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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에이브이
평균
별점9.3 (3)
꽃들에게희망을

 



 


 


몇주 전 김동률의 신보가 음원 챠트를 강타한 것을 신호탄으로 올 가을에는 대거 귀환한 90년대 대중음악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5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하게 대중과 만나고 있는 서태지도 그렇지만 옛음악이 아닌 신보를 들고 쨘하고 대중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런 조짐은 작년 조용필이 '바운스'로 챠트를 점령하면서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자음에 후크송이 난무하는 음악이며 단체로  나와 댄스하는 걸그룹, 보이 그룹에 대중들의 눈과 귀가 식상함을 느끼면서 귀로 감상하고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갈구가 진해졌다.


여기에 '히든 싱어'나 '불후의 명곡'등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음악인들과 음악들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8,90년대 음악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되새겨 주었다.


 


그리고 어제 마왕 신해철의 죽음. 그의 죽음은 단순한 추억으로서의 음악이 아닌 음악이 지닌 가치와 힘에 대해 새겨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가요계의 르네상스라 불렸던 90년대에는 IMF전까지 우리 대중문화는 전반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성했고, 다채로웠다. 그 중심에 대중음악이 있었고, 다양한 쟝르의 음악이 공존했고, 여러 음악으로 존재감을 알린 음악인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대중음악인이 신해철이었다.다양한 쟝르와 실험성으로 진취적인 음악성을 보여준 신해철.


 


신해철이 생사기로를 헤맬때, 집에 있는 앨범들을 뒤져보았더니, 그의 앨범이 한장 있었다. 평소에


신해철의 팬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90년대 웬만한 가수들 앨범 한두장정도는 다 갖고 있을 정도일만큼 90년대에는 대중음악의 위상이 대단했던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절보다 눈에 띄게 앨범 시장이 죽었고, 음원 중심으로 음악 시장이 개편되면서,앨범처럼 소장하는 음악이 아닌 음악은 소모품처럼 취급됐다. 음원 한곡씩 발표하면서 그 가수가 어떤 주제로 무엇을 외치고 있는지, 메세지는 증발돼 버렸던 것이다. 메세지의 자리에는 비쥬얼적인 가수들의 댄스와 퍼포먼스와 무의미하게 들리는 반복적인 후렴들이 채워졌고..감상이 아닌 소비하고 소모하는 일회용품같은 노래가 많아지게 됐던 것이다.


 


오늘 모처럼 신해철의 앨범을 들어보았다.그가 죽은 뒤에 비로소 너무나 큰 그의 자리와 인생사 허망함을 실감하며, 다양하게 음악적인 실험을 감행했던 NEW EXPRIMENT TEAM,즉 N.EX.T의  'HOME' 앨범에 귀를 기울여봤다. 정말 오랫만에 10곡이 실하게 채워진 앨범 전곡을 듣는 귀한 시간이었다.


 


 


 


 


LP나 카세트 테입도 마찬가지지만 앨범을 보는 재미 가운데 하나가 쟈켓인데, 'HOME' 표지에는 무지개가 하늘에 걸려있고,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나무에  새와 달팽이, 여우,토끼가 있는  숲이며 뾰족한 지붕의 아담한 집들이 멀리 보이는 것이 마왕이라는 그의 애칭답지 않게, 동화 속 세계가 펼쳐져있었다.


하지만 뒷쪽을 보면 톱니바뀌며 일그러진 고층 빌딩 그림..도시를 상징하는 그림의 표지였다. 그럼 그렇지. 신해철의 음악이 동화적일 리는 없었다. 신해철스러웠고 현실적이었다. 강렬한 메세지를 담은 노랫말과 나레이션, 그리고 연주로 채워져있다.


 


인형의 기사 PART1,2, 한때 내 노래방 애창곡이었던 도시인, TURN OFF THE TV, 외로움의 거리, 증조 할머니의 무덤가에서, 아버지와 나 PART1,2, 집으로 가는 길, 아버지와 나, 영원히


 




 


이 앨범은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나같이 생소한 음악은 멀리하는 사람도 즐기면서 감상한 걸 보면 충분히 그런 평가를 받을만했다.


그의 중저음은 언제 들어도 매력적이었다. 그의 작품에 나레이션이 많은 것도 묵직하게 깔리는 그의 중저음이 전하는 메세지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흡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보컬로서는 고음에 약하고, 가창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만의 메세지와 쟝르로, 자신만의 색깔을 칠하며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대체불가의 음악인으로 성취를 일궈냈다.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거침없이 노래에 담아냈고, 무대 밖에서도 기꺼이 큰 목소리를 내는 음악인이었다.


인터넷에 공개된 한 방송사 고정 패널들 회식자리에서 신해철은 한참 후배 개그맨에게 나는 위아래가 없으니 친구하자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이런 반권위적인 성향은 '아버지와 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는 노랫말을 보더라도, 권위에 저항했던 자유인이었다. 동시에 음악을 통해 자유를 꿈꾼 몽상가였을 수도 있다.


 


가을이면 요절한 음악인들이 유재하, 김현식, 김정호 등 여럿 떠오르는데, 신해철 또한 가을에 떠난 음악인이 돼버렸다. 앞으로 매해 가을이면 앞서 음악인들과 함께 신해철 그의 음악과 그가 그리워질 것은 틀림없다.


오늘 기사를 보니, 빈소에는 그의 음악과 함께 했던 대중들의 조문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한다. 대중들은 그를 진정한 음악인, 자유인으로 추모하고 있다.


이 앨범 끝곡으로 실려있는 노래, '영원히'처럼 '비웃던 친구들도 걱정하던 친구도 이젠 곁에 없지만 노래여 영원히'로  끝나는 노랫말처럼 신해철의 노래 또한 그렇게 영원히 불려지겠지.


하지만 신해철 그가 아깝기만 하다. 너무 일찍 가을의 전설이 돼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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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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