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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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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 간택사건 1
글쓴이
월우 저
아름다운날
평균
별점7.8 (35)
꽃들에게희망을

평생 몇 번이나 뜨겁고 죽을 듯한 사랑에 빠져보고, 전부를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상대를 만날 수 있을까. 평생 단 한번이라도 그런 상대를 만나기 힘들텐데. 한 명이라도 만난다면, 그것만 해도 축복이고 행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로맨스 영화나 소설이 먹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열정은 있지만 현실에선 그런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현실의 사랑과 소망하는 사랑 사이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로맨스소설이나 영화를 영화를 통해 위로받기도 하고, 대리만족으로 채우기도 하고, 또는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꿈꾸기도 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허구이고 환상이라고 할지라도.


 


 


 


'조선왕비간택사건'은  그야말로 소설에나 있을 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경과 윤의 사랑에 빠져들게 한다. 조선 최고의 미귀공자인 세제 현무군 이윤과 방물장수 서경. 윤은 좋은 중전감을 간택하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중전 물망에 오르내리는 규수를 만나기 위해 서경과 동행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신경전이 벌어지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서로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다.


 


로맨스소설은 그 어느 쟝르보다 법칙과도 같은 정석들이 많은데, '조선왕비간택사건' 또한 로맨스 소설의 중요한 정석을 빗겨가지는 않는다.그럼에도  그런 정석적인 설정에 매몰되지 않았다. 우선 세제가 사사롭게는 형수이자 공적으로는 중전감을 물색한다는 이야기가 아주 신선했다. 거기에 여자 주인공이 그저 미모에 부자집, 거기에 착하기만한 캐릭터가 아니라 사연은 있지만 능력있고, 활동적인 방물행상, 아파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매출 최고를 기록하는 쇼핑호스트나, 세일즈 우먼쯤 될까. 서경은 수완좋고 눈썰미 좋고, 책임감까지 투철했다. 혼인을 하지 않는데도 머리를 올리고, 돈을 벌기 위해 윤과 동행하고, 한 방에서 잠자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만큼 강단도 있다. 서경은 분명 그동안 윤이 만났던 여인과는 달랐을 것이다.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한량처럼 행세하는 윤, 역시나 양반가 여식이지만 출생의 비밀을 가진 서경, 이렇게 지체가 달라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려갔다.


 


로맨스 소설의 승부수는 결국 남녀 주인공이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그려내는 것에서 갈려진다. 그리고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에 빠져드는지 그 연정을 마치 내가 사랑에 빠지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데 달려있는 것이다. 서경과 윤은 일단 그런 점에서 사랑받기에,사랑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녔고, 서로를 의식하고 탐닉해가는 그 감정이 전해져와서,짜릿했다.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로맨스는 로맨스 소설에서는 독약이나 다름없다.사건들이 얽히고 설키고 그 사건들을 겪을 때마다 이들의 감정은 업그레이드 된다. 끊임없이 위기를 겪어도 윤과 사경 사이에 연분홍빛 감정을 키우고 피어내게 해준다.두 사람이 사랑을 키워하는 과정이야 말로 로맨스 소설의 꽃이다.독자들도 사랑에 푹 젖어드는 것처럼  달콤하고 짜릿하고,부드럽고 그  감정에 덩달아 빠져드는 것이다.


 


서경에게 앙심품은 악독한 매파며,중전자리를 탐내는 정치세력이며..단순히 사적인 감정만이 아니라, 당시 조선의 정치적 역학을 이야기에 반영함으로써,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지면서 이들의 사랑은 위험에 빠졌지만 그 위기의 순간에 호위무사처럼 나타나 서경을 구해주는 윤. 불원천리를 마다않고 사람을 데려와 윤을 구해주는 서경은 수호천사 같았다.


 


관음증에 걸린 것도 아니건만 선남 선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는 그야말로 짜릿하다. 두 사람이 한방에 기거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썸을 탈지 상상하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왜 작가들은 남녀를 한방에 몰아넣지 못해서 안달일까하고.


로맨스 코믹의 효시라고 일컬어지는 영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생각이 났다. 그 영화에서도 아빠가 결혼을 반대하지 집을 뛰쳐나와 연인에게 가는 철부지 부잣집 딸이 크락크 게이블과 우연히 동행하게 되고, 결국 한방에서 자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초등학생 때였는데도 여자가 두 사람 침대 사이에 담요를 걸쳐놓으면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떠올랐던 것이다. 남녀 사이의 로맨스가 싹트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것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이런 달달함이 유지된 것은 아니었다. 두권짜리 장편소설이라 그런지 혼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후반부에 가서는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다. 서경 모친과 이부동생 승우의 행동에서 그다지 설득력이 없기도 했고, 홍란과 매파 처리도 급하게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너무나도 염치가 없었고, 굳이 승우가 등장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다음 편 작품에 등장하기 위한 포석이려나


두 사람의 사랑은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서경이 중전이 되고, 그럼에도 윤은 끝까지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서경만을 귀애한다. 평생 백년해로를 하게 되는, 권력과 사랑, 행복까지 다 갖는 동화적인 마무리를 보면서 영화가 끝난 뒤 불이 켜지면서 영화 속 내용에서 빠져나오듯 나도 꿈에서 깨어났다. 


아무리 로맨스 소설이라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행복한 사랑이라니. 환상이고 꿈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현실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이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오랜만에 사랑 이야기에 젖어들 수 있었다. 관음증에 걸린 것도 아닌데  남녀 주인공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게 되는 것, 그렇게 사랑에 관한 멋진 환상과 운명을 믿고 싶어서 독자들은 로맨스소설을 찾는 것이리라.


 


'조선왕비간택사건'는 새내기답지 않은 필력과 함께 신인다운 신선한 이야기를 펼친 작가가 돋보였다. 아직은 빈약한 우리 쟝르소설, 로맨스 소설에 신진작가들이 좋은 작품으로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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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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