 몇 닢 때문에 잠깐이라도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 있으면 안된다'는 교훈의 구절까지. 정약용은 강진에 유배돼 있으면서도 이렇게 아들에 대한 교육만큼은 최대한 챙긴 교육열 높은 아버지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기사의 고서 사진을 보면서 저 책을 직접 만지고 종이를 넘겨보면 어떤 기분일까. 직접 만져보고 싶을만큼 궁금해지네요.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날까. 책장을 넘기면 종이가 바스라질까 얼마나 조심스러울까. 지질의 촉감은 어떨까. 감정하는 프로그램에서 보니 고서는 맨손으로 안만지고 목장갑 끼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만지던데..
고서를 보면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차분해지는데, 그만큼 책속에서 묻어나는 세월과 시간, 그리고 역사의 아우라가 감지돼서 그런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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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첩·경국대전·월인석보..보물 19점 경매 나온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입력 2015.09.04. 08:21 수정 2015.09.04. 08:37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미술경매에 대거 쏟아진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시절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에게 보낸 서첩인 '하피첩', 조선 7대왕 세조가 펴낸 석가 일대기인 '월인석보', 조선의 통치체제의 대강을 규정한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 18세기 조선 최고의 승려화가 의겸의 ‘수월관음도’ 등이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서울 평창동 본사에서 오는 14일과 15일 오후 4시 각각 고서경매와 미술품경매를 개최, 보물 19점을 포함한 작품들을 경매에 부친다. 전체 260점이 출품되며, 추정가 총액은 110억원에서 160억원 사이이다. 이 경매회사에서 낮은 추정가의 합이 100억원이 넘는 것은 약 5년 만이다. 출품작 전시는 오는 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이뤄지며 이어 9일부터 15일까지는 평창동 본사에서 진행된다.
14일 고서경매에는 보물 제745-3호 월인석보, 보물 제1683-2호 하피첩, 보물 제1521호 경국대전을 포함해 총 18점의 보물이 눈길을 끈다. 예금보험공사가 파산 저축은행으로부터 확보한 작품들이다. 문화재에 해당되므로 해외 반출이 불가능하다.
이 중 '하피첩'은 1810년 가을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이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경기도 양평 마현(馬峴)에 있던 부인 홍씨가 보내온 헌 치마를 재단해 3개의 서첩으로 만들어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써준 가계첩(家誡帖 : 집안 사람들이 경계할 것과 교훈으로 삼을 것을 담은 첩) 성격의 글이다. '하피'란 노을 하, 치마 피, 즉 붉은 노을 치마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사대부 여인들이 입던 옷의 명칭이기도 하다. 추정가는 3억5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
보물 제745-3호로 지정돼 있는 '월인석보(月印釋語)' 권9, 권10 2책도 출품된다. 이 책은 1459년 조선 세조가 죽은 아들을 기리기 위해 펴낸 것으로, 세종의 ‘월인천강지곡’과 자신의 ‘석보상절’을 합하여 엮은 석가의 일대기다. 목판으로 간행된 초판본이며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한글 사용례를 알 수 있다. 초기 한글의 변천 등 국어사 연구뿐만 아니라 당시 불교가 지닌 정신사적 위치, 유통된 불교 경전과 그 수용 형태, 금속활자 및 목판 인쇄, 제지, 제책 기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추정가는 3억5000만원부터 5억5000만원.
보물 제1521호 '경국대전' 권3도 함께 경매에 등장한다. 조선시대 기본법전인 경국대전은 최항(崔恒), 노사신(盧思愼), 서거정(徐居正) 등이 왕명을 받들어 세조 때 편찬에 착수해서 몇 차례의 수정과 증보를 거쳐 1485년(성종 16)에 완성해 반포했다. 추정가 1억2500만원에서 2억원.
15일 개최되는 제137회 미술품경매에는 김환기, 이인성, 천경자, 박서보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근대 동양화, 서간, 시고, 목기 등 다양한 고미술품이 출품된다. 이 중에도 보물 한 점이 포함돼 있다. 보물 제 1204호 '의겸등필수월관음도'다. 의겸은 18세기 전반 전라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활약했던 화승으로 당대 각 사찰의 불화 조성에 그의 그림을 모본으로 사용한 예가 많았고 붓놀림이 신선과 같다하여 호선(毫仙)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현재 전하는 그의 작품은 약 25여 점에 불과하다. 추정가는 4억3000만원에서 7억원이다.
한편 근현대미술품 중 하나인 김환기의 1950년대 중박 작품 '산'은 이번 경매의 최고 추정가 작품이다. 15억원 수준에 나올 예정이다. 산의 골격이 있고, 푸르른 하늘이 화면 전체에 두드러지며, 화면을 나누는 율동적인 선과 형태는 단순하다. 가로 100, 세로 81 센티미터 크기(40호)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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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